*미워할 원(心-9, 4급)
*한탄할 한(心-9, 4급)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심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우선, ‘대체 내게 무슨 원한이 있느냐?’란 문장에 쓰인 ‘怨恨’에 대해 여한이 없도록 샅샅이 살펴본 다음에 그런 분을 일러 어떻게 부르는지 알아보자.
怨자는 마음에 사무치는 ‘원망’(grudge) ‘불평’(complaint) ‘적대감’(hostility) ‘미움’(hatred) 등을 나타내는 것이었으니 ‘마음 심’(心)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夗(누워 뒹굴 원)이 발음요소임은 苑(동산 원)과 鴛(원앙 원)도 마찬가지다.
恨자는 마음속에 ‘원한을 품다’(have a grudge against)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마음 심’(心)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艮(어긋날 간)이 발음요소임은 限(한계 한)도 마찬가지다. ‘유감’(regret) ‘한탄’(deploring) 등으로도 쓰인다.
怨恨(원:한)은 ‘억울한 일을 당하여 미워하고[怨] 한스러워함[恨]’, 또는 그런 마음을 이른다. 원한을 품고 있으면 이중 손해로 병이 될 수도 있으니 세수할 때 함께 씻어 버리는 게 좋다.
맨 앞 문제에 대한 답이 될 것 같아, 당나라 이태백의 시에 나오는 한 구절을 아래에 옮겨 본다. 아무나 군자라고 할 수 없음을 이로써 잘 알 수 있겠다.
“억울함을 당해도 마음을 바꾸지 않아야
비로소 군자임을 알 수 있다.”
受屈不改心, 수굴불개심
然後知君子. 연후지군자
● 전광진, 성균관대 명예교수 /
<우리말 속뜻 논어> 국역인 (jeonkj@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