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의 젊은이들은 결혼을 늦추거나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또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하나만 낳거나 아예 안 낳는 부부들도 많이 있다고 들었다. 아이 없는 부부는 노후의 외로움을 어찌 견디려하는가.
불과 사오십년 전만 해도 인구 증가로 골머리를 앓던 한국이 이제는 정반대 현상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의 과잉 팽창도 문제지만 인구 소멸은 그보다 훨씬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의 수가 줄어들면 시장이 작아져서 경제활동이 위축된다. 개인의 살림살이도 그만큼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다.
노령화로 인해 생산성은 감소하고 의료비 지출은 크게 늘어난다.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 재정도 바닥나고 적자로 돌아선다. 군대에 나갈 젊은이가 줄어드니 국방력도 약해진다. 한마디로 국력이 크게 쇠퇴하는 것이다. 국력이 약해지면 남의 나라에 침략을 당하거나 예속 당하게 되고 극단적인 경우 민족 자체가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 역시 인구감소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출산율 0.7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단순 계산을 하더라도 모든 부부가 아이를 하나, 또는 그 이하로 낳는다면 한 세대 후 인구는 반 이하로 줄어들고 또 한 세대가 지나면 반에 반으로 줄어든다. 5,000만 인구가 100년 안에 1,250만 명으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바닥 모르고 추락하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도록 집값을 안정시킨다든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등 여러 가지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또 통일을 해서 북한동포들을 한국 국민으로 편입시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외적 요인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무릇 모든 생명체는 종족보존의 본능을 갖고 태어난다.
그것은 누구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원초적인 것이며 살아있는 것들의 신성한 의무이기도 하다. 봄이 되면 사방 울긋불긋 피어나는 꽃들을 보라. 꽃들은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피는 것이 아니라 벌 나비를 끌어들여 씨를 퍼뜨리기 위해 피는 것이다.
민들레는 꽃이 지면 줄기가 쑥쑥 자라 키가 커지면서 꼭대기에 둥그런 공처럼 매달린 수많은 홀씨들을 사방으로 날려 보내지 않던가. 강남에서 날아온 제비 한 쌍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잔가지와 진흙을 수도 없이 물어다가 알을 낳을 둥지를 트는 일이다. 연어는 자신이 알에서 부화된 하천을 찾아 수만리 대양을 헤엄쳐 모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다.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생명체는 번성하고 순리에 거슬리는 족속은 쇠퇴하게 마련이다. 젊은이들이여 눈앞의 안일에 매몰되어 나라의 장래를 그르치지 말고 적령기가 되면 모두 다 결혼해서 아들 딸 많이 낳기 바란다.
<채수호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