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특파원 칼럼] 복잡한 국제 정세, 균형 외교로 승부하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4-18 11:35:42

특파원 칼럼,김광수,서울경제 베이징특파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미국의 중국을 향한 견제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첨단 분야의 대중국 수출 통제는 강화되는 추세다. 이달 11일에도 미 상무부는 중국군의 인공지능(AI) 반도체 확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중국 기업 4곳을 블랙리스트(수출 통제 대상) 명단에 올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린 중국 업체는 319곳으로 늘었다. 미국을 강하게 압박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재한 306곳을 이미 넘어섰다.

중국을 향한 압박은 경제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까지 초청해 사상 첫 3국 정상회의를 가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3각 동맹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영국·호주와의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AUKUS)에 일본이 합류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포위망을 좁히며 중국을 견제하고 나서자 중국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국이 최근 부쩍 러시아·북한과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양상도 서방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미국과 서방은 중국 옥죄기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관계 유지·개선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간 통화를 나눴다. 그 직후인 4일부터 엿새 동안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후속 조치를 이어갔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과잉 공급을 지적하며 중국과 팽팽하게 맞섰지만 리창 총리, 허리펑 부총리 등 고위급 인사들과 연쇄 회동하며 관련 분야의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나갔다.

유럽연합(EU) 역시 최근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날 선 대립을 벌이고 있으나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는 중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에 도착했다. AFP통신은 숄츠 총리가 리 총리, 시 주석 등과 회담하며 중국과의 경제 교류를 이어갈 의지를 내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향한 디커플링 요구가 거세지만 숄츠 총리는 출국 전 “중국은 여전히 독일에 정말 중요한 경제 파트너”라며 경제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호주도 중국과의 경제 관계 강화를 위해 올 6월 리 총리를 초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3년 만에 호주산 와인에 대한 보복 관세 문제를 해결한 데 이어 호주산 활 랍스터 수입 금지도 풀 것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당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자 석탄과 보리·면화·쇠고기·유제품 등 호주산 제품을 공식·비공식으로 수입 금지했으나 최근 양국 관계가 개선되며 이를 잇달아 해제했다.

중국과 미국·독일·호주 등이 교류를 확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가 급감하고 있는 중국은 외자 유치에 목말라하면서 수출입 확대에도 절실한 입장이다. 해당 국가 역시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경우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국과 때로는 대립할 수밖에 없지만 자국 기업을 지원하고 중국과의 경제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것 역시 정부의 몫이다.

이렇듯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국제 정세의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굴욕적으로 끌려가지 않으면서 할 말은 하는 ‘당당한 외교’를 보여줘야 한다. 이와 함께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만큼 실리를 챙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싫더라도 더 자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해야 한다. 다음 달 말께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총선 이후 쇄신에 나서는 윤석열 정부가 새로운 차원의 대중 외교를 펼치기를 기대한다.

<김광수 서울경제 베이징특파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연례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은 2024년 10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7일까지입니다. 또한 주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 (State’s Health Insurance

[벌레박사 칼럼] 가을철 벌레 관리는 이렇게…

벌레박사 썬박페스트 콘트롤 비즈니스를 오래 하다보니, 아침에 일어 나면 자동적으로 TV를 켜고 그날의 일기예보를 본다. 비즈니스 특징상 그날의 기온이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비와

[법률칼럼] 결혼영주권과 가정폭력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이중 결혼과 가정폭력 관련된 사례다. 가장 흔한 예로, 이미 미국에서 결혼한 사람이 한국으로 가서 자신을 총각

[행복한 아침] 모순

김정자(시인·수필가) 하이웨이 285에서 톰 모어 랜드 인터체인지로 차선을 바꾸려는 지점에서 갑자기 이쪽 차선으로 끼어든 차가 요란한 엔진소리를 울리며 내달린다. 연이어 여러 대가

[내 마음의 시] 이제 가을이
[내 마음의 시] 이제 가을이

권 요 한(애틀란타 문학회 회장) 길가 풀잎위몰래 앉은 새벽 이슬맑은 방울속에가을이 담겨 왔습니다  밤낮도 모르고처량하게 들려 오던매미 노래 여운속에가을이 스며 들었습니다  상큼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것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삶의 치열함에서 오는 변화는 먼저 성찰과 순수함의 회복이 아닐까 싶다.삶의 치열한 탐색이 변화의 핵심 요체인 듯하다.변화를 갈망하는 치열한 탐색이

[신앙칼럼] 기쁨의 모략(Conspiracy Of Joy, 시편Psalm 37: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하나님의 진정성(Authenticity of God)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단어 중에 “기쁨”이 있습니다. 이 기쁨의 저변에 무엇이 모략

[한자와 명언]  疑 問(의문)

*의심할 의(疋-14, 4급)*물을 문(口-11, 7급) 의문은 쌓일수록 좋으나, 의심은 그렇지 않다. 의심이 의심을 낳아서 자꾸 쌓이게 되면 계획을 ○치게 된다. 먼저 ‘疑問’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