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국 대선 결과는 두 후보의 아슬아슬한 표차였다.
윤석열(48.56%), 이재명(47.83%) 두 후보의 격차가 거의 동수에 가깝게 미세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50대 50이나 마찬가지인 불과 0.73p차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오는 미국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일 확률이 너무나 명백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서로 오차범위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단위 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후보로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팽팽한 박빙구도의 1%차 범위의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유권자들은 앞으로 6개월 후인 대선까지 어느 후보가 미국의 현실과 미래를 위해 적합한 인물인지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할 일이 남았다.
미국은 그동안 숱한 격동의 시기를 지나왔다.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의 리더십으로 그동안 이루어진 실적을 보면 양자 간의 치적은 물론, 모든 면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몇 가지 중요한 성과를 이뤄냈다. 국내적으로 그의 행정부는 미국 구조 계획법(American Rescue Plan Act)을 통과시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미국인들에게 아주 필요하고 중요한 구호방안을 제공해주었다. 기후변화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파리 협정의 재가입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협력에 대한 약속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또 대외적으로 바이든은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이전 행정부에서 긴장된 관계를 회복으로 목표를 두었다. 그 일환으로 국제협정 재가입 및 다자간 포럼 참여로 미국의 위상 회복을 위한 실천의지를 보여주었다. 그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군대 철수는 논쟁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군사 개입보다는 외교 우선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의 행적은 분명하게 다른 성과로 평가된다. 국내적으로 그의 행정부는 상당한 세금 개혁과 규제 완화를 시행하여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감행했다. 국경 안보를 강조한 트럼프의 목표는 국경 장벽의 건설로 이어져 자신이 내건 일부 선거공약을 확실히 이행했다. 또 대법관 3명을 포함, 보수 성향의 판사들을 지명한 것은 사법부에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트럼프는 무역협정을 재협상하고 오랜 동맹관계에 도전하면서 무엇보다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한 것이 독특한 정책이었다. 그의 행정부는 비록 논란의 여지가 있긴 했지만, 중동에서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중재했다, 중국과의 대결적 그의 접근 방식은 지정학적 지형을 재편해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했지만, 오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임기 중 단결, 협력, 전통적인 외교 규범을 강조한 반면, 트럼프의 임기에는 혼란, 민족주의 정책, 국제관계에 보다 거래적인 접근 방식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들 행정부의 발자취와 유산은 계속해서 국내 및 세계 전선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길을 형성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그 길을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을까? 그 길은 그들이 걸어온 치적처럼 확연하게 갈릴 것이다.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 바이든과 트럼프, 그들을 지지하는 유권자층은 한 치의 차이 없이 팽팽하게 나뉘어져있다. 어느 누구도 이번 선거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더욱이 두 후보는 지금 미 대선 최악의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쌍방간에 건전한 정책 대결보다는 “쪽박 도널드(Broke Don)” vs “부패한 조(Crooked Joe)” 등의 멸칭을 주고받으며 눈살 찌푸리는 선거전략을 쓰고 있다.
바이든이냐? 트럼프냐? 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는 각자가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미국에 필요한 인물이 누구일까. 민심은 천심이다.
<여주영 뉴욕지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