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뉴스칼럼] 중국인 불법이민 러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2-28 12:47:18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의 다운타운. 한 허름한 여인숙 벽에 중국어로 쓰여 진 이런 노트가 붙어 있다. ‘내일 콜롬비아로 떠남. 동반자 구함.’  ‘짐을 포함한 패키지로 파나마 정글을 통과하는 비용은 미화 1,700달러.’ 그 옆 다른 광고 전단에 쓰여 진 문구다.”

이코노미스트지 보도로 스토리는 이렇게 이어진다. “젊은이, 노인, 아이들이 딸린 가족. 저마다 커다란 백 팩을 짊어지고 헤매고 있는 수많은 중국인들. 그들의 한결 같은 목적은 새로운 삶을 찾아 어떻게든 미국으로 가는 것이다.”

35세의 싱 웨이센도 그 중의 하나다. 그가 에콰도르에 온 목적은 다른 게 아니다. 미국에 들어갈 길을 찾기 위해서다. 에콰도르는 중국인들이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한 나라이고 미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이유로 그는 이곳으로 왔다. 

싱의 중국에서의 삶은 절망적이었다. 2020년 그의 부모는 모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가진 돈을 모두 부모님 치료에 써 말 그대로 땡전 한 푼도 없는 신세로 전락했다. “정말이지 그 때서야 중국은 아무 사회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사회라는 것을 실감했다.” 싱의 말이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스포츠 용품 판매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나 ‘제로 코비드’ 정책 때문에 결국 문을 닫아야 했다. 싱은 미국행을 결심했다. 90년대, 그러니까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가장  좋은 시대에 출생한 세대로서 미국은 그에게 기회의 나라로 생각돼 왔었다. 

수차례 관광비자로 미국입국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거부되자 싱은 마침내 멕시코와 접한 서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미국이민 루트를 이용하고자 에콰도르로 날아 온 것이다.

그가 택한 코스는 콜롬비아와 파나마 국경지대에 있는 ‘다리안 갭’이라는 죽음의 정글을 넘는 험난한 코스다. 이 루트는 베네수엘라 난민 등이 캐러밴을 지어 미국으로 가는 루트로  미국 국경까지의 거리는 5,000 여km, 한 달이 넘는 긴 여정이다

이 ‘다리안 갭’을 통과한 중국인은 2021년에는 200여 명에 불과 했다.(파나마당국 공식발표) 그러던 것이 그 2022년에는 10배, 2023년에는 20배로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다. 

이곳으로 오는 중국인들은 경제난에 시달리는 중산층 출신이 대부분이다. 자영업자, 교사, 한의사, 요리사까지 그 직업도 다양하다. 나이는 30~40대가 주류로 어린 아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다수이고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을 선택하는 지하교회 출신도 많다.

중국의 부유층들은 합법적으로 투자이민을 통해 북미,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지로 이민을 간다. 중산층들에게는 그런 이민 루트가 사실상 봉쇄 돼있다. 때문에 상당수가 험난한 ‘다리안 갭’ 통과를 마다 않으면서 멕시코 행을 택하고 있는 것. 

그러면 얼마나 많은 중국인들이 멕시코를 통한 미국입국을 시도하고 있을까. 미국관세보호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불법이민을 시도하다가 체포된 중국인 수는 3만7,43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689명)의 50여배, 2022년(3,818명)의 10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무엇이 그러면 그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나. 

시진핑 1인 독재체제가 굳어지면서 권위주의 식 사회통제가 부쩍 강화됐다. 그런데다가 ‘제로 코비드’정책 이후 중국의 경제난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그러자 부유층부터 중국을 등지기 시작했다. 자산규모 100만 달러가 넘는 중국 고액 자산가 1만3,500명이 이민을 떠났다는 한 영국 계 투자이민 컨설팅업체의 보고가 그 단적인 예다. 

왜 떠나는가. 재차 질문을 던져본다. ‘중국은 인간이 존엄성을 지키고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앞서 인용된 싱 웨이센의 대답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7] 어머님이 동사라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7] 어머님이 동사라면

신은철 (상략)어머님 일생몸의 시간은 매일매일 반복된 시계 시간이었지만맘의 시간은 순간마다 새로운 삶의 시간,아침에 묻는 말씀 “오늘은 무엇을 배우지?”저녁에 묻는 말씀“오늘 배운

[행복한 아침]   남기고 싶은, 남겨야 할

김 정자(시인 수필가)       부지불식간에 한 해가 지나가 버리고 마지막 달 12월 앞에 섰다. 마지막이란 말 앞에 서게 되면 언제든 숙연해 진다. 하루의 마지막, 한 주간의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날 연기생활을 함께 했던 이순재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머나먼 미국 애틀랜타에서 살고 있는 나는 고인의 명복이나 빌

[추억의 아름다운 시] 향수

정지용 시인​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질화로에 재

[수필] 편지 한 장의 미학
[수필] 편지 한 장의 미학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샬럿에 사는 친구가 보낸 소포가 도착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공기 포장지로 꽁꽁 싸맨 유리병 속 생강 레몬차, 일회용 팩에 담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파트 D 약값 절약 전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파트 D 약값 절약 전략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 파트 D는 처방약 보험으로, 오리지널 메디케어 가입자나 일부 어드밴티지 플랜 이용자가 별도로 가입해 약값을 보장받는 제도다. 그러나 약값은 플랜에 따라

[애틀랜타 칼럼] 내 탓이라고 말하라

이용희 목사 우리가 일을 하다가 어떤 실수를 저질렸을 때 간혹 구실을 들어 변명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어떤 관용이나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7편 : 자선 기부 (Charitable Contribution) 소득공제, 어떻게 변경되나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7편 : 자선 기부 (Charitable Contribution) 소득공제, 어떻게 변경되나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2026년부터 자선기부 공제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표준공제를 적용하는 납세자도 일정 한도 내 현금 기부에 대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법률칼럼] 영주권·비자 거절이 곧바로 추방 절차가 되는 시대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들어 USCIS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에는 영주권이나 비자 신청이 거절되더라도 일정 기간 재신청을 고민하거나, 자진 출국을 준비할 수 있는

[행복한 아침]   안녕 11월이여

김 정자(시인 수필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품고 있는 11월 끝자락이다. 가을이라 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고 겨울이라 하기에는 어찌 이른 듯, 가을과 겨울이 맞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