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수필] 고향의 봄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1-16 09:47:22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을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강물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시, 정호승)

 

영화, 고향의 봄을 보면서 두고 온 '내사랑, 내조국' 어느 날 문득 바람처럼 사라진 내 인생에 '쓰다만 편지를' 왜 오늘 다시 반추하는지  가슴 시리다. '고향의 봄'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한 인간 전두환을 보면서 ''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사람'' 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군 쿠데타로 정권을 쟁탈한 그 시절에는 조국에 없었기에  더욱 가슴 절절한 아픔이었다.

1980년 5월 18일 밤 하와이에서 특집으로 생중계한 내 고향 광주 민주화 운동, 그때를 잊을수 없다. 그날 밤 300여명이 죽고 실종자, 부상자 만 3000여명, 거리에 내동이쳐진 시체를 군화로 밟고 끌고 다닌 그날의 현장을 내 두눈으로 보았다. 신군부 전두환 정권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그 희생자는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치안부에 끌려가면  경찰의 물고문을 받았고 고향이 광주라는 사실 때문에 수없이 불려다녔다. 1980년 5. 18 광주 학살을 보면서 남편은 외교관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다음날 본국에 사표를 제출하고 소리 없이 유랑하다 조용한 시골에서 농사나 짓고 살고 싶어  아틀란타에 정착하게 되었다. 

내 생전 처음 흑인 시장에서 밥장사를 하면서 무직인 남편, 3자녀를 먹여 살리는 일은 나의 몫이 되었다.  무시시한 전두환 정권의 눈을 피해  그때 한인이  600여명 사는 아틀란타에서 18년간 영주권도 없이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10여년간 고국에는 소식도 전하지 못하였고 그때 나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들이 어디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이라도 알 수 없을까 안타까워 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생각하면 한없는 나의 불효로 못다한 이야기를 어머니께 드리려 홀로 목화밭을 홀로 헤매었다.  군 치안부에 끌려가 사망한 서울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는 그의 유해를 임진강가에 뿌리며 ''종철아… 잘 가거레이… 아부지는 아무 할말이 없데이…'' 비통한 소리에 임진강가에  아들의 유해를 뿌리셨다. 내 사랑, 내조국에  아직도 '부치지 않는 편지'를  왜 나는  오늘 쓰고 있는지 모른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독일의 히틀러, 소련의  스탈린,  한국의 전두환 그 한 사람의  독재자가 남긴 땅에는 지금도 그 독재의 잔재가 남아서  무서운 혼이 살아 숨쉬고 있다. 온 우주의 에너지는  사람의 가슴에도 지금도 살아 숨쉰다. '하늘이 무서운지 알아야 한다'  오늘 지구별  전쟁의 불씨도 독재자가 뿌린 무서운 악의 잔해임을 알아야한다. 유태인, 하마스  전쟁도 독일의 히틀러의 잔해가 만든 전쟁이었다는 사실을 신문이 보도한바 있다. 스탈린이 구 소련을 통치하면서 15.000명의 교회 사제를 처형시키고 암흑의 러시아를 만들었고  '푸틴' 같은 독재자가 전쟁을 만든 이유다 . 전두환 군부를 장악해 대통령이 된 그는 과연 누구인가…

그의 어린 손자가  '독재자의 우리 가정을 용서해 달라'는 방송을 들었다. 눈을 뜨면 사면이 돈으로 벽을 쌓았고 어린 손자가 폭로한 사실을 방송을 통해 들었다. 그는 백담사는 왜 찾아갔나… 피의 아우성을 들었는가… 그가 뿌린 피의 슬픔의 노래를 그는 들었는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전두환 정권 때문에… 난 다시 태어난 축복의 생이었다. 80년대 가난한 흑인가에서 길거리에 흩어진 수 많은 홈래스들의  대모 노릇을 하며 살았다.  머리를 깎고 나 집에 돌아갈 여비를 달라는 아이들도 있었다. 미국의 가장 밑 바닥에서 마샬이 절도범을 잡으려면 제일 먼저 찾아온 곳, 도둑, 마약에 찌들린  암흑의 음지에서 20년의 밥장사는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난 그곳에서 나를 다시 찾았고 하나님을 만났다. 

미니 슈퍼마켓에 20여 한인 야채, 가게들이 천대를 받는 것을 참지 못해 매니저와 수없이 다투다가 난 리스 갱신을 해주지 않아 쫒겨났다. 그러나  내 생애 어느곳에서나 나의 하나님은 살아 계셨다. 지금 사는 동네도 단골 손님 소개로 살게 되었고, 비즈니스를 알지도 못한 우리에게 어디선가 사랑의 손길이 찾아왔다. 세월속이 흘러 내머리도 백발이 되었고 그날에 아픔을 되돌아 보면서 부치지 않는 쓰다만 편지를 내사랑, 내조국에 석산동 산기슭에서 소식을 전한다.

 

산을 입에 물고 나는 작은 새여…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속으로 무덤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그대 잘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바다에 이르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시 ,정호승)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수필〉우리에게 불행해질 권리는 없다
〈수필〉우리에게 불행해질 권리는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삶의 귀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 '암'이라는 날 선 선고를 받던 그날, 나는 텅 빈 머릿속을 떠다니던 죽음의 공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65세 미만 장애로 메디케어에 들어간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65세 미만 장애로 메디케어에 들어간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들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는 보통 65세가 되면 가입하는 연방 건강보험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65세 미만이라도 장애(Disability) 판정을 받고 SSDI(Social

[허니웨이 건강 칼럼] 프로폴리스편 3회- “아이도 괜찮을까요?”
[허니웨이 건강 칼럼] 프로폴리스편 3회- “아이도 괜찮을까요?”

온 가족이 함께하는 프로폴리스 사용법 프로폴리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아이도 먹어도 되나요?”입니다.가족 모두가 건강을 챙기고 싶은 마음,그 마

[애틀랜타 칼럼] 건전한 불만은 세상을 이끄는 힘

이용희 목사 우리는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한 그 일에서 만족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자연스럽게 일에 적응하고 자신의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만족이란 자신

[내 마음의 시] 영수는 눈먼 영희를
[내 마음의 시] 영수는 눈먼 영희를

월우 장붕익(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밀 언덕으로어깨를 기대며서로 힘을 얻는다 버팀목으로묵묵히 견디어 낸다 대들보로세월의 무게에도휘어지지 않는다 뼈대있는 가문으로가족을 지킨다 앞

[빛의 가장자리] 얼음위의 고양이들

갑작스러운 한파로 얼어붙은 뒷마당에서 저자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그들의 고단한 삶을 지켜본다. 따뜻한 집 안에서 보호받는 반려견과 대비되는 들고양이들의 처지를 통해 생존의 엄숙함과 생명에 대한 연민을 전하며 다가올 봄을 기다리는 희망을 담았다.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이민자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이민자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지금 이민자 삶이 위기에 처한 그 어느 때보다 대처하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다.한겨울의 바람 부는 황량한 벌판에 망연히 서 있는 자신의 모습에

[행복한 아침]  진위 여부, 거짓과 진실

김 정자(시인 수필가)   무슨 일이든 양쪽 말은 다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실 여부를 부풀려서 궁지로 몰아 넣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들. 저들의 전례 없는 말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이민자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이민자 삶의 역경을 이기는 힘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지금 이민자 삶이 위기에 처한 그 어느 때보다 대처하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다.한겨울의 바람 부는 황량한 벌판에 망연히 서 있는 자신의 모습에

[삶이 머무는 뜰] 우리의 모든 계절은 아름답다

조연혜 한국의 겨울은 꽤나 매서운 편이다. 유난히 추위에 약한 나는 연일 기온이 영하에 머무는 시간들을 반기지 않았다. 가장 정을 주지 않던 계절도 겨울이다. 어쩌다 찬바람이 주춤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