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뉴스칼럼] 간자(間者)의 왕국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1-09 12:36:27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험이 없다(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손자병법 모공편(謨攻篇)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지피지기를 위한 필수의 사전 전술은 무엇일까. 스파이를 보내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따라서 손자는 따로 용간편(用間篇)을 통해 간자(間者), 즉 스파이 활용법을 세분해 서술하고 있다. 

향간, 내간, 반간, 사간, 생간의 다섯 가지 간첩의 종류를 이야기 하는데, 활용가치가 가장 큰 것은 적국의 간첩을 이용하는 반간이다.

이 같은 설명과 함께 손자는 한 가지 충고를 곁들인다. 간자, 스파이를 활용하는 데 결코 비용을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2,500년 전의 손자의 이 충고를 충실히 따르는 것인지 중화인민공화국은 ‘간자의 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 숫자가 얼마인지 중국 공산당국 외에는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적게 잡아 수 십 만, 아니 수백만에 이르는 것이 중국 스파이다. 

2017년 중국 공산당은 극히 ‘중국스러운’ 법을 제정, 공포했다. 국내 14억의 중국인은 말할 것도 없다. 전 세계 곳곳의 중국인 디아스포라들도 중국 정보당국에 협조를 의무화하도록 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이 법은 정보당국이 중국 국적자 개개인은 물론, 비즈니스까지 스파이로 활용할 수 있는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중국공산당은 이른바 통일전선전략을 통해 해외에 방대한 첩보망을 구축해 놓았다. 그런데다가 이 새로운 법제정과 함께 수십, 수백만의 해외거주 중국 국적자, 객원 연구원, 학생, 기업인들을 이 네트워크에 연계시키고 대대적 첩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중국의 방대한 스파이망에 대해 독일은 그동안 꽤나 느긋한 입장을 보여 왔었다. ‘대 중국 투자만이 살길이다’- 지난 수 십 년 간 독일이 일관되게 보여 온 입장으로 서방세계 곳곳에서 암약하는 중국의 간자 스토리는 먼 남의 나라 일인 양 치부해 왔었다.

그러던 독일이 최근 들어 중국 스파이에 대해 노이로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정부장학금(CSC)을 받고 독일에 온 유학생의 거의 대부분이 스파이란 사실 등이 폭로되면서다. 

CSC 장학금으로 독일에 오는 중국 유학생은 5,000명이 넘는다. 그 장학금을 받는 데에는 그런데 조건이 따라 붙는다. 중국공산당에 충성을 다짐하는 서약서를 쓰고 중국 대사관과 정기적 접촉을 하면서 지시에 따른다는 조건이다. 

이런 식으로 유학생, 연구원, 비즈니스맨 또 현지의 디아스포라 중국인까지 망라된 스파이 조직은 곳곳에 침투돼 산업기술 절취는 물론이고 독일의 정치인들도 접촉, 공작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사실들이 스피겔지 등 독일 언론에 폭로되면서 중국 스파이에 대한 경고등이 여기저기서 켜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현 최악의 이슈는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문제가 가장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다.’ 독일 정보 당국자의 지적으로 러시아는 한 때의 폭풍이라면 중국은 전반적인 기후변화에 비유된다는 것이 계속되는 설명이다.  

날뛰는 중국 스파이들. 이게 그런데 유럽만의 문제일까. 한국 내 중국 유학생 수는 7만여 명에 이른다. 그런 가운데 중국 언론홍보업체들이 서울프레스, 부산온라인, 전라오늘 등 국내 언론 위장 사이트 38개를 통하여 친중·반미 콘텐트를 무단 유포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 뿐이 아니다. 한국의 4.10 총선을 겨냥한 중국 공산당의 공작 정황이 곳곳에서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트럼프의 대량 추방대상

케빈 김 법무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그의 이민법 집행 계획이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벌레박사 칼럼] 카펫 비틀 벌레 퇴치법

벌레박사 썬박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은 카펫이 깔려 있다. 카펫에서 나오는 벌레 중 많은 질문을 하는 벌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카펫 비틀(Carpet Beetle) 이다. 카펫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