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뉴스칼럼] '술없는 1월'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2-28 17:36:48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음주의 계절이기도 했던 연말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친구와 동창, 직장과 동호회 모임 등이 이어진 12월에는 술 마실 기회가 잦았다. 곳곳에서 ‘위하여’ 와 ‘쨍그랑’ 잔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섭취된 알코올 양도 많아 간 등 알코올 처리 업무를 맡은 몸도 업무가 가중됐을 것이다. 다음 한달은 이들 장기에게도 회복과 휴식의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 활동에 필요한 칼로리의 상당 부분을 음식 대신 알코올이 공급하는 동안, 차곡차곡 몸에 축적된 지방도 이제 태워야 한다. 그래야 늘어난 허리 치수를 줄일 수 있다.

‘술 없는 1월(Dry January)’ 이란 말을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다.  알코올 우기였던 12월을 보내고, 알코올 건기인 1월을 맞자는 것인데 10여년 전 영국서 시작된 캠페인이다. 갈수록 참여자가 늘고, 한 달 금주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는 보고서들이 나오고 있다. 

이 캠페인은 알코올 독을 빼자 거나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자는 거창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 그저 한 달이라도 술 없이 살아 보자는 것이다. 고기처럼 술도 먹어 본 사람이 더 먹게 되는 추세를 그냥 방치하지는 말자는 뜻이다. 

술을 끊었더니 수면습관이 좋아지고 생활에 생동감이 넘치는 데다, 체중 줄고, 물론 돈도 아끼고, 피부색과 모발 상태까지 좋아졌다는 자화자찬성 평가는 캠페인 주최측 이야기다. 하지만 런던의 왕립 병원이 캠페인 참가자들을 조사했더니 콜레스테롤, 혈압, 당 수치가 모두 낮아지고 지방 간은 40% 정도 줄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또 다른 의료기관의 보고서는 조사대상자의 70%이상에게서 한 달 캠페인이 끝난 뒤에도 6개월 정도는 과음을 자제하는 음주습관이 지속됐다고 전한다. 한 달 캠페인이 그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알코올 대체재로 ‘술 없는 술’, 무알코올 음료를 권하는 이들도 있다. 무알코올 음료라고 알코올 성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술의 도수를 말하는 ABV(Alcohol by Volume), 알코올 함유량이 0.5% 이하는 맥주가 아니라 맥아 음료로 분류된다. 

맥주를 예로 들면 양조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개발된 무알코올 맥주는 전 보다 더 맛있고 맥주 특유의 풍미도 잘 간직하고 있다. 싹 튼 보리를 말하는 맥아, 호프, 이스트, 물이 맥주 원료인데 전통 방식으로 제조하면 도수 3~13%의 맥주가 나오지만 이를 도수 4~7%로 조절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무알코올을 만드는 전통 방법은 발효과정을 건너 뛰거나, 맥주를 희석시켜 알코올 농도를 확 낮추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맥주가 너무 달거나, 발효과정이 생략되면서 맥주 특유의 풍미가 없고 맛이 밋밋하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발효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제조방법이 바뀌고 있다. 발효 과정에서 온도를 낮춰 발효 담당인 이스트의 활동을 억제하면서, 발효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맥주 거품의 원인)와 에탄올(에틸 알코올) 중에서 에탄올 성분을 스팀이나 진공 기기로 흡입하는 것이다. 이중 진공 증류가 맥주 특유의 풍미를 더 잘 보존한다고 해서 선호 제조법이다.

무알코올 맥주 제조법이 맥주 보다 더 어렵다. 별도 설비와 기술이 필요하다. 소규모 수제 맥주집에서는 하기 어렵다. 무알코올 맥주는 보관에도 문제가 있다. 알코올의 방부 기능이 없어져 박테리아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저온 살균, 멸균 여과 과정을 거치거나 아니면 방부제를 첨가해야 한다.

이처럼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무알코올 맥주는 미국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 맥주’다. 인지도가 낮고, 인기가 없는 것이다. 전체 맥주 소비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 4년간 소비량이 30%이상 늘어난 결과라고 한다. ‘술 없는 1월’, 대체제가 필요하다면 맥아 음료, 무알코올 맥주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세월 속에서 만난 새해

김정자(시인·수필가)     지난 해 연말과 새해 연시를 기해 다사다난한 일들로 얼룩졌다. 미국 39대 대통령을 역임하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께서 12월 29일 향연 100세로 별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새로움의 초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의 밝은 햇살이 가득한 아침이다. 연휴에 분주하게 지내느라 새로움을 마주하는 희망찬 의지를 다질 새도 없었다. 새해부터 경건해야 할 삶의 질서

[신앙칼럼] 명품인생, 명품신앙(Luxury Life, Luxury Faith, 로마서Romans 12: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지금 조금 힘쓰면 영혼이 큰 평화와 영원한 기쁨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인생을 <명품인생(Luxury Life)>이라 과감하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유럽은 산적한 위협의 한 복판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전통적인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들끓는 분노 속에 침몰했다. 경제는 둔화세를 보이거나 기껏해야 답보상태

[오늘과 내일]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작년 12월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떼면서 지난 1년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에 우리는 질문해 본다. 지난 한해 동안 행복하셨습니까? 후회되고 아쉬웠던 일은 없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굉장히 낯선 이름의 이 화가는 100년 전 유럽과 미국의 화단을 매혹했던 경이로운 여성이다. 시대를 앞서간 아티스트이자 파격의 아이콘이며 사교계의 총아이기도 했던 그녀는 남자와 여

[에세이] 묵사발의 맛

꽃동네에서 먹은 묵사발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처음 꽃동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수녀님들이 꽃을 많이 가꾸며 가는 동네일 것이라는 상상을 했었다.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시와 수필] 하늘 아래 사람임이 부끄러운 시대여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인류사회와 인생사는 천태만상 총 천연색이다. 크고 작은 모양과 색깔 등 각기 다른 특성이 수없이 많고 또 장단점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최선호 보험전문인 예전엔 어른이 어린아이를 보고 한글을 깨쳤는가를 물을 때 “가나다를 아냐”고 묻곤 했었다. ‘가나다’가 한글 알파벳의 대표 격이 되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