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산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목이 마르다는 것
나무 잎 사이로 햇살이 눈이 부시다는 것
문득 어떤 곡조를 떠올린다는 것
재채기를 한다는 것
당신의 손을 잡는다는 것
산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짧은 치마
그것은 둥근 천장에 별들의 운행을 비춰보는 것
그것은 요한 스트라우스
그것은 피카소
그것은 알프스
모든 아름다운것들을 만난다는 것
산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울수 있다는 것
웃을 수 있다는 것
화낼수 있다는 것
자유롭다는 것
… …
산다는 것
지금 살아 있다는 것
새는 날갯짓 한다는 것
바다는 아우성친다는 것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당신 손의 온기
생명이라는 것 (시, 다니카와 슌타로 )
어제까지 살아서 서로 웃으며 사랑스런 눈빛으로 마주보던 내 동생이 세상을 떠나던 날…
붙들고 아무리 소리쳐 봐도 살아 있는 듯 미동 하나 하지 않고 자는듯 누워 있었다. 삶과 죽음의 거리는 그렇게도 멀고 먼 거리인가? 어느 우주, 어느 별에 세상에 왔던 그 별로 떠났단 말인가… 사랑하던 사람들이 마지막 한 달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들은 이 지구 별에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살아남은 우리는 지구별 잠시 스치는 나그네가 '지금 여기 산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죽음을 통해 들여다 본다.
삶 자체도 무엇인지를 모르면서 왜 죽음을 알려하는가?… 수 많은 깨달음에 이르기전에 우린 ''지구 별, 여기에'' ''오늘 살고 있음을 깨달음''이다. 그렇게도 살기를 원하던 세상을 떠난 이들이 남기고 간 유언은 ''지구는 잠시 머믈다 간 여인숙이며 우리는 잠시 우주를 여행하는 여행객이며 수많은 삶의 회오리 바람속에 맴돌며 춤추는 여행객이라는 사실이다'' ''서로 만나 사랑하고 눈을 마주치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영원이 잠깐 내어주는 소중한 순간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살아있는 동안 내 영혼이 죽지 않고 살아서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는 없을까?
기원 전 6세기 명상가들이 높은 영성에 머믈수 있는 ''영혼의 빛''(ENLIGHTENMENT OF SOUL)을 찾으라 말한다. 성경에도 '영에 거한 사람들'… 참빛에 거하는 마음에 참빛을 찿아서 맑은 영성이 성경 전체의 생명의 흐름이다. '지금, 여기 산다는 것'은 '마음에 기쁨이 출렁이는 빛'에 거하라는 의미다. 내 영혼이 참빛에 거할 때, 내 영혼에 어둠은 존재하지 못한다.
세상이 온통 전쟁으로 얼룩지고 하루도 총기사건이 없는 날이 없는 요즘 세상을 제 정신으로는 우린 살아갈 용기가 없다. 우리 존재가 내면에 깊은 '영혼의 빛'에 거할 때, 참 자유를 평강을 누릴수 있다. 세상이 아무리 소용돌이쳐도 내 안에 참된 평화가 내 영혼을 지킨다는 그 참 마음 빛, 영성의 참빛 없이는 우린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지구 별에 태어난 우리 소중한 한 생을 스스로 탕진하고 노예처럼 살 수는 없지 않는가. 온 우주의 젖줄 물고 태어난 생명, 우린 얼마나 소중하고 멋진 생을 오늘, 여기 지구 별에 살아야 하는가… 왜 이 혼탁한 세상의 소용돌이 속에 우린 구속되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소중한 우리 생을 누군가의 지배 속에 살아야만 하는가? 어제 죽은 자들이 깨어서 살지 못한 소중한 자신의 삶, 한번도 참기쁨, 그 자유를 누리지 못한 삶을 애통해하며 ''지금, 여기에, 산다는 것은 참자유를 누리며 행복하게 실존적 의미를 찾아 살라'' 죽은자들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유언이다.
바다, 수많은 파도로 출렁이는 거대한 대양에 나는 파도인가, 바다인가… 어느날 파도야, 파도야, 넌 한 생애를 대양을 달려오느라 얼마나 아프니? 묻자 ''나는 파도가 아니라 바다야!!''라고 파도가 말했다. 온 우주를 껴안고 밤하늘의 별빛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 노니는 그 자유함
나는 지금, 여기에 온 우주의 노래를 듣고, 지금, 여기에 살고 있음이다. 수많은 아픔, 삶을 지배하는 구속 , 그 삶의 아픔을 그 구속을 던져 버리라고 죽은 자들의 유언이다. 이미 주어진 참행복, 참빛의 자유를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거대한 대양그 자체임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생을 어둠 속에서 우주의 거대한 합창을 듣지 못하고 우린 왜 생을 낭비하고 마는가…
영혼에 '참빛' 그 빛이 마음에 출렁이면 자유를 누리기 전에 우린 '자유함' 그 자체이며 ''당신 자신은 행복 덩어리''이다. 온 우주의 빛에 거하면 몇 천 년을 살아도 변함없는 해와 달 별들이 내 영혼에 함께 '영겁의 빛'으로 출렁인다. 당신의 마음이 그 영겁의 빛(ENLIGHTENMENT)이다.
'어미의 부리가 닿는 곳마다
별이 뜬다
한번에 깨지는
알 껍질이 있겠는가
밤 하늘엔 나를 꺼내려는 어미의
빗나간 부리질이 있다
반짝, 먼나라의 별빛이
내 젖은 눈을 친다. ( 시, '줄탁'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