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변동은 한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다고 하던가. 따라서 그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인구 동향을 주시하라는 말이 있다.
전체 인구래야 930만여명에 불과하다. 그 이스라엘 인구가 2023년 10월7일, 그러니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한 가지 두드러진 동향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이스라엘인 수가 급증, 한 달 사이 무려 33만1,000여명에 이른다는 보도다.
우크라이나 인구는 2020년 현재 4,370여만으로 집계됐다. 그러던 것이 2022년 2월말, 다시 말해 러시아의 침공이후 880여만이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각양의 이슬람 국가들에서 수백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대대적 해외 탈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는 시리아와 예멘이다. 수니와 시아파 간에 서로 닥치는 대로 죽이는 살육 극을 피해 사람들은 외국으로, 외국으로 탈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권 국가들은 한 가지 공통된 인구동향을 보이고 있다. 서방으로 이주해 안정된 삶을 누리는 회교국 국민들 중 유사시 본국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를 찾아보기 극히 어렵다는 점이다.
이슬람권 디아스포라들의 또 다른 특성은 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니와 시아파간 대학살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숫자는 조용하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해외로 탈출 하고 있는 회교국가 국민은 수백만이 넘는다. 그런데 유사시 자진해 귀국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무엇을 말하나.
지켜야할 조국이란 개념이 그들의 의식구조 속에 희박하다는 걸 가리키는 것은 아닐까. 더 나가 회교권 디아스포라의 대다수는 이슬람의 전통적 가치관에 회의적이란 걸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쟁이 나자 불과 한 달 사이 33만이 넘는 이스라엘 디아스포라들이 자진해 입국했다. 그 수치는 전체 이스라엘 인구의 3%가 넘는다.
무엇을 말하나. 확고한 국가의식, 조국수호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제도적으로 병역이 면제된다. 그런 청년들의 자원입대도 러시상황을 맞고 있다.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서 들려오고 있는 뉴스다. 그러니….
여기서 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이 주요 전쟁에 휘말릴 때 미국인들은 어떤 행동에 나설까. 다수의 미국 성인들은 군에 입대해 전쟁에 나갈 의사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에셜런 인사이츠 연구소가 지난 10월 23일에서 26일 1,029명의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요전쟁이 발발 했을 때 자진해 군에 입대해 싸울 의사가 있는가 하는 질문에 72%가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꺼이 입대해 싸우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1%에 불과했고 나머지 7%는 ‘잘 모르겠다’로 조사됐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다. 쇼크라면 상당한 쇼크다.
17~24연령 그룹의 미국 청년 중 77%가 비만에, 약물사용 등 의학적 이유로 병역수행부적격자로 드러났다. 그런 가운데 워키즘 만연 등 사회문제와 함께 그렇지 않아도 미군은 현역병 충원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다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2개 전선에 미국은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그리고 대만해협에서의 위기도 계속 고조,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고 있어 하는 말이다.
한국에서 같은 조사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