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선 – 강화식
할로윈이 할퀴고 간 이태원
싱싱한 에너지의 함성이 뭉친 호흡으로 변하고
119에 죽음을 알린 두 청춘도 비명소리에 갇혀서
멈춘 시간 속을 뚫고 하늘로 갔다
화살처럼 파고드는 안타까운 찰나
순간, 분노는 도돌이표 되어 제프리 디버의 ‘스틸 키스’
장면으로 뒤죽박죽 떠오르면서 열 하루가 지난 오후
이태원을 향했다
젊음을 삼킨 거리는 침묵했고 상상을 초월한 좁은 골목에
눈길이 섬뜩하자 울컥, 미움이 깊어진다
흰 국화꽃 위에 가을 빛이 힘없이 내려 앉아 울음을 다독이고
숨 가뿐 목탁 소리에 목 메인 아우성이 묻혀 있다
간간이 꽃송일 갖다 놓고 기도하는 중년들의 떨림 속에
핏줄을 부르는 울부짖음이 진하게 묻어 퍼져 나가자
4년 만에 온 고국의 서울 풍경이 미치도록 서럽다
미안한 눈물 방울들이 형광 옷을 입은 경찰에 머물고
늦은 흔적을 남기기 위한 보도진들의 카메라가
검은 나비 춤 추듯 허공을 흔들 때마다
그 날의 숨 멎음이 진액처럼 뿌려진다
다시는 다시는… 다짐을 낙인 찍으며
우울하게 눌렀다 스마트폰의 셧터를
이태원 압사 사고--2022년10월29일, 외국인 26명 포함 158명 사망.
(남자 56명 여자 102명)
약력
강화식Sharon Hwashik Kwon 필명 : 연선(康 娟 仙) 서울.1985년 LA 이민. 2017년 애틀랜타 이주
-2007년 (신춘문예) 미주 중앙일보 중앙신인 문학상 ‘당선’ - 시
-제 3회 해외 풀꽃 시인상 수상 – 나태주, 풀꽃문학관
-문학세계 신인상 - 수필, -한국 미래문학 신인 작품상 - 시
-애틀랜타 연합 장로교회 부설 행복대학 문예창작반(글여울) 강사
-글여울 신인문학상 운영위원장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문인협회, 고원기념사업회 – 이사
-시집-텔로미어(꿈 꾸는 시앓이) -공동시집 - 물 건너에도 시인이 있었네, hwashik2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