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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목화밭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0-30 08:48:52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 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이 있을 까

저어 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시. 조지훈)

 

갈뜰에는 꽃이 아닌게 없다.  바람 싣고 먼 길 떠나는  꽃같은 낙엽에  실려  어디론가 홀로 나 길 떠나야 하리.

왜 인간은 갈 낙엽이 지는 날  더 외로운지 모른다. 새벽 한강 변에는 홀로 우는 남자가 많아졌다는 뉴스가  흘리는 남의 일이 아니다. 

'나 혼자 실컷 울 수 있는 방 하나 있었으면…' 흔들리는 갈잎처럼  어디론가  길 떠나는 갈 나그네… 어디론가  낙화처럼  흐르고 싶다.

내 인생 타향살이 50년에  한도 많고, 설음도 많았다… 생전 처음 밥벌이를 찾아 식당을 하면서 만신창이가 된 내 마음 그 누가 알랴…

정처없이 차를 몰고 길을 헤매다 찾아낸 '목화밭' 아무도 몰래 숨겨 온 이민의 삶 속에서  내 영혼을  키운 것은  '텅빈 목화밭'이었다. 

하이웨이 78번을 타고 달리면 하얀 목화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내 어린 시절  하얀 모시수건을 쓰고 목화 따시던  내 어머니가 그리워 찾아간 눈송이처럼 하얀 목화밭은 나 혼자 만의 방이었다.

 

물기 하나 없는 마른 막대기에  어떻게 그 따스한 영혼의 하얀 눈꽃을  피울 수  있을까…

눈 쌓인 하얀 들녘 목화밭에서  영혼이 목마른 날 내 어머니를 만난다 .

하얀 따스한 내 어머니 가슴을  만난다. 

어머니 목화 따러 오세요.

천국에도 목화밭이 있던가요.

먼 하늘 넘어  흰 구름 타고

 딸을 찾아오신  내 어머니.

텅빈 들녘 아무도 없다.

울어라, 소리쳐 울어라

가슴속에 묻어 둔 설음의 뭉치를

내 어머니를 만나  다 고자질하며

어린아이처럼 소리쳐 운다.

멀리 하늘에는 구름이 정처없이 흐르고

 딸을 찾아 오신 내 어머니를 만나 가슴을 털어 놓는다.

내 나이 28세에  고국을 떠나 타향살이 설움을  

어머니 가슴에 다 털어 놓는다.

아마 내가 시를 쓰게된 것도  

내 영혼의 안식처 텅빈 초원

목화밭이 내 영혼에 숨어있기 때문이 있으리라

 

무슨 죄가 얼마나 많아 생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  흑인 시장에서 밥장사를 20여년 하며  살았다.

가슴 찢기운 그 아픈 상처들을 껴안고 살아야만 했던 그날들… 한맺힌 이야기들, 목화밭은 내 영혼의 안식처요, 내 어머니 영혼이 살아계신 나 혼자 만의 방이었다.

늦가을 들꽃도 지고 마른 가지에  하얗게 눈꽃처럼 핀 목화밭으로  달려간다.  사람으로  산다는 일이 힘들고 어려울 때 "어머니 당신은 어떻게 살아 오셨어요?"

그래, 그래…  내 영혼을 다독이시는

목화처럼 따스한 내 어머니의 젖가슴에 안긴다.

내안에 

영혼의 집 하나 짓고 싶다.

내가 힘들때 환한 미소로

나를 껴 안아 주신 그고운 마음

부르면 언제나  하늘 문 열고 날 찾아 오신 

나의 목숨같은  어머니 집 

''얘야… 너무 애쓰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

여전한 그음성, 그 영혼의 맑은 기도

내 어머니 영혼의 집 따스한  목화밭에서…  

 

세상이  아프다. 전쟁의 아우성 속에  뭔 글을 쓰랴…

다 쓸데없는 짓이다  혼자 웃어본다. 빈 마음 하나 들고 정처 없이 찾아나선 그 목화밭에서 아픔을 달랜다

 주인의 허락을 받고 꺾어온 목화가 우리 집의 명품이다. 내게 목화밭이 없었다면 내 반 평생 이민의 삶을  어떻게 보냈을까.

가끔은 전쟁도 없고 총소리도 들리지 않는 그 어디론가 길 떠나고 싶을 때 내가 찾아간 그 목화밭의 딸을 찾아오신 어머니가 계신다.  

내 머리에도 백설이 찾아오고, 인생살이 수많은 희노애락을 맛보고 살아왔다.  시인은 말한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하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아는이 있을까 / 낙엽이 지는 아침은 / 울고 싶어라.(조지훈 시에서)

시인이 많은 세상에는 전쟁같은 건  없었으리라… 서로 더 사랑하지 못해서 가슴앓이하는 시인의 마을이 지구별을 가득 채웠으면 얼마나 좋으랴…

조금은 가난해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모인 세상이 오늘은 왜 그리 그리운가…

 

인생은 하룻길

지금 이순간을 산다

그 누구도 내일을  한꺼번에 살지 못한다.

지금 이 순간만이 내게 주신 선물이다.

오지 않은 내일을 가불해서 살수도 없고 

일용할 하루의 양식을 선물 받아

오늘, 이 순간을   우린 산다.

이 가을 낙엽 쌓인 스모키 산자락에  묻혀서

낙엽에 향수를 느낀 그날의 소녀처럼

구름에 넋을 잃고 그 목화밭 그옛날 어머니 품에 안겨 오늘 하루 잠들고 싶다. 

그 엣날 사랑에 열병 앓는 소녀처럼

하늘이 내리신 은총에 묻혀 내 영혼 갈잎새되어 흔들리고 싶다.

그날 새 하늘, 새땅이 열리던  

그 창조의 그 새벽처럼 신의 은총 빛나던 그날

내 영혼 하늘에 넋을 잃은 소녀되어

오늘은 고운 갈잎새로 흔들리고 싶다

우리 인생길 서로 만난 낮선 인생길 목에서

별밤을 헤매는 나그네되어

배낭하나 짊어지고

저 멀리 아직 열리지 않는 세상을 향해

참 삶의 꿈을 꾸며 , 나누며

저 복사꽃 피는 그  피안의 언덕 이야기 

내일의 희망, 사랑 이야기 나누며

전쟁도 눈물도 없는  따스한 가슴으로

하늘 열리는 영혼, 신의 은총 ''내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

걸어서 하늘까지 다다른  

갈잎 새들이 쓰고 간  편지를 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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