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나의 생각] 진인사대천명의 섭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0-16 14:32:53

나의 생각, 폴 김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직역하면 ‘사람의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이다. 개인적으로는 21년 전 미국에 올 때 선친께서 바른 행서체로 직접 써준 귀한 글귀이기도 하다. 평소 묵상의 화두로 삼고 있다.

이 고사성어는 남송 시대의 성리학자 호인(胡寅)의 역사평론서인 ‘독사관견(讀史管見)’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초월자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맹신에 가까운 성향을 보이는 종교와는 달리,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성찰하고 노력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철학과 인문학의 지혜로 많이들 인용한다.

일반적으로 진인사대천명은 ‘결과’보다는 ‘노력’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온 마음과 힘을 쏟지 않고 그저 요행을 바라는 것을 경계하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굳건하게 새기는 바탕이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좌우명으로 삼는가보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진인사대천명의 진면목은 ‘위안’에 있다.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다. 땀과 눈물이 쏙 빠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매달리고 기도했던 소망도 한낱 꿈에 그치고 거품처럼 날아간 적이 부지기수다. 

애쓴 자신에게도, 가까이에서 이를 지켜본 타인에게도 건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위로의 말이다. 어찌 보면 버린 시간 또는 실패한 삶으로 규정하고 본인을 패배자로 낙인찍어 낙담의 골짜기에 내던질 수 있었지만, 당당하게 맞서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마침내 털어내고 의연하게 삶을 다시 시작하도록 용기를 북돋우는 경구이기도 하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 후 겟세마네에서 “아버지 뜻대로 하옵소서”라 기도하고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 “저들의 죄를 사하여주소서”하고는 “다 이루었다.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기나이다”면서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종교적 믿음이건, 상징적인 의미이건 부활하였다. 죽음을 앞두고 보인 예수의 모습은 범인은 흉내 낼 수 없는 초인 그 자체이며, 진인의 전형이다. 진인사대천명이 동양에만 국한된 사상이 아니며, 신앙생활에도 두루 통하는 정신이라 볼 수 있는 예이다. 누구나 수시로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는 때를 맞이한다.

매순간 우리를 괴롭히는 욕심과 불안감으로 생기는 미련을 떨쳐버리고, 체념이 아닌 마음 한 켠에 여유라는 공간을 비워두고 느긋하게 오늘을 즐겁고 가볍게 살 일이다. 그것이 진인사대천명 하는 삶이라 생각한다.

<폴 김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박영권의 CPA코너]사업용 카드와 개인 카드는 왜 구분해야 하는가?
[박영권의 CPA코너]사업용 카드와 개인 카드는 왜 구분해야 하는가?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업용 은행 계좌와 크레딧카드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초심의 원칙은 쉽게 무너지곤

[법률칼럼] 비자는 받았지만 입국은 보장되지 않는다

케빈 김 법무사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많은 사람들은 비자만 있으면 입국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 이민법에서 비자는 미국 입국을 보장하는 허가증이 아니라

[행복한 아침]   인생이 다 그런 거지

김 정자(시인 수필가)   건강하고 만사가 편안하게 잘 풀릴 때, 남의 힘든 불행을 엿보며 무심코 내뱉던 말 ‘인생이 다 그런 거지 뭐, 잘 될 거야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

[신앙칼럼] 중독을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붕괴와 고립에서 거룩한 위로로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Blessed Are Those Who Mourn Addiction: From Collapse and Isolation to Divi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6)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6)

사회보장국의 부정급여 방지법(PIIA) 준수 보고서와 우리의 은퇴 방어 전략올바른 자산 및 소득 보고가 은퇴 연금과 복지 혜택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발

[추억의 아름다운 시] 길

마종기 시인 높고 화려했던 등대는 착각이었을까.가고 싶은 항구는 찬비에 젖어서 지고아직 믿기지는 않지만망망한 바다에도 길이 있다는구나.같이 늙어 가는 사람아,들리냐. 바닷바람을 속

[수필] F코드, 내 인생의 굳은살
[수필] F코드, 내 인생의 굳은살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친구에게 기타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희끗희끗한 머리칼 아래로, 투박해진 손끝으로 지판을 꾹 누르며 애쓰는 친구의 모습이 자못 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에서 보상되지 않는 사고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에서 보상되지 않는 사고들

최선호 보험전문인 새 자동차를 살 때 딜러에 가면 기본 모델만 살 것인지, 여러 옵션을 추가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옵션을 하나둘 넣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가격보다 훨씬 비싸지는

[애틀랜타 칼럼] 논쟁에서는 이기는자가 없다

[법률칼럼] ‘신용’보다 ‘신원’…미국 금융심사의 새로운 기준

케빈 김 법무사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대출이나 신용카드를 신청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신용점수(Credit Score)였다. 점수가 높고 소득이 안정적이라면 승인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