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나의 생각] 샌프란시스코의 계단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0-10 17:52:22

나의 생각, 나효신 작곡가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우리 집은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있어서 걸어서 올라가면 숨이 차고 걸어서 내려가면 무릎이 아프다. 수십 년 전에 내가 이 동네로 이사 왔을 적에는 숨도 차지 않았고 무릎도 아프지 않았지만, 언덕은 그대로인데 그 같은 언덕을 걷는 나는 변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유명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언덕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동차를 타고 언덕 꼭대기에 있는 신호등이나 멈춤 표지판 앞에 멈춰있으면 혹시 자동차가 흘러내리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조마조마하다.

길을 만들기에 경사가 너무 심한 곳에는 자연스럽게 계단이 생기는데, 그래서 샌프란시스코에 계단이 많다. 그 중에서도 라이언길 계단(Lyon Street Steps)은 매우 유명하다. 계단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면 그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나는 아래에서 시작하지 않고 꼭대기에서 내려가기를 먼저 하는데, 그러면 나중에 계단을 올라올 적에 올라간 계단이나 산은 반드시 다시 내려와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서 마음이 가볍다. 아름다운 경치도 보고 다리 운동도 되고 마음까지 가벼우니 더 바랄 것이 없다.

계단을 두 개씩 건너뛰어 올라가던 시절에는 계단손잡이에 의지하지 않았다. 나는 계단손잡이는 그저 예쁜 색으로 칠한 장식품인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 집 계단손잡이는 빨간색으로 칠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나는 그 예쁘고 빨간 손잡이를 꼭 붙잡고 계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라도 여수에 있는 향일암(向日庵) 즉 ‘해를 향한 암자’에 가려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가다가 잠시 멈추고 이렇게 계단이 많은 줄 진작 알았더라면 오지 말 것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계단이 많다. 그러나 꼭대기까지 올라가보면 매우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올라오길 잘했다고 마음을 또 바꾸게 된다. 

그런데 산을 꼭대기까지 올라가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바다이다. 산에는 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올라가는데 가서 보면 바다가 보이고 그곳에서 해가 뜨는 것을 보는 것이다. 미국에 와서 오래 살았지만 이따금씩 한국의 명소에 가본다. 고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아름다운 소리를, 아름다운 문화를 잊지 않기 위해서 간다. 좋은 것을 이미 가진 나는 내 것이 최고라고 큰 소리로 주장할 필요가 없다. 네 것도 좋고 내 것도 좋다며, 우리는 언덕과 계단이 많은 이 도시를 ‘집’이라고 부르며 이웃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나효신 작곡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박영권의 CPA코너]사업용 카드와 개인 카드는 왜 구분해야 하는가?
[박영권의 CPA코너]사업용 카드와 개인 카드는 왜 구분해야 하는가?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사업용 은행 계좌와 크레딧카드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초심의 원칙은 쉽게 무너지곤

[법률칼럼] 비자는 받았지만 입국은 보장되지 않는다

케빈 김 법무사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많은 사람들은 비자만 있으면 입국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 이민법에서 비자는 미국 입국을 보장하는 허가증이 아니라

[행복한 아침]   인생이 다 그런 거지

김 정자(시인 수필가)   건강하고 만사가 편안하게 잘 풀릴 때, 남의 힘든 불행을 엿보며 무심코 내뱉던 말 ‘인생이 다 그런 거지 뭐, 잘 될 거야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

[신앙칼럼] 중독을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붕괴와 고립에서 거룩한 위로로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Blessed Are Those Who Mourn Addiction: From Collapse and Isolation to Divi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6)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6)

사회보장국의 부정급여 방지법(PIIA) 준수 보고서와 우리의 은퇴 방어 전략올바른 자산 및 소득 보고가 은퇴 연금과 복지 혜택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발

[추억의 아름다운 시] 길

마종기 시인 높고 화려했던 등대는 착각이었을까.가고 싶은 항구는 찬비에 젖어서 지고아직 믿기지는 않지만망망한 바다에도 길이 있다는구나.같이 늙어 가는 사람아,들리냐. 바닷바람을 속

[수필] F코드, 내 인생의 굳은살
[수필] F코드, 내 인생의 굳은살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친구에게 기타를 가르쳐주기로 했다. 희끗희끗한 머리칼 아래로, 투박해진 손끝으로 지판을 꾹 누르며 애쓰는 친구의 모습이 자못 진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에서 보상되지 않는 사고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주택보험에서 보상되지 않는 사고들

최선호 보험전문인 새 자동차를 살 때 딜러에 가면 기본 모델만 살 것인지, 여러 옵션을 추가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옵션을 하나둘 넣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가격보다 훨씬 비싸지는

[애틀랜타 칼럼] 논쟁에서는 이기는자가 없다

[법률칼럼] ‘신용’보다 ‘신원’…미국 금융심사의 새로운 기준

케빈 김 법무사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대출이나 신용카드를 신청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신용점수(Credit Score)였다. 점수가 높고 소득이 안정적이라면 승인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