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한인들의 사고사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낙상이며, 현재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통계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낙상 사고 피해자는 ‘시니어’가 거의 대부분으로 사망자 수가 분명한 증가세를 보인 만큼 사망까진 아니지만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났을 가능성 역시 높다.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전미노화위원회 건강노화센터의 제니퍼 트립켄 부소장은 “낙상으로 인한 사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훨씬 더 많은 노인이 낙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낙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많이 목격하고 있다.
낙상은 넘어지거나 떨어져 다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인구 고령화 외에도 일부 요인들도 한인 뿐 아니라 미국 전반적으로 사고가 많아지고 있어 CDC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몸이 움츠러들고 차가워지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의 겨울에 더욱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우리 부모님은 낙상에 위험하지 않은 환경인지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주의를 당부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CDC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사고로 사망한 한인은 373명이었는데, 이 중 낙상이 가장 많은 129명(34.6%)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65세 이상으로 낙상 사망 한인 129명 중 115명이 65세 이상이었다. 주변의 위험한 물체나 구조물 같은 주변 환경이나 평소 몸 상태에 따라 ‘넘어짐’에 의해 사망까지 이르게 될 수 있는 것이다.
5년전과 비교해서는 77%나 늘었다. 낙상이 주원인으로 사망한 65세 이상 한인은 2018년 65명, 2019년 91명, 2020년 85명, 2021년 111명, 2022년(잠정) 115명 등으로 역시 증가세를 이어왔다. 모든 인종을 포함해서는 65세 이상 피해자가 2018년 3만2,522명에서 2022년 4만920명으로 늘어 4만명을 넘어섰다.
그 원인에 대해 인구 고령화 외에도 여러 요인이 추정되고 있다. 트립켄 부소장은 요즘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질환을 이겨낸 시니어들이 늘어났는데 이들 질환의 후유증을 안고 살게 되면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하기도 했다.
또 현재 많은 시니어들이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데 그중 일부 또는 그 조합이 현기증이나 낙상을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는 점도 추정 원인으로 꼽았다. CDC도 낙상 예방을 위한 조언에서 복용 중인 약을 검토하여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약물이 있는지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할 것을 권장했다. 또 트립켄 부소장은 정기적으로 시력과 청력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노인이 낙상으로 인해 골절을 입으면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감소, 간병과 의료비용과 같은 경제적인 부담도 뒤따라온다.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이는 일상생활을 위축시킨다. 외출이나 운동이 줄고 집에만 있게 만들어 또 다른 건강문제가 발생한다. 정신적으로는 불안이나 우울감이 높아져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욕실, 계단, 복도 및 보행로에 난간 또는 손잡이 설치, 양탄자나 기타 넘어지거나 미끄러질 수 있는 위험 요소 제거, 욕실에 미끄럼 방지 매트나 카펫 설치, 걸어다니는 통로에 장애물이 없도록 가구 및 전선 배치, 물건을 어깨 높이 정도 적당한 높이에 두기,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집기 위해 의자나 테이블에 올라서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 실내조명 밝게 하고 밤에는 야간등을 켜 놓거나 손전등을 가까운 곳에 두기, 샤워하는 동안 앉아 있을 수 있도록 샤워용 의자와 손에 쥐고 사용할 수있는 샤워 헤드 준비, 누워 있다 일어날 때에는 몇 분 정도 앉아 있다가 일어서기, 꾸준한 걷기로 신체의 활력을 유지 등을 조언했다.
또한 낙상사고 당해 별 거 아닌 걸로 생각하고 아무 치료 없이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가급적 병원에 방문해 진찰을 받을 것이 권장된다.
<한형석 LA미주본사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