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심령이 애통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배부를 것임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궁휼이 여김을 받을것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것이요 ( 마태복음 5장)
최근 애틀랜타 한인 사회에는 가슴 아픈 청소년 살인사건이 났다. 놀라운 것은 다섯 명의 살인 혐의를 받은 청년들이 교인들이며 아틀란타 명문대 출신들이라는 사실이다. 우발적 살인도 아니고 5일을 지하에 감금해 먹을것도 주지 않고 체중이 35파운드로 굶겨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유태인 학살의 '홀로 코스트'처럼 잔인한 살인 사건이었다. 난 몇 날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종교적인 살인이었다니… 오늘의 종교는 인간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가슴 애인다. 몇 년 전 미국을 경악케한 버지니아텍 '조승희 살인사건' 그 아픔을 우린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종교란 무엇인가… 인류 역사상 종교전쟁으로 죽어간 숫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최선의 종교란 좋은 사람 하나 되는 거다' 그 좋은 사람이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만 존재하는가…
아틀란타는 종교의 울타리 안에서 종교 지도자들의 비리로 교회가 풍비박산이 나고 갈 길을 잃은 교인들이 지금도 얼마나 가슴앓이를 하는가… 교회 밖에서는 술 한 잔 마시고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달라… 웃으며 용서받고, 용서할 일도 교회 안에서는 쉽게 용서를 받지도 못하고 상처투성이로 아파한다. 오늘의 청소년 살해 사건도 종교적인 문제가 살인의 동기였다면 이제 한인 사회 교계는 이 무서운 살인 사건을 더이상 침묵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난 버지니아텍 조승희 살인사건 때 천불을 들고 모 신문사를 방문했었다. 우리 한인 사회가 이 엄청난 사건 앞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미 전역에서 교포가 마음 모아 모금 운동이라도 할 수 있다면… 그 누구도 만나 주지도 않았고 행여나 불똥 튀길라… 모두가 쉬쉬하였다. 기계 문명 속에서 인간도 기계가 되고, 머지않는 세상은 사람은 없어지고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시간이 곧 온다한다. 기계에는 마음이란 있는 걸까… 삶이 약동하고 함께 가슴앓이를 하는 마음이 사라진 뒤 종교는 왜 필요한가… 하나님을 만나려 한 생을 바친 종교지도자 교인들에게 오늘 한인 사회 청소년 살해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아픈 충격이다 .기계문명이 인간을 삼켜버린 충격적인 사건 앞에 한인 사회, 교계는 마음 모아 이 아픔을 함께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정이 메말라 버린 사회, 종교도 허무한 회색 이론이다.
지구 별에 단종해야 할 대상은 정이 없는 인간이다. 정(PASSION)이란 아픔을 서로 나눈다는 말에서 기원한다. 우린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서로 보듬고 지구 별 여행을 함께 해야한다. 종교가 뭣이 그리 어려운가… ''좋은 사람 하나 되는 거다'' 못 생기면 못 생긴 대로 좀 가난하면 어떠랴… 하늘에 계신 하나님 조차도 오늘 나를 만나려는 사람이란…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볼 것이요'' 그 하나님은 이미 당신 마음에 와 계신다. 교회나, 불상에나 그 어디에도 하나님을 찾지 말라. 머리의 종교는 공허한 이론이다. 마음 밖에서 하나님을 찾지 말자. 마음 밖에서 찾는 신은 모두 허상이다. 순간 순간 마음을 자세히 살피고 마음을 여는 일, 따뜻한 이웃이 되는 일, 서로 아파하고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일, 신앙은 교회에만 있는 것도 절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안에 계신다.
''마음이 가난한자는 하나님을 볼것이요'' 이외 무엇을 우린 찾아 헤맬 것인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하늘에 뜻에 맞는 것인지… 깨달음으로 스스로 묻고 정주며 사랑하며 살자. 우주의 커다란 뜻에 두고 내 생명이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마음을 살피는 일. 본래의 종교는 내 마음에 맑고 밝은 생명의 본체를 깨닫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