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뉴스의 현장] 다시, 라라랜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9-27 12:08:52

뉴스의 현장,석인희, LA미주본사 사회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요즘 한국에서 미국으로 여행을 간다 하면 “위험하지 않아?”라는 질문부터 따라온다. 전세계인의 선망 국가이던 미국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싶은 대목인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 미국의 이미지는 사뭇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LA 등을 포함한 미국 서부 도시들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치안이 무너졌다. 인플레이션, 렌트비 급등, 마약 남용, 노숙자 문제 등 각종 사회 문제들이 뒤엉켜 서부 지역의 치안을 망가뜨렸다. 

먼저 캘리포니아주 북쪽에 위치한 샌프란시스코는 가장 빠르게 침체기를 맞이한 도시다.

글로벌 IT 기업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는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매년 많은 여행객들이 몰리는 분주한 곳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라는 노래(스콧 맥킨지의 ‘샌프란시스코’) 가사가 있을 만큼 본래 샌프란시스코는 자유가 넘치고 진보적인 예술의 도시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사회 통념을 부정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히피들의 문화가 시작된 곳으로, 특유의 여유로움과 낭만적인 분위기로 인해 ‘서부의 파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자가 늘어나고 도시의 유동인구가 줄면서, 기존에도 심각했던 도시의 노숙자 문제가 더욱 극심해졌다. 마약상들은 인도 한복판에서 보란듯이 마약을 판매하고, 주택가 한복판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노숙자들의 노상방뇨는 어느덧 도시의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됐다. 최근 이 도시의 공실률은 사상 최고인 30%를 찍으며 뉴욕(16%)의 두 배에 달했다. 

한때 천사들의 도시로 불리며 누구나 가고 싶은 꿈의 여행지로 꼽혀왔던 LA 또한 더 이상 ‘라라랜드’라는 별칭이 무색해질 만큼 위험한 지역으로 변했다. 오늘날 LA 곳곳에서는 강도, 마약, 폭행 등의 범죄 사건이 연일 발생하며 ‘안전한 공공장소’들이 자취를 감췄다. 이제 주민들은 그 어디를 가더라도 ‘안전하다’는 감각 대신 ‘언제든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껴야만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 

캘리포니아주의 대표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와 LA의 치안 문제가 이 지경까지 치달은 배경의 중심에는 진보의 아이콘 조지 개스콘 검사장이 있다.

그는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을 역임했고, 2020년 12월부터 LA 카운티 검사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개혁주의자로 알려진 개스콘 검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갱 단원 등 중범죄자들에 대한 가중처벌 기소 중단 ▲사형제 폐지 ▲범죄자 형량 재심사 ▲미성년자 범죄 시 성인과 동등한 처벌 금지 등 파격적인 검찰개혁을 추진해왔다.

게다가 개스콘 검사장은 팬데믹 동안 구치소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임시 시행했던 무보석금 석방 제도인 ‘제로 베일(Zero bail)’ 정책을 올해 5월 부활시켰다. ‘제로 베일’은 체포된 범죄자들을 다시 거리에 풀어주면서 LA 범죄 사건 급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티브 쿨리 LA 카운티 전 검사장은 “강도 행각을 벌여 체포되고도 무보석금으로 석방된다면 누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느냐”며 ‘제로 베일’ 정책을 강도높게 비난한 바 있다.

손만 가져다 대면 모든 것을 금으로 만드는 미다스 왕처럼 개스콘 검사장이 손대는 모든 도시들은 무법지대가 되고 있다. LA가 다시 라라랜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내년 치러질 선거만이 유일한 희망으로 보인다. 2024년 LA 카운티 검사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는 후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며 벌써부터 선거 열기가 뜨거운 이유다. 검사장 후보들은 현 검사장인 조지 개스콘의 재선을 막고 LA의 치안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연 그 누가 차기 검사장으로서 위기에 처한 LA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주민들은 당색을 떠나 후보 개인의 자질과 정책에 기반해 투표를 해야만 한다. LA는 그 누구도 아닌 주민들 한 명, 한 명의 손으로 지켜낼 수 있다.

<석인희 LA미주본사 사회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수필] 빈 잔으로는 누구의 갈증도 채울 수 없다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도대체 왜 이래요?”점심시간,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고함과 함께 접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강 할머니가 계신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서브디비전 주택, 편리함 뒤에 숨은 규칙과 보험의 차이

최선호 보험전문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혼자보다 함께 살아갈 때 더 많은 편리함과 안전을 누리게 된다. 미국 주거 문화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개념이 잘 드

[애틀랜타 칼럼] 목표가 있어야 행운도 있다

이용희 목사 행운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이란 커다란 지도에 흩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도 행운을 잡지 못한 것은 명확한 인생의 지도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독자기고] 저물어 가는 미 제국의 패권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으나 6주가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라

[법률칼럼] 학생비자 심사 강화, ‘재정’이 핵심이 된 이유

미국 학생비자 심사 기준이 자금의 액수보다 '재정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었다. 영사과는 단순 잔액 증명 대신 자금의 형성 과정과 지속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며, 특히 인터뷰 직전의 거액 입금이나 불분명한 제3자 지원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비자 취득을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금 흐름 확보와 학교 선택의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통합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행복한 아침] 흐르는 것은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한 낮 기온이 여름으로 들어선 것 같은 한나절, 처타후치 강변을 찾았다. 강줄기는 넓은 강폭 따라 잔잔한 물결을 일구며 흘러가고 있다. 강 자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3)

“재정전문가도 결국 SSA 공식자료로 돌아가야 한다” 천경태 (금융전문가) •공식 확인일: 2026년 3월 30일 (자료 출처: Social Security Administrati

[신앙칼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 요한복음 John 20:31)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요한복음 20:31의 생명으로 영적 제해권(制海權)을 선포하라 호르무즈와 예수 그리스도(Hormuz and Jesus Christ)는 ‘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삶과 생각] 미쉘 강 후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4월 21일 청담에서 미쉘 강 후보 후원회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지난 선거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안타깝게 석패한 미쉘 강 후보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생명은 하나의 소리

조병화 당신과 나의 회화에 빛이 흐르는 동안그늘진 지구 한 자리 나의 자리엔살아 있는 의미와 시간이 있었습니다. 별들이 비치다 만 밤들이 있었습니다.해가 활활 타다 만 하늘들이 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