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삶과 생각] MBTI 결과는 “다 좋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9-19 11:39:17

삶과 생각, 박명희, 전 한국학교 교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MBTI-교육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기 이전에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는 선천적 심리경향으로 소통을 위한 사회적 연결 도구로 나를 설명해준다.

너는 MBTI가 뭐야? 방송에서 서로 묻기에 나도 검사를 해본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이라도 정직하게 예나 아니요로 확실하게 답하라는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좋게 평가하므로 다른 이가 보는 나는 다를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자신보다 남을 돌보는데 더 만족감을 느낀다고 하니, 옆에서 핑 비웃으며 너는 지가 만족한 후에야 남도 돌아본다고 한다. 계획한 일이 잘못될까봐 걱정을 한다니까, 아니지! 넌 처음부터 하고 싶은 것과 잘 되는 것만 계획하니 걱정이 없는 거라 핀잔을 준다.

나는 쪼잔하게 별걸 다 트집이라며 남편 차례가 되자, 다른 이의 감정을 이해한다기에 흥! 당신은 자신의 기준에서 벗어나거나 부족하면 얕본다며 날을 세워 싸움을 건다.

검사결과 우리 부부는 도친개친으로 끼가 많은 연예인, 뻥쟁이 정치가, 배포 큰 사업가, 간 큰 사기꾼, 첨단 과학자, 호탕한 군인과는 거리가 머니 큰 인물이 되기는 틀렸다. 성격의 유형은 대략 16가지로 되어있는데 결론은 모든 이들은 나름대로 다 쓸모가 있으니 다 좋다고 한다.

성격유형검사를 하면서 옛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나의 교사수첩 뒷장에는 해마다 옮겨 적는 “다 좋다”라는 글귀가 있었다. 지지리도 속을 썩이고 얄미운 녀석들과 한바탕 씩씩댄 나를 가라앉힌다. 해마다 학기말이 되면 교사들은 생활기록부에 각 학생의 종합평가를 쓰게 된다.

지금은 모든 것을 컴퓨터로 하지만, 예전에는 대개는 학년 말이 되는 봄방학 때 경건하게 만년필이나 펜으로 작성하는데, 이때 되도록이면 좋다는 내용의 종합평가가 지금의 성격유형검사의 기본이 된 것 같다.

성적표의 교사 란에는 학업성적, 교우관계, 유의사항을 비교적 솔직하고 자세히 적어주는데 너는 뭐라고 썼냐고 친구들과 엿보다가, 별로 친하지 않았던 담임교사가 나보다 나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에 놀랐다. 교사로 발령 받기위해 생활기록부를 떼어본 날, 나는 모든 게 사실인데도 마음이 몹시 상했다.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차분하며 호기심이 많고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하면 좋았을 텐데, 웬걸! 좋아하는 과목의 성적만 우수하고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하고 딴 생각을 많이 한다는 종합평가를 읽고, 나는 교사가 되면 어떤 평가이든 글로 남길 때는 정말 고운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쓰리라 다짐했고 노력했다. 물론 지금도 말이나 행동으론 못되게 많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지만, 그래도 비교적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좋은 점을 찾아내려고 하는게 나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다 좋다.”

속 터지게 갑갑한 내성적인 이는 진지해서 좋고, 쭈뼛쭈뼛 사교성이 적은 이는 과장되지 않아서 좋고, 목소리 작은 소심한 이는 실수가 적고 얌전해서 좋고, 시샘과 질투심이 많은 이는 의욕이 넘쳐서 좋고, 말이 많은 학생은 지루하지 않아서 좋고, 조심조심 자신감이 없는 이는 겸손해서 좋고, 나서서 잘난 체하는 이는 활기 있어 좋고, 실없이 잘 웃는 이는 마음을 풀게 하니 좋고, 얄밉게 깐족거리는 이는 참는 법을 알려주니 좋고, 급한 것 없이 미련한 이는 차근차근 든든해서 좋다.

한글학교를 그만둔 뒤 아이들을 아끼던 마음도 멀어져가고, 상대방의 부족함을 탓하지 말고,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짜증내지 말고, 다시 읽어보며 누구에게나 다 좋다로 다스려야겠다. 

<박명희 전 한국학교 교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I-94 한 줄 뒤에 숨은 ‘새 감시 시대’

케빈 김 법무사 최근 한국 언론에 “무비자 I-94 정보 제출, 얼굴인식·소셜미디어·DNA까지 확대 검토”라는 제목이 등장하자, 많은 분들이 “미국 가려면 공항에서 DNA까지 채취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미주시문학을빛내고있는 10명의시인을찾아서8] 구르는나무

이성열 사막을 가로질러 기어가듯이데굴데굴 구르는 나무를 보고비웃거나 손가락질하지 마어떤면에선 우리의 삶도거꾸러져 구르는 나무 같지짠물 항구도시 인천에서 태어나아버지를 따라 무논과

[행복한 아침]  겨울 안개

김 정자(시인 수필가)       이른 새벽. 안개에 둘러싸인 도심은 마치 산수화 여백처럼 단정한 침묵으로 말끔하고 단아하게 단장 되어있었다. 시야에 들어온 만상은 화선지에 색감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全文)

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맡기며맘놓고 갈 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한방 건강 칼럼] 불면증, 한방치료와 접지족욕(Groudning Foot Bath)의 시너지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CJ, Maybe it does not work for me! I still sleep less than 6 hours!A:  Be patient

[신앙칼럼] 은혜의 환대의 모략(The Conspiracy Of Gracious Hospitality, 마태복음 Matthew 7:1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환대(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환대(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환대의 대가,

[추억의 아름다운 시] 우리가 서로 사랑 한다는것

김수환 추기경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 깨어날 수 있는나는 행복합니다.꽃이랑, 보고싶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아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수필] 카이자의 삼각형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살다 보면 떠밀리듯 마주 서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변명이나 용서를 구할 틈도 주지 않고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 때다. 버릴 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가입 전에 꼭 알아야 할 용어 정리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에 처음 가입하거나 플랜을 변경하려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용어’다. 파트 A, B, C, D부터 시작해 메디갭, 프리미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입니다. “이는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