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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시조(時調) 한 수(首)] 별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9-18 13:59:47

현대 시조(時調) 한 수(首),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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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 이병기(李秉岐) -

 

 

 서늘한 가을 초저녁에 바람을 쐬려 뜰 앞에 홀로 나와 서녘

하늘에 구름이 걷히고 나타난   산뜻한 초사흘달(초승달)과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본다.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가

눈잎에 펼쳐진 듯 서경적(敍景

的)이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가을의 정취(情趣)가

분수(噴水)처럼 뿜어나오는 

서정적(抒情的)인 시조라 생각한다.

 

 세상살이 번민(煩悶)을 흘흘 털어내고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검푸른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을 한 동안 

헤아리다가 어느새 무념무상(無念無想)의 별나라 뜰 앞에

서있었으리라.

 

내일(9월 23일)이 추분이다.

저녁에는 제법 바람이 서늘하고 하늘도 꽤 높아졌다.

 초저녁 하늘 한 가운데 나온 

반달을 바라보며 맑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자.

이 가을에는 부디 부질없는 

속앓일랑 하지말자.

 

 이 시조를 가사로 한 이수인의 가곡 '별'이 애창되고 있다. 

 

 가람 이병기(1891~1968) : 독립유공자, 교육자, 국문학자, 시조시인이며 서울대 교수, 

학술원 회원, 국방부 전사(戰史)편찬위원장을 역임하였다.

 문화포장(褒章)과 학술원

공로상을 받았으며 건국훈장 애국장(愛國章)이 추서(追敍)되었다.

 저서로는 국문학전사(全史),

국문학개론, 가람문선(文選),

가람시조집 등이 있다.

 

이한기(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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