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宗愚) 이한기 ( 국가유공자 ·미주한국문협 회원)
영겁(永劫)으로 달음질하는
찰나(刹那)의 한 조각
그 아홉 번째 달의 첫날이다
창(窓)을 열어 젖히니
가까이서
또렷이 들려오는
더위 시들어 가는 소리
슬금슬금 물러나고 있는
칙칙하고 무더운 여름
쫑긋 세운 두 귓전에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살랑살랑 바람부는 소리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는
시원하고 산뜻한 가을
며칠 뒤
아침 햇살받은 백로(白露)를
설레는 가슴으로 반겨 맞으리
가을에는
눈살 찌푸리지 않아야지!
속앓이도 하지 않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