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뉴스의 현장] 대한민국 천재의 서글픈 자화상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8-23 14:15:12

뉴스의 현장, 석인희 LA미주본사 사회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올해 만 10세의 나이로 서울과학고에 최연소 입학한 IQ204 천재 소년 백강현군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 자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백군의 아버지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린 강현이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놀림과 비인간적인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백군의 자퇴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백군은 학교에서 동급생들로부터 ‘너가 여기 서울과학고에 있는 것은 전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팀 과제 할 때 강현이가 같은 조에 속해 있으면 한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등의 폭언을 들으며 힘든 나날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시 27킬로그램이었던 몸무게가 22킬로그램으로 줄었을 만큼 백군은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꿋꿋하게 학교 생활을 견디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백군이 가장 힘들어 했던 부분은 팀 발표. 같은 팀 형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었던 백군은 “발표만 혼자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모님에게 간곡하게 부탁했다. 자신 때문에 팀원에게 피해를 끼칠까 두려웠던 것이다.

부모님은 담임선생님에게 별도로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고 백군이 팀 발표를 혼자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강현이 한 명 때문에 학교의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며 “강현이가 시스템에 맞춰야 한다”는 싸늘한 답변만이 돌아왔다. 결국 백군은 이달 18일 서울과학고를 자퇴하기로 결심했다.

백군의 자퇴 소식은 전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3살의 나이로 출연해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백군의 행보는 국민들의 꾸준한 응원을 받아왔다. 그는 2019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이듬해 5학년으로 조기 진급, 올해 10살의 나이로 서울과학고에 입학하는 눈에 띄는 행보를 밟았다.

서울과학고는 과거 대표적인 1세대 특목자사고였으나 지난 2009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됐다. 즉, 엄밀히 말해 일반 과학고등학교가 아닌 영재학교인 셈이다. 영재고는 국비로 영재를 육성해 국가 이익에 이바지할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적이지만, 서울과학고의 교육 시스템은 대한민국의 입시전쟁 속에서 입시를 위주로 한 보통의 특목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숙사에 사는 동급생들과 달리 집에서 등하교를 하는 백군은 하교 후 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었고, 영재이긴 하나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백군이 팀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웠다. 성적이 입시로 연결되는 긴장감 도는 상황에서 동급생들도 어린 백군을 마냥 귀여워만 할 수는 없는 상황. 결과적으로 서울과학고는 백군의 영재성을 성장시킬 수 있는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던 것이다.

백군의 안타까운 사연은 한국의 영재 육성 교육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했다. 그렇다면 백군이 미국에서 자랐다면 달랐을까. KBS 일요스페셜 ‘11세 대학생 쇼 야노, 천재는 이렇게 자란다’(2002년 방송) 다큐멘터리에서는 아시안계 미국인 천재소년이 어떻게 교육을 받고 살고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그려진다. 쇼 야노의 어머니인 한국인 진경혜씨와 일본인 가쯔라 야노씨는 영재 초등학교에서 쇼가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판단, 과감하게 홈스쿨링을 택했다. 미국에서는 홈스쿨링 교재가 다양하게 개발돼 있고, 학부모를 위한 지원제도도 있다. 또한 각 주마다 조직돼 있는 영재 관련 민간 단체들이 주기적인 세미나를 개최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부모의 올바른 자녀교육, 미국의 풍부한 교육제도 등이 어우러져 쇼는 행복한 천재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9세에 대학교에 진학했고, 18세에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의사로 재직 중이다.

천재는 이렇게 자라야 한다. 대한민국은 천재를 품을 만한 그릇이 되지 않는다는 비난이 뼈아플 만큼 시리다. 이번 백군의 사건이 앞으로도 되풀이 된다면, 대한민국에 반짝이는 미래는 없다.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한민국은 영재들에게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언론과 대중도 신동 또는 영재 타이틀에만 주목하는 것을 넘어 영재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힘써야 한다. 대한민국 천재들의 자화상이 웃는 모습이길 꿈꿔본다.

<석인희 LA미주본사 사회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치마폭에

월우 장 붕 익(애틀랜타 문학회원) 괴테와 레오나르도가체육관에서 만났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카메라로 찍어서여인의 운동하는 모습을그리어 주었는데괴테는그림 그릴줄 모른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많은 납세자들은 “세금을 낼 만큼 벌지 않았는데도 신고를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자주 갖는다. IRS는 소득세 신고 여부를 결정할 때 소득 규모

[법률칼럼] 결혼 영주권,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결혼 영주권 심사가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만 하면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오갈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인 이민 경로로 인식되었지만, 이제 그 공식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행복한 아침] 아직도 새해다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 달력으로 바뀐 지 딱 열흘째다. 달력에는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이 태엽처럼 감겨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12월 31일 한해가 가고 있는 순간 순간추억이 떠 오른다겁도 없이 퍼 마시고기고만장 고성방가노래하고 춤추며 개똥 철학 읊어 댄수 많은

[신앙칼럼] 알파와 오메가(The Alpha And The Omega, 요한계시록Revelation 22:1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요한계시록 22:13).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에서

[한방 건강 칼럼] 말초신경병증의 한방치료
[한방 건강 칼럼] 말초신경병증의 한방치료

Q:  항암 치료 중입니다.  얼마전 부터 손가락의 심한 통증으로 일을 좀 많이 한 날에는 주먹을 쥘 수 없고 손가락들을 굽히는 것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

[삶이 머무는 뜰] 헤픈 마음들이 빚어가는 아름다운 세상

조연혜 어떤 말들은 빛을 발하는 순간이 따로 있다. 함부로 낭비한다는 뜻의 ‘헤프다’도 그렇다. 저무는 해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이 단어가 꼭 있어야 할 자리는 ‘마음’ 곁일지

[삶과 생각] 2026년 새해
[삶과 생각] 2026년 새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사람들은 누구나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 천당, 지옥, 극락, 연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알거나 직접 보고 겪은 사람이 없다. 각자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