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시론] 흉기난동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8-17 12:14:11

시론, 홍병문 서울경제 여론독자부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흉악 범죄는 과연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흉악 범죄가 없는 이상적인 사회가 과연 가능한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놀랍게도 영화 속 2054년 미래사회는 살인과 같은 흉악 범죄가 발생할 수 없는 범죄 청정 도시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살인 등 흉악 범죄가 발붙일 수 없는 것은 범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탐지해 범죄 행위 직전에 현장에서 그를 체포하는 프리크라임 특수 경찰들 덕택이다. 탁월한 능력으로 범죄 예정자를 추적하고 체포하는 프리크라임 팀장으로 등장하는 배우 톰 크루즈의 연기는 언제 봐도 일품이다. 영화 스토리의 개연성에 아쉬움이 남는데, 흉악 범죄를 미리 예언하는 시스템이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하기보다는 샤머니즘에 가깝다는 점 때문이다.

일상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연쇄 흉기 난동 사건은 우리 사회에 몇 가지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이상 동기 범죄가 결코 미국·유럽 혹은 일본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우리 사회의 당면 문제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재학생 2명의 총격난사로 학생과 교사 등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을 비롯해 콜럼바인 사건의 모방 범죄로 여겨지는 2007년 버지니아텍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일본에서는 2001년 8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케다 초등학교 사건 이후 2008년 20대 남성이 도쿄 아키하바라 상점가로 트럭을 몰고 흉기를 휘둘러 7명이 숨진 아키하바라 사건, 2016년 19명이 사망한 사가미하라 장애인 시설 사건 등 대규모 살상의 흉악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고 이를 모방하는 범죄 예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내부적으로 심각한 병폐를 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호 사건이나 이태원 참사와는 다른 차원의 이 같은 사회적 일탈 현상은 평범한 시민의 일상을 마비시킬 수 있는 공포와 두려움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훨씬 더 크다. 연쇄 범죄가 일상화하면 사회에 대한 불신과 공동체의 안전성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국가 기관과 공권력에 대한 무용론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쇄 흉기 난동 사건은 공동체의 책임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반성을 요구한다. 미국과 일본은 콜럼바인 사건과 아키하바라 사건 등 이후 배경과 원인, 근본적인 방지책을 찾기 위해 국가와 범사회 차원의 진지한 노력에 나섰다. 미국은 연방정부와 지역 공동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대학과 연구소들이 나서서 대량 살상 등 흉악 범죄의 다양한 원인과 예방 대책을 찾기 위한 지속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 성과로 이상 범죄를 일으키는 공격성에 관한 사회심리학적인 다양한 진단과 해법들이 꾸준히 축적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폭력성과 성별의 상관성, 미디어 속 폭력과 실제 폭력과의 관계는 우리가 예상하는 답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심리학 연구 결과들은 흉악 범죄를 일으키는 공격성에 대해 강력하게 처벌할 경우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데 실패하게 되고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좌절감이 흉악 범죄 등 공격 행동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에 연구자들은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자신이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보다 덜 가졌다고 느끼거나, 자신과 비슷한 사람보다 더 적게 가졌다는 상대적 발탁감은 절대적 박탈감보다 좌절과 공격적 행동을 할 가능성을 더 높인다.

잇따르는 흉기 난동에 대해 정부는 강력한 처벌 방안들을 언급하고 있다. 사법입원제 도입 목소리도 나온다. 여론에 떠밀려 설익은 진단과 해법들을 임시방편으로 던지고 잊어버린다면 콜럼바인과 아키하바라의 비극은 우리 사회에서 똑같이 재연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사회병리적인 무차별 살상 범죄의 기저 원인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홍병문 서울경제 여론독자부장>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치마폭에

월우 장 붕 익(애틀랜타 문학회원) 괴테와 레오나르도가체육관에서 만났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카메라로 찍어서여인의 운동하는 모습을그리어 주었는데괴테는그림 그릴줄 모른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의 CPA코너] 나의 소득은 세금 보고 대상인가?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많은 납세자들은 “세금을 낼 만큼 벌지 않았는데도 신고를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자주 갖는다. IRS는 소득세 신고 여부를 결정할 때 소득 규모

[법률칼럼] 결혼 영주권,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케빈 김 법무사  결혼 영주권 심사가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만 하면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오갈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인 이민 경로로 인식되었지만, 이제 그 공식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칼럼] "삭제 키 없는 기록, 한국일보의 윤전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행복한 아침] 아직도 새해다

김 정자(시인 수필가)                                           새 달력으로 바뀐 지 딱 열흘째다. 달력에는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이 태엽처럼 감겨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내 마음의 시] 감사 여정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12월 31일 한해가 가고 있는 순간 순간추억이 떠 오른다겁도 없이 퍼 마시고기고만장 고성방가노래하고 춤추며 개똥 철학 읊어 댄수 많은

[신앙칼럼] 알파와 오메가(The Alpha And The Omega, 요한계시록Revelation 22:13)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요한계시록 22:13).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에서

[한방 건강 칼럼] 말초신경병증의 한방치료
[한방 건강 칼럼] 말초신경병증의 한방치료

Q:  항암 치료 중입니다.  얼마전 부터 손가락의 심한 통증으로 일을 좀 많이 한 날에는 주먹을 쥘 수 없고 손가락들을 굽히는 것도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

[삶이 머무는 뜰] 헤픈 마음들이 빚어가는 아름다운 세상

조연혜 어떤 말들은 빛을 발하는 순간이 따로 있다. 함부로 낭비한다는 뜻의 ‘헤프다’도 그렇다. 저무는 해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이 단어가 꼭 있어야 할 자리는 ‘마음’ 곁일지

[삶과 생각] 2026년 새해
[삶과 생각] 2026년 새해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사람들은 누구나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 천당, 지옥, 극락, 연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알거나 직접 보고 겪은 사람이 없다. 각자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