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전망대]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7-26 13:35:41

전망대,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난 훈족에 의해서 게르만 민족이 대이동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서로마제국은 몰락하였다. 그리고 초기 중세로 넘어가면서 유럽 지역에는 프랑크 왕국, 신성로마제국이 생겼다. 그러다가 슬라브 민족과 서쪽으로 이동한 훈족, 아바르족, 불가르족들의 유럽 이주로 수많은 전쟁이 발발하였다. 이후 본격적인 중세로 넘어가면서 수많은 왕국이 생기고 또 그들 간 끝없는 전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근대부터 20세기까지 유럽의 주도권을 놓고 영국과 프랑스가 백년전쟁을 하였고, 이어 세계 1차와 2차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에서 더 이상 전쟁은 의미가 없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유럽의 통합노력은 멈추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1957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서독, 이탈리아, 프랑스 6개국이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시초로 하여 1993년 유럽 연합(EU)을 건설하였다. 그리고 7차례에 걸친 확장을 통해서 현재 유럽 연합에는 27개 국가가 가입되어있다.

로마제국 아래 하나의 유럽이었지만 분열되면서 수많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각자의 문화와 역사와 언어를 발전시켰고 결국 각자의 민족국가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느슨한 경제공동체의 실험을 통하여 유럽연합으로 거듭나 오늘날 유럽은 로마제국 이후 가장 광범위한 정치 경제 통합의 연합으로 거듭나고 있다.

영국의 13개 식민지로 출발하여 독립전쟁으로 북미 대륙에 가장 현대화된 제도로 나라를 세운 미국은 계속적으로 원주민들과 전쟁을 통하여 영토를 확장하다가 아프리카 출신 흑인노예제도 폐지를 놓고 4년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통해서 하나의 연방으로 통일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은 남부와 북부가 정서적으로 완전히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 인종차별, 낙태, LGBTQ, 이민, 사회복지 정책을 놓고 중부와 남부를 대표하는 공화당과 동북부와 서부를 대표하는 민주당으로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로마제국 몰락 이후 유럽은 오랜 전쟁으로 서로 지치면서 통일의 시기를 놓치고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가 아물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경제를 중심으로 느슨한 통합 방식인 연합국가를 구성하였다. 반면에 미국은 연방이 분열되자마자 바로 전쟁을 통하여 상처를 강제적으로 봉합하면서 연방국가의 통일을 할 수 있었다.

한반도도 분단되자마자 전쟁이 일어났지만 봉합을 통한 회복과 같은 통일은 되지 못했고 세대가 두 번 바뀌는 70년이 흘러 분단의 당사자들도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상처가 아물었다. 미국처럼 분단 당사자들에 의한 통일보다는 장기적으로 전후 세대들의 통합 노력으로 유럽연합과 같은 방식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미국이 남북전쟁으로 통일되어 상처가 봉합되었다고 생각했지만 150년이 흐른 지금 그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못하고 재발되는 것을 3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확인하였다. 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예상치 못했던 불행이 닥칠 수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분열을 부추기는 정치인이 아니라 통합을 이야기하고 그 대안을 내놓는 정치인이 절실하다. 9월 노동절 이후부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각 당의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인데 유권자로서 이 점을 명심하고 정치지도자들을 지켜보아야할 것이다. 

김동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트럼프의 대량 추방대상

케빈 김 법무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그의 이민법 집행 계획이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벌레박사 칼럼] 카펫 비틀 벌레 퇴치법

벌레박사 썬박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은 카펫이 깔려 있다. 카펫에서 나오는 벌레 중 많은 질문을 하는 벌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카펫 비틀(Carpet Beetle) 이다. 카펫

[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

[삶과 생각] 청춘 회억(回憶)

가을이 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 생각 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치열한 시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때인 것 같다. 입시를 앞 둔 몇 달, 마지막 정리를 하며 분초를 아끼며 집중했던

[데스크의 창] ‘멕시칸 없는 하루’ 현실화될까?

#지난 2004년 개봉한 ‘멕시칸 없는 하루(A Day Without a Mexican)’는 캘리포니아에서 어느 한 날 멕시칸이 일시에 사라졌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가상적인 혼란을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인사이드] 검사를 싫어하는 트럼프 당선인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전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가 연일 박빙의 구도를 보였으나 결과는 이를 비웃는 듯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어 모

[뉴스칼럼] 유튜브 채널의 아동착취

가족을 소재로 한 유튜브 콘텐츠가 적지 않다. 주로 부부가 주인공이다. 유튜브 부부는 경제적으로는 동업 관계다. 함께 제작하거나 동영상 촬영에 협력하면서 돈을 번다. 유튜브 채널이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