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목사
얼마 전 한국 방문을 하면서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면서 대구를 지나면서 한 산을 보았는데 날이 너무 가물어서 걱정스럽던 마음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여름이 가까워진 6월이라고 하지만 산골짜기마다 물 한 방울 흐르지 않고 나무들은 모두 바짝 말라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가뭄에도 늦은 비만 넉넉히 내리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비가 내리면 많은 물이 흘러가고 계곡에 쌓여 있던 더러운 것들은 모두 씻겨 내려가며 숲 속에는 다시 생기가 돋아납니다. 나무가 다시 푸른 잎을 내고 풀이 다시 싹을 내면서 온 산이 거대하게 다시 태어납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다운 향기나 진정한 기쁨, 그리고 하나님을 섬기는 자에게 마땅히 깃들여야 할 거룩한 즐거움이 사라진 건조한 사람들의 마음 한 가운데는 메말라 버린 은혜의 샘이 있습니다. 건조한 땅이나 모두 타들어 갈 것 같은 메마른 동산에서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조차 자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떠나서 살거나 혹은 믿으면서도 신앙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와 같습니다. 아무리 가련한 사람일지라도 그런 사람에게 기대어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렇게 다른 사람이 기대도록 어깨를 빌려줄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메마른 땅을 걷는 것 같이 피곤하던 한 사람의 심령 속에 어느 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부어집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시는 지를 깨닫습니다. 이제껏 그분 없이 살아온 인생이 얼마나 비참하고 부끄러운 것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이 불행한 삶의 근원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신앙에는 한 사람을 고치는 힘이 있습니다. 신앙은 한 사람의 삶의 태도를 바꾸게 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본질까지 고치는 힘이 있습니다.
황폐한 마음, 망가진 인생을 고치시기 위하여 다가오시는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하고 그 사랑 앞에서 마음이 녹아 내리는 참회를 경험하게 합니다. 그리고 잃어 버렸던 주님과의 생명적인 사랑의 관계를 맺게 합니다. “오 놀라운 구세주 예수 내주. 참 능력의 주시로다, 큰 바위 밑 샘 솟는 그 곳으로 내 영혼을 숨기시네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나 피곤치 아니하며 저 위험한 곳 내가 이를 때면 큰 바위에 숨기시고 주 손으로 덮으시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깨달은 마음으로 회개하고 그분과의 사랑에서 비롯되는 은혜를 자신의 인생 밭에 물 대는 수원지로 심는 사람들은 복된 사람들입니다. 자기를 향한 하나님의 고귀한 은혜를 깨닫고 회개함으로 주님을 찾을 때, 우리는 마음 속에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회복시키시는 주님의 열심을 보게 됩니다. 마치 성경 아가서에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이 나눈 사랑의 밀어가 기록된 것처럼 우리에게는 주님과 사랑을 나눈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그런 사랑의 언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밀어를 통해서 주님의 마음을 받고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 전하는 영적 교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분의 정서가 우리의 마음에 흐르고 우리의 마음이 그분의 정서 속으로 흐를 때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향한 주님의 마음을 압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통해 이전에는 단지 피상적으로 알던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과 그 섬세한 이끄심이 무엇인지 체험하게 됩니다.
주님과의 풍성한 사귐의 비밀이 없는 사람들은 말은 많아도 인격이 천박합니다. 사랑의 비밀이 없는 사람들은 능란하며 심오한 설교를 할지라도 그 사랑의 힘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실어다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깊은 사랑, 그 순전한 사귐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하나님과의 사랑의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의 비밀을 가진 사람들은 그 은혜의 샘물에 깊이 잠겼던 사람들입니다. 그의 말은 주님에 대한 진실한 증언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주님을 직접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 속에서 신령한 은혜의 물에 잠겼던 사람들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