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기 (미주본사 오렌지카운티 지국장)
오렌지·샌디에고 민주평통은 김재수 LA총영사 재직 시절이었던 지난 2009년 LA평통에서 분리되어 발족되었다.
초창기 OC평통은 힘들게 LA에서 분리된 만큼 타 지역 평통 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조성해 한인타운에 평통 사무실을 마련하고 회비를 모아서 풀타임 사무직원도 채용하는 등 진용을 갖추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평통 위원들은 회비도 잘 내고 비교적 협조도 잘해서 재정 안정에 큰 힘을 보탰다. 그동안 안영대 초대 회장(14기), 한광성(15기), 권석대(16,17기), 김진모(18기), 오득재(19기) 회장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잡음 없이 무난하게 활동해왔다.
평통은 또 백령도 등 서해 5도 학생들에게 장학금 전달, 통일 골든벨, ‘통일로 가는 길’ 책자 발간, 차세대 청소년에게 장학금 전달, 탈북자 가족 돕기 장학금 전달 등을 비롯해 각종 행사를 해왔다. 다른 지역의 평통에서는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 같은 활동에 힘입어 평통은 한국의 민주평통 사무처로 부터 미주 지역 ‘우수 평통’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평통은 오렌지카운티에 숨어있는 한인 인사들을 커뮤니티로 끌어내어 활동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구실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출범한지 14년이 지난 평통은 현재 크고 작은 행사에 후원 단체로 빠지면 안 될 정도로 비중 있는 한국 정부 단체로 자리 잡았다. 이에 덩달아 평통 회장은 한인회장과 버금갈 정도로 위상이 높아져 여기저기 한인 커뮤니티 단체들이 각종 행사시 앞 다투어 초대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인 평통 회장은 그만큼 이 지역에서 인기가 대단하다. 차기 회장 인선 시기가 되면 이 자리에 서로 오르기 위해서 물밑 작업이 벌어진다. 모 인사는 한국의 정치인 중에서 누구와 연줄을 닿을 수 있어서 차기 평통 회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등 가장 핫한 얘깃거리이다.
최근 ‘제21기 평통 위원’ 신청서 접수가 시작되면서 김동수 현 회장(20기)에 이어서 차기 평통 회장은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차례에 걸쳐서 ‘민주당’ 정부에서 평통 회장을 임명했지만 이번에 ‘국민의 힘’ 정부인 만큼 보수 인사가 임명될 것이고 평통 위원들도 완전히 물갈이가 될 것이라는 등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역대 평통 회장들의 면면을 보면 이들은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를 비교적 잘 알고 나름대로 지지 기반도 있는 인사들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 임명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국의 민주평통 사무처는 예상하지도 않았던 인물을 차기 회장에 임명할 가능성도 있다. 오렌지 샌디에고 평통을 제외한 다른 평통 협의회에서는 그동안 ‘낙하산 인사’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오렌지 샌디에고 민주평통 위원들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에서 활동을 해왔고 ‘평통’ 업무와도 친숙해져 있는 인물이 차기 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차기 회장은 가든그로브 한인타운에 있는 평통 사무실에 자주 나와서 한인사회 및 평통위원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생활 현장에서 평화, 통일 정책과 통일 문제 등 에 관해서 소통하고 공감대를 확산 시킬 수 있어야 한다. 평통 회장이 지리적으로 OC 한인타운과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면 업무에 대해서 ‘열정’이 있어도 교통 불편으로 자주 사무실에 오기가 쉽지 않다.
OC 이외에 타 지역 출신으로 처음 평통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수 현 회장(내과의사)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6.25 문화 행사’를 준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김 회장은 거주지와 클리닉이 OC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리버사이드 인근) 주중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평통 사무실에 올 수 없었다. 평통 미팅도 주말인 토요일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평통 사무실은 평일에는 거의 문이 닫혀있다.
오렌지 샌디에고 민주 평통은 샌디에고 지회, 피닉스 라스베가스 지회, 리버사이드 분회, 애리조나 분회, 라스베가스 분회, 뉴멕시코 분회 등 관할 지역이 광활하지만 회원들의 대다수는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다. 평통 위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OC 지역 인사가 회장으로 임명되어야 보다 더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차기 회장 임명시 이 같은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