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에세이] 손녀와 배터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5-08 14:52:21

에세이, 김홍식 내과의사·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홍식 (내과의사·수필가)

어린 손녀와 바닷가에서 연을 날리며 놀았다.

바람의 흐름에 따라 연이 춤을 춘다. 어린 손녀도 무릎 춤을 추면서 박수하며 소리를 지른다. 가게에서 구입한 미국의 연은 색깔이 화려 하긴 하나 골격의 살이 엉성하여 안정적으로 날지는 못하고 오르락내리락 몸을 흔든다. 

어릴 때 한국에서 방패연을 직접 만들어서 날리던 생각이 난다.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대나무를 잘라서 실로 서로 엮어 몸통의 윤곽을 만들고 창호지를 잘라 가운데는 구멍을 내고 대나무 몸통에 붙인 후, 태극무늬를 그려 모양을 낸 다음, 네 모서리를 실로 묶어 가운데로 모아 무게 중심을 잡아 묶으면 안정적으로 날아올랐다. 연을 밀어주는 바람이 셀수록 높고 멀리 떠올랐다. 센 바람을 만날수록 올라가는 것을 보며 인생에서도 역경과 맞바람이 있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어려움을 극복한 만큼 멀리 볼 수 있다. 

연을 날리며 보니 먼 상공에 비행기가 날라 간다. 연이 바람에 부딪혀 올라가는 원리와 비행기가 나르는 이치는 다르다. 비행기의 날개와 동체 윗부분은 볼록한 반원형이고 아래 부분은 평평한 모양이다. 비행기가 엔진의 힘으로 빠르게 나아갈 때 날개 윗부분의 공기의 흐름이 날개 아래쪽 보다는 빠르게 되면서 날개 위 공기의 누르는 힘은 약하게 되고 날개 아래에서 공기의 미는 힘은 상대적으로 더 커져서 ‘양력’이 생기면서 비행기를 뜨게 한다. 이 법칙은 스위스 물리학자 베르누이에 의해 발견되었다. 비행기의 날개나 동체의 반원형의 위부분이 빠른 바람에 부대낄수록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사람도 많이 부대끼면서 고개가 숙여질수록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이 더 올려 존경을 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란 생각이다.

늘어진 연줄을 보면서 번개가 전기에 의한 것임을 연을 날리며 발견한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비 오는 날, 프랭클린은 아들을 데리고 한적한 오두막을 찾았다. 연 끝에는 뾰족한 금속 칩을 꽂고 연줄 끝에는 금속열쇠를 매달았다. 번개가 전기라면 열쇠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는데 실제로 금속 열쇠에서 불꽃이 튀는 현상을 발견하였고, 열쇠를 만지면 짜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를 통해 번개가 정전기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 실험을 토대로 오늘날의 ‘피뢰침’을 만들었다. 그는 발명품이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게 특허권을 포기했다. 

인류가 전기를 알게 된 것은 기원전 600 년경이다. 머리를 빗으면 머리카락이 솟아오르는 현상을 바로 ‘정전기’라고 한다.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 는 보석 종류인 ‘호박’을 헝겊으로 닦으면 닦을수록 먼지가 달라붙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이 현상을 그리스 말로 호박을 부르는 ‘일렉트론’이라고 부르면서 전기라는 말이 탄생되었다. 그 후 금방 없어지는 정전기를 모아 두었다가 쓰기 위한 노력이 라이덴 병을 만들었다. 알루미늄 포일을 유리병 사이에 두는 간단한 병이었는데 많은 양의 전기를 모으지는 못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라이덴’ 병 여러개를 상자에 담아 서로 연결을 시켜 전기를 더 모을 수 있었고 여러 개의 병이 마치 “포병처럼 모여있다.”고 하여 프랑스 말로 포병부대를 일컫는 ‘배터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배터리는 계속 발전을 거듭하여 볼타전지가 만들어졌는데 소금물에 아연판과 구리판을 꽂아 넣은 것이었다. 성능은 좋아졌지만 소금물을 들고 다니며 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후 용액이 없고 고체로 된 사용이 쉬워진 건전기가 1896년 탄생되었다.

인체에도 에너지를 담아두는 배터리 같은 장치가 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소화 흡수되면 영양소 즉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되고 이 영양소들이 혈액을 타고 세포로 가서 대사를 통해 ATP라는 형태의 에너지로 바뀌어 축적된다. 세포에서 필요할 때 ATP는 ADP로 바뀌면서 에너지를 방출한다. ADP는 다시 영양소를 받게 되면 ATP로 바뀌어 에너지를 충전하게 된다. 마치 재충전되는 배터리와 같다. 

손녀의 몸 안에는 싱싱한 ATP 배터리가 있어서인지 쌀쌀한 바람에도 추워하지 않고 재미있어 한다. 깔깔거리는 어린아이를 보면 나의 얼굴에 미소가 절로 일어난다. 연이 맞바람에 높이 올라가는걸 보며 나의 손녀가 마주 오는 도전을 이겨내며 세상을 높고 넓게 보는 사람, 호기심이 많아서 자연을 세세히 관찰하고 새로운 발견을 했을 때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

[에세이] 손녀와 배터리
김홍식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꽃가루  폭력

김 정자(시인 수필가)   꽃가루가 씻겨 나갈 만큼의 비가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꽃가루가 천지를 덕지덕지 뒤덮는 호통 속에 하루들의 지친 걸음이 지속되고 있다. 세상은 전쟁으로 인

[신앙칼럼] 수미상관(首尾相關)의 하나님: 왕사남의 당당함 (The God of Symmetrical Correspondence: The Poise of a Man Who Lives with the King, 요한복음 1:14)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장막을 치신 왕: 비굴하지 않은 자존감“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삶의 새로운 관점이 열릴 때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삶의 새로운 관점이 열릴 때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에 삶의 새로운 관점을 열어나가는 세계관의 변화에 의한 미래 지향적인 삶의 도전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삶의 새로운 통찰력은 유익한 관점을 창

[추억의 아름다운 시] 님의 말씀

김소월 세월이 물과 같이 흐른 두 달은길어 둔 독엣물도 찌었지마는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살아서 살을 맞는 표적이외다  봄풀은 봄이 되면 돋아나지만나무는 밑그루를 꺾은 셈이요새

[삶과 생각] 길과 줄
[삶과 생각] 길과 줄

[추억의 아름다운 시] 가는 봄 삼월

김소월 가는 봄 삼월, 삼월은 삼질강남 제비도 안 잊고 왔는데아무럼은요설게 이때는못잊게, 그리워  잊으시기야, 했으랴, 하마 어느 새님 부르는 꾀꼬리 소리울고 싶은 마음은 점도록

[수필] 호감과 비호감 사이
[수필] 호감과 비호감 사이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일과를 마치고 서둘러 집으로 향하던 길에 잠시 마트에 들렀다.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려면 며칠 전 떨어진 간장을 사야 했다. 진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콘도 (Condominium) 도 입주자 보험이 필요한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콘도 (Condominium) 도 입주자 보험이 필요한가?

최선호 보험전문인  ‘협동농장’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과거 공산주의 국가에서 시행되던 제도로, 공동의 토지에서 함께 농사를 짓는다는 이름 아래 실제로는 농민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

[내 마음의 시] 희망이 싹트는 봄

권 요 한(애틀랜타문학회  회장) 어김없이 찾아온 봄봄비에 겨울은 물러나고연두빛 새 잎이 움틉니다 노란 개나리 눈부신 벚꽃곳곳에 피어난 화사한 봄빛마음에 환희를 안깁니다 움츠렸던

[애틀랜타 칼럼] 행복을 나누는 기쁨

이용희 목사 사람이 행복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입니다. 행복이란 결코 자신의 손으로 잡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 그것을 당신에게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