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 (서울경제 논설위원)
실리콘밸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위치한 샌타클라라와 팔로알토 등 여러 곳을 아우르는 지역 이름이다.
샌타클라라는 1930년대에 1년 내내 태양이 내리쬐는 날씨 덕분에 과수원과 통조림 공장이 들어선 농업 도시로 명성을 얻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고용계약서의 비경쟁 조항 명시를 금지함으로써 이 지역의 대변화가 가능했다. 당시 미국 고용주들은 기술 경쟁력 보호를 위해 퇴직자들이 최소 1년 동안 다른 경쟁 직장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고용계약서에 비경쟁 조항을 넣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이를 주 법으로 막으면서 많은 벤처기업과 인재를 유치했다.
벨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윌리엄 쇼클리도 1956년 샌타클라라에 ‘쇼클리반도체연구소’를 설립해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트랜지스터 원료가 실리콘으로 대체되면서 이 지역의 이름은 첨단 산업을 상징하는 ‘실리콘’과 ‘밸리’를 합한 실리콘밸리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는 정보기술(IT) 기업과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왔다.
미국 국방부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에 공동 신무기 개발을 위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소수의 방산 대기업에 무기 개발을 의존해온 국방부가 혁신 무기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과 손을 잡으려는 것이다. 군과 민간이 긴밀히 협력해 신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북한은 28일 실물 형태의 핵탄두를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북한은 핵무기 고도화·다량화의 속도를 높이면서 도발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추기 위해 민관이 협력해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 국내 5개 방산 업체가 해외 국가와 체결한 수주 잔액 100조 원 돌파에 도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