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살다보니 자의 반 타의 반 수많은 단체들과 인연을 맺게 됐는데 그 중에는 활발히 잘 운영되고 있는 단체들이 있고 유명무실해진 단체도 있지만 어찌됐든 나와는 깊은 인연과 관계가 있다. 한국에서는 소극장 신무대 실험극회를 창립하고 KBS TV 탤런트협회 창립 운영위원이었으며 미국에서는 휴스턴 한국학교 창립 이사였고 친목 단체인 토우회 회장과 상공회의소 자문위원 및 한인 라이언스클럽 발기인이었다.
애틀랜타에서는 연극협회와 한돌문학회 한국학교 이사를 거쳐 한인회, 상공회의소, 체육회, 동남부 한인 연합회, 96년 올림픽 후원회, 뷰포드 한인타운 번영회, 무역협회, 도매협회, 뷰티협회 및 청소년 센터와 동남부 민주평통, 향군회, 안보단체 협의회, 그리고 흥사단, 충효회, 중대 부고 및 중앙대학 동문회와 구 한인회관 구입 건축위원 등 수많은 단체들과 북클럽 ‘문향’을 통해 많은 분들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배우고 깨닫고 때로는 실망도 하고 후회도 하면서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활동을 했다.
각 단체들의 창립 목적과 뜻이 좋아 참여를 했지만 사실은 상대의 부탁이나 권유를 냉정하게 뿌리치지 못하는 특성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혹자들은 나를 감투를 좋아한다고 비아냥을 했지만 양심상 이해관계와 명예 때문은 아니었다. 하지만 개인문제를 전혀 고려치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누구나 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희생적으로 사회를 위해 일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단체들을 통해 장단점과 불협화음 등 많은 것을 보고 겪으면서 복잡한 인생 여정을 직접 체험하고 깨우치게 됐다. 훌륭한 사람들, 앞서 가는 사람들, 지식과 지혜로운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고 세상사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한인동포들이 현명하고 부지런하고 재주가 많고 두뇌 회전이 빠르고 지식 수준도 월등한 편인데 왜 대화와 타협을 못하고 견해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항상 자기가 제일이란 고질병을 고치지 못하고 훌륭한 지도자를 만들고 받들 생각을 못하고 자신이 스타가 되려고 악을 쓰는지 그것이 한인들 개개인의 특별한 DNA 때문인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특성 때문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미국을 선택한 한인들은 개척정신을 발휘해 양보와 타협과 사랑을 중시하는 문화를 삶의 철학으로 정착해야 훌륭한 Korean American이 될 수 있고 빛나는 미국시민으로 영광을 누리게 될 수가 있을 것이다. 인생 87년간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과 단체들과 인연을 맺고 보고 겪고 느낀 점이니 이해해 주기 바라면서 애틀랜타를 통해 만나게 된 인연들을 돌아보고 회상하면서 미국을 선택한 동포들의 무한한 영광을 기원한다. 인생은 짧고 인생사는 순간 순간이 하나의 예술이고 연극이다. 애틀랜타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