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래(人-8획, 7급)
*지낼 력(止-16획, 5급)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널리 배우고 넓은 세상을 두루 다녀 봐야한다. 왜 그럴까? 먼저 ‘來歷’이란 한자어의 속뜻을 속속들이 알아 보고 난 다음에 그 이유를 찾아보자.
來자는 보리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이삭을 그린 것으로 ‘보리’(barley)가 본래 의미다. 그런데 이 글자가 ‘오다’(come)는 의미의 낱말과 음이 같아 ‘오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예가 잦아지자, 본뜻은 麥(보리 맥)자를 따로 만들어 나타냈다.
歷자는 ‘발자국 지’(止)가 의미요소이고, 厤(다스릴 력/역)은 발음요소다. ‘발자국’(a footprint)을 남기는 모든 행위, 즉 ‘지나다’(pass) ‘겪다’(undergo) ‘다니다’(go to and fro) ‘넘다’(go over) 등을 나타내는 데 쓰인다.
來歷은 ‘지금까지 지내온[來] 경로나 경력(經歷)’이 속뜻이다. ‘부모나 조상으로부터 내려오는 유전적인 특성’을 이르기도 한다. ‘대머리는 우리 집안 내력인 것 같다.’가 그러한 예이다.
명나라 때 ‘전칠자’(前七子)의 한 사람으로 유학의 기학(氣學)을 집대성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왕정상(1474-1544)이란 학자가 남긴 말을 옮겨 본다. 맨 앞 문제의 답을 될 수 있을 듯하다.
“널리 배운 다음에 잘 간추릴 수 있고,
두루 겪은 다음에 요체를 알 수 있다.”
學博而後可約,
학박이후가약
事歷以後知要.
사력이후지요
- 王廷相.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