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칼럼] 13억 달러의 횡재

August 02 , 2022 11:11 AM
사설/칼럼 뉴스칼럼 13억달러의 횡재

지난 몇 주 미 전국을 일확천금 열기에 빠트렸던 메가 밀리언 복권 당첨자가 드디어 나왔다. 일리노이 주 복권국은 지난 주말 잭팟 당첨 티켓이 시카고 외곽 데스 플레인스의 스피드웨이 주유소 겸 편의점에서 팔렸다고 발표했다. 

당첨금이 무려 13억3,700만 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거액인 이번 잭팟 당첨확률은 3억2,500만분의 1. 

수많은 사람들은 복권 사들고 며칠간 달콤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직은 누군지 알려지지 않은 행운의 주인공은 당첨금을 향후 30년 간 연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 한꺼번에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현금 수령 시 각종 세금을 제하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것은 7억8,050만 달러. 집 사고 빚 갚고 여행 가고 부모형제들에게 인심 좀 쓰고 … 평소 돈 없어 못하던 것들을 원 없이 하고도 남을 액수이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상상조차 못하던 것들을 살 수도 있다. 평소 자동차를 좋아했다면 1963년형 페라리 GTO를 살 수 있다. 단돈 7,000만 달러. 조용한 섬 생활을 해보고 싶다면 바하마의 블루 아일랜드를 살 수 있다. 7,500만 달러. 미술 애호가라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을 사다 거실 벽에 걸어둘 수도 있다. 다빈치 작품이 마지막으로 거래되었던 2016년 크리스티 경매 가격은 4억5,000만 달러였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해진 횡재의 주인공은 그러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거액의 당첨금을 탔다는 소문이 나는 순간 세상이 그를 가만두지 않기 때문이다. 친척들은 물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사돈의 팔촌들이 몰려들어 손을 내밀고, 온갖 불행의 주인공들이 도움을 청하는 편지들이 우편함을 메우고, 돈을 뻥튀기 해주겠다는 사기꾼들이 벌떼처럼 몰려드는 것이 거액 복권 당첨자들이 예외 없이 겪는 일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로토 당첨을 비밀에 부치고, 로토당국에 모습을 드러내지 말라고 조언한다. 변호사나 재정전문가를 고용해 그들을 대신 보내고, 철저하게 익명으로 남으라는 것이다. 메가 밀리언 당첨금이 역대 최고였던 2018년 15억 달러 잭팟 당첨자는 아직껏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이라는 사실 외에 알려진 게 없다. 주 복권당국이 익명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역시 25만 달러 이상 당첨자는 본인이 원할 경우 익명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 현금 수령을 원할 경우 60일 이내에 복권국에 알려야 하니, 당첨 티켓을 한명이 구입했는지 여럿이 공동구매 했는지 정도는 알려지게 될 것이다. 

거액의 복권 당첨은 행운인가. 어느 정도의 여윳돈은 누구나 원하는 바이지만, 사람마다 돈을 담을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 감당 못할 규모의 돈이 쏟아지면 돈은 결국 저주가 되기도 한다. 태산 같은 돈 위에 가뿐히 올라앉으면 행운, 돈의 무게에 짓눌리면 저주가 된다. 

횡재가 횡액이 된 대표적 예가 2002년 파워볼 잭팟 당첨자인 앤드류 위티커 케이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사업가로 잘 살고 있던 그는 당시로서는 미국 최대 당첨금이었던 3억1,500만 달러를 손에 넣었다. 이후 2020년 72세로 사망하기까지 그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돈을 요구하고, 알콜과 도박 중독에 빠지고, 가족 비극이 이어졌다. “그 티켓을 찢어버렸어야 했다”고 그는 생전에 후회했다고 한다. 

로토에 당첨되면 익명으로 남을 것, 재정 전문가를 고용할 것, 몇 가지 호사는 누리되 평상시와 다름없는 삶의 태도를 유지할 것 - 그래야 횡재가 복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음번 잭팟에 당첨될 경우에 대비해 잊지 말고 기억해 두었다가 반드시 실천하자.

 

Copyright ⓒ 한국일보 애틀랜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