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1996년 코리아 가든에서 맥스 크릴랜드 상원의원 재선을 위한 후원행사에 참석했는데 행사 때마다 계속되어온 코리아타임은 또다시 재연됐다. 주최측은 맥스 크릴랜드 의원을 초청해놓고 1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했다. 참으로 몰상식한 무지한 행위다. 그 뿐만이 아니다. 참석한 사람들이 너무 적어 상원의원 보기가 민망했다. 그동안 정치참여를 부르짖고 미국화를 외친 유명인사들과 지도자들은 무엇때문에 참석치 못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사정이 있겠지만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앞으로 주최측은 오늘과 같은 어처구니없고 비상식적인 행사를 다시는 재연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나는 미국정치인들과 특별한 관계도 없고 맥스 크릴랜드를 알지도 못하고 그가 상원의원이 돼야 한다는 특별한 이유도 없다. 참석하게 된 이유는 코리언 아메리칸으로서 그에 대해 알고 미국을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할 행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칼럼니스트인 관계로 기고할 소재를 찾기 위해 참석했는데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알게 됐다.
오른팔과 두 다리가 없는 불구자인 맥스 크릴랜드 상원의원이 휠체어를 타고 왼손 하나만 가지고 모든 일을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처리하면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았다. 불구의 몸으로 모든 역경들을 용기와 인내로 극복하고 미국을 위한 대 정치인으로 성장한 그는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한 위대한 주인공이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좋은 조건과 환경인 데도 불평과 시기와 질투 아니면 조상의 탓 사회의 탓만 되풀이하면서 방황하기 때문이다.
맥스 크릴랜드 의원이 남 모르게 겪고 이겨낸 고충과 아픔은 건강한 사람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힘든 역경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가 당선되기를 바라지만 무엇보다 나는 그 사람의 정신력과 생활철학에 크게 감탄을 하고 인간은 노력 여하에 따라 무한한 승패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우리는 그분의 고귀하고 위대한 정신력과 의지와 노력을 깊이 깨닫고 배워야 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존경하고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게 만든 맥스 크릴랜드 상원의원의 투지를 찬양하고 그가 재선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게 적극 돕고 지원하기 바란다. 우리 한인들도 사회와 국가를 위해 참여하고 가슴을 펴고 이 땅에서 잘 살 수 있게 청치 참여와 모금행사도 적극 동참해야겠다. 남의 일처럼 외면한 채 말로만 정치참여를 외치고 떠들지 말고 적극 참여해 정정당당하게 흑백을 논하고 상대의 견해도 이해하고 존중하는 코리언 아메리칸들이 돼야 할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들이다. 그 때문에 서로 의지하고 돕고 살아가면서 어우러져 살게 돼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맥스 크릴랜드 상원의원의 인간승리를 깊이 깨닫고 헤아리면서 사회를 위한 일에 적극 동참해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