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모세(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밝은 햇살 무늬가 화사하게 수놓아지는 봄날의 분위기 그윽한 창가에는 실내악 이중주의 감미로운 선율이 흐르고 있다.
베토벤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는 일명 Spring(봄) 소나타로 후세 사람에 의해 명명된 실내악(Chamber Music) 곡이다.
바이올린의 주선율에 의해 약동하는 봄날의 밝은 햇살 무늬가 투명한 피아노 선율 위에서 싱그럽게 명징한 세계를 이루어내고 있다.
봄날의 서정과 낭만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발랄한 표정의 이중주(Duo)는 환상적이고 절묘한 앙상블(Ensemble)이다.
지난 1월 28일 칼럼에 실린 <밝은 햇살 흐르는 창가에서>의 글을 읽은 <고전 음악실> <인문학 교실>의 한 회원(지인)으로부터 순수한 감성이 묻어나는 답신을 받았다.
# “선생님! 안녕하세요? 시간은, 그 자체의 힘으로 보여줄 수 없고 단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움직이는 어떤 다른 것에 의해서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고… 독일의 철학자 ‘소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해 봅니다.”
“늘 시간을 선용하시고 사색하시며 더 좋은 글을 위해 몰두하시는 선생님의 아름다운 하루하루의 단상을 봅니다.”
“햇살 좋은 어느 날, 따스한 커피와 내 속으로 호흡하듯 들어오는 아름다운 음악에 의한 설렘의 기쁨과 행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선용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값진 삶의 품격(질)을 이끌어 내지요.”
“오늘 아침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 ‘쇼팽’의 Piano Concerto No.2 제2악장 Larghetto가 가슴에 따뜻하게 와 닿는 밝은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늘 관심과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인의 삶의 가치추구와 통찰이 묻어나는 지혜로운 삶의 적용은 순수한 영혼과 따뜻한 내면의 맑은 울림이 있다. 언제나 그의 진지하고 간결한 문체에는 특유의 열정이 깃들어 있다.
음악과 문학으로 소통하며 서로의 사유체계와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주고받는 대화에서 확신하게 된다.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이 인간관계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 긍정적인 감정의 기여도가 배려하는 마음과 함께 고결한 인품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진정성으로 예의를 갖춘 인격적 존중이 고귀한 관계를 지속할 수 있고 지인으로서 발돋움이 가능할 수 있지 않겠는가?
‘베토벤’과 오스트리아 황제의 동생 ‘루돌프’ 대공과의 우정의 세계가 그러했다. 음악 애호가인 루돌프 대공과 베토벤은 18년의 연상인 사제의 관계이었다.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남다른 우정은 서로를 향한 존경심을 품고 있어 지인의 관계를 평생 유지할 수 있었다.
나폴레옹의 침략 전쟁 속에서 탄생한 우정의 피아노 소나타 <고별>과 전쟁이 끝난 후 재회의 기쁨을 노래한 <대공> 피아노 삼중주는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었다.
존경과 우정의 기쁨이 배어있는 우아하고 기품있는 곡이다. 인간관계가 지향해야 할 품격을 지닌 아름다운 모습이 이러하리라.
인간관계에서 서로의 마음을 움직여 가는 힘은 진솔한 사랑의 감정이 아닌가.
사랑의 감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감을 누릴 수 있는 기쁨의 축복을 감사한다.
이 순간 사랑의 환희로 피어나는 발랄한 표정과 밝은 햇살 무늬처럼 흐르는 감성의 이중주가 따사롭기 그지없다.
지인과 삶의 가치추구를 함께하는 귀한 만남의 세계에는 신선한 생명력이 살아나고 있다.
삶의 경이로운 생명력이 약속하는 눈부신 향연의 선물은 성숙한 인격체로 발돋움하게 한다.
영혼의 그윽한 숨결과 밝은 햇살 무늬의 이중주가 화사하게 내면을 물들이는 희열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