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행복한 아침] 새롭 듯 살아보는 것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1-14 08:06:01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김정자(시인·수필가)

 

아침에 창을 열면 여느 때처럼 풍경은 변함없이 여전한데 달력만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아직은 2022라는 숫자가 낯선데 짐짓 들이닥친 한파로 몸을 움츠리게 된다. 움츠렸다 도약하면 더 멀리 뛸 수 있듯이 숨 고르기 시간을 얻어낸 것으로 마음을 달래고 보니 잘 했다 싶기도 하다. 비워야 채울 수 있듯이. 

새해 첫 시간, 창조주 앞에 단정하게 앉았다. 입술에서 찬양이 그치지 않게 하시고, 햇살, 바람, 비, 꽃과 나무, 만상의 아름다움에도 감사하며 감탄하게 하시고, 나이가 무거워 갈수록 자리잡게 되는 지혜와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으로 삶을 잔잔하게 이끌게 하옵소서. 묵상 끝에 뒤늦게야 깨달은 염원처럼 뜨거운 소망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새롭 듯 살아보라는 신호탄처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해야 할 때가 있다. 돌아보면 그리 큰일이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암담 함을 맛볼 때, 주위에 드러나지 않은 실수와 허물로 잠을 설치기도하고 숨고 싶을 땐 조용히 거울 앞에 선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앞으로 잘하면 되잖아. 먼저 나에게 다가가고 따뜻하고 너그러워지자고 마음을 동그랗게 모으다 보면 어느 새 활짝 열리는 마음이 대견하고 달콤하다. 엇갈렸던 판단이나 생각을 인정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아야 새롭 듯 살아보는 지름길로 다가설 수 있을 게 아닌가.

특별한 재능이나 가진 것의 부피가 그리 크지 않더라도 멋진 삶을 일구고 있는 정도는 되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담론하는 말들을 주의깊게 들으려 한다. 일상 가운데서나 간혹 농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심오한 삶의 진수가 보석같은 반짝임으로 발견되기도 했으니까. 

생각이 잔잔하고 평화로우면 어딜 가든 즐거운 구석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여러 양상의 만남 중에는 예쁜 꽃밭 같은 행복이 숨겨져 있기도 하고 왈츠 같은 진솔한 평안도 숨겨져 있다. 이런 저런 만남 가운데 만날수록 마음이 멀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만남을 거듭할수록 끌리는 사람이 있기도 한다. 유난스레 다가오지만 이유없이 뒷걸음질 하게 되는 사람도 있음이요, 소소한 만남에서 어느 날 문득 흙 속의 진주같은 존재임을 발견할 때도 있다. 이럴 때면 언뜻 이런 멋진 사람이 될 순 없을까 하는 갈망이 일렁이며 탐해보려는 꿈을 꾸게 된다. ‘새롭 듯 살아보는 것’에 집중 하자며.

어쩌다 만나도 쉽게 마음을 나누고 싶은 사람, 해를 건너 만나도 자주 만난 것 같은 사람. 뮤지컬 공연 티켓이 생기면 함께 관람하고 싶은 사람, 어쩌다 떠나는 여행에 동반하고 싶은 사람으로 떠올려지는 사람, 소문난 맛집을 방문할 일이 생기면 동행하고 싶은 사람이고 싶다. 때로는 모래톱을 만들기도 하고 급류에 휘말리기도 했던 삶 속에서 낙담의 이야기가 희망의 이야기로, 갈등의 이야기를 화해의 이야기로 전환하는 기능 보유자로 ‘새롭 듯 살아가는 것’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권력과 명예, 부와 사치를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은 깨끗한 사람이요 그런 것들을 가까이 하더라도 물들지 않는 사람은 더욱 깨끗한 사람이라 했다. 관계를 저울질하는 일이며 권모술수를 모르는 사람은 마음이 높은 사람이요 그런 것들을 이미 알고 있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더욱 마음이 높은 사람이라 했다. 인생은 밥을 먹고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보람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라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기쁨과 아픔, 외로움과 그리움, 슬픔과 환희, 질곡과 구원의 대 서사시가 여울지고 어우러지며 그려낸 오케스트라다.

새해가 새로움을 향한 진취적인 삶을 요구하는 것 같아 ‘새롭 듯 살아보는 것’을 표어로 삼으며 날마다 새로워지는 길을 열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교 의식은 사절하며, 하루들의 눈금에서 속도감 보다 꾸준함으로 가야할 터이다. 완벽은 아닐 수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제어가 아닌 추구의 청원을 던져본다.

불확실한 미래를 하루 앞당겨 오늘 하루만 살아보는 것으로 영생을 맛보며 살아 갈 것. 은혜의 전시장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증언하는 중보자 임을 잊지 말 것. 스스로가 창조주의 작품 임도 잊지 말 것이며 벽돌을 쌓아 집을 짓는 것 같이 누군가의 정성어린 손길로 하여 지금껏 세워져 가고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음을 기억할 것. 여기까지 그만 접기로 해야겠다. 보람의 추수가 흉작은 아니어야 하겠고 이 또한 욕심으로 덧날 우려가 있기에.

새해에는 독자님들께 기쁨을 전하는 메신저로 ‘새롭 듯 살아가는 것’에 플로팅 버튼을 누르며 책동하듯 부추겨 보리라.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자신만의 정답은 필요한 것이니까.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의와 칭의(Justice And Justification, 마Matt. 5:6)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마 5:6). 예수님은 목적이 이끄는 삶(Purpose-driven Li

[한자와 명언]  備 考 (비고)

*갖출 비(人-12, 5급) *생각할 고(老-6, 6급) “계획은 ○○가 없으면 실패하고, 사업은 ○○가 없으면 패망한다.” 공란에 적절한 말은? 먼저 ‘그 표의 비고란에 적어 놓

[조윤성의 하프타임] 패배의 고통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
[조윤성의 하프타임] 패배의 고통에 너무 매몰되지 말라

20세기 막바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세기말적 현상들 가운데 하나는 ‘정치의 종교화’이다. 정치가 점차 합리적 판단과 이성의 영역을 벗어나 믿음과 맹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삶과 생각] 위대한 미국인 장학재단(GASF)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 10월 31일 위대한 미국인 장학재단(박선근 이사장)은 제2회 장학생 모집과 선발에 관한 기자회견을 했다. 선발신청은 2024년 1

[시와 수필] 희망은 삶에서 누린 가장 멋진 축복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희망은 한마리 새영혼 위에 걸터 앉아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며그칠 줄을 모른다. 모진 바람 속에서 더욱 달콤한 소리아무리 심한 폭풍도많은 이의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란 무엇인가?

최선호 보험전문인 흘러가는 세월이 끝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과학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명제이기도 하다. 그만큼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전문가 칼럼] 이번 가을의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이 특히 중요한 이유

연례 Medicare 공개 등록 기간은 2024년 10월 15일부터 2024년 12월 7일까지입니다. 또한 주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 (State’s Health Insurance

[벌레박사 칼럼] 가을철 벌레 관리는 이렇게…

벌레박사 썬박페스트 콘트롤 비즈니스를 오래 하다보니, 아침에 일어 나면 자동적으로 TV를 켜고 그날의 일기예보를 본다. 비즈니스 특징상 그날의 기온이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비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