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뉴스칼럼] 시몬 바일스의 미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8-12 08:08:08

뉴스칼럼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연기된 후 무관중으로 치러져 “비현실적이고 가장 이상했던 대회”라 불렸던 2020 도쿄올림픽이 17일 동안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8일 폐막됐다. 세계인들의 우려 속에 치러진 올림픽은 일단 큰 불상사 없이 끝났고 그런 가운데서도 많은 특별한 순간들이 있었다.

 

올림픽은 거창하게 인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내셔널리즘이다. 특히 정치적으로 올림픽을 활용하려는 국가들은 대치 유치 경쟁에서부터 올림픽 승부에 이르기까지 승리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그래서 올림픽 성적과 순위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올림픽에서는 공식적으로 메달 집계와 순위 산정을 하지 않는다. 거의 흔적만 남은 올림픽 정신이나마 지키겠다는 마지막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비공식적인 올림픽조직위의 메달과 순위 집계방식은 ‘메달 합계 방식’이다. 금메달과 은메달 그리고 동메달에 차이를 두지 않고 전체 메달을 합해 순위를 매긴다. 반면 한국 등 일부 나라들은 금메달을 우선시하는 ‘메달 가치 방식’으로 순위를 따진다.

 

그런데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올림픽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태도가 예전 올림픽을 볼 때와는 많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전체 메달집계와 순위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선수들의 성적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지 않는 의연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다. 경기에 패하고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

 

선수들 역시 올림픽 자체를 즐기려는 모습들이 확연했다, 특히 젊은 세대 선수들은 메달을 따지 못했음에도 향상된 기록 자체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스스로를 칭찬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올림픽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인식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반면 같은 동북아 문화권인 일본과 중국은 여전히 올림픽 내셔널리즘에 깊이 빠져 있었다.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에 머문 일본 선수들은 경기 후 눈물을 흘리면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에서 두 번째 베스트임에도 여전히 죄송하다고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 선수들의 이런 모습을 보도했다.

 

중국의 올림픽 내셔널리즘은 한층 더 극성이다. 일본에 패해 은메달에 머문 선수에게 많은 중국인들은 “배신자”라고 비난을 퍼붓는 등 비방과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믿음에 빠져있는 과잉 민족주의자들에게 올림픽 메달 수와 색깔은 국가의 자존심인 것이다.

 

그래서 올림픽위원회가 메달 색을 구분하지 않는 방식으로 순위를 집계하는 것은 더욱 바람직해 보인다. 여러 심리 연구들을 통해 동메달을 딴 선수들이 느끼는 통상적인 행복감은 금메달에는 약간 못 미쳐도 은메달리스트보다는 훨씬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상대에 선 선수들의 표정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 행복론’을 가장 극적으로 증명해준 선수는 미국의 체조전설 시몬 바일스였다. 리우 대회에서 금메달 4개와 동메달을 목에 걸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6개를 싹쓸이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바일스. 하지만 정신건강 문제로 거의 모든 종목을 기권해야 했다. 용기를 내 마지막 경기인 평균대에 출전한 바일스는 경기를 훌륭히 마치고 3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환한 미소로 “날 위해 했다. 그저 경기를 치를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꼭 누구를 꺾거나 이기는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를 극복해내면서 성장하는 것 또한 위대한 성취라는 것을 동메달을 목에 건 바일스의 밝고 행복한 표정은 말해주고 있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애틀랜타 칼럼]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는 마음

이용희 목사 “나의 실패에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 외에는 아무도 없다. 나 자신이 바로 나의 큰 적이요, 비참한 운명의 원인이다.” 이 말은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되어 있던 프랑스

[독자기고]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매김 한 K-컬쳐
[독자기고]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매김 한 K-컬쳐

김대원(애틀랜타 거주) 요즈음 케이 팝과 한국의 민요인 아리랑 그리고 구곡간장을 녹이는 판소리를 배우고 싶어하는 10대 20대의 젊은 외국인들이 대단히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온

[법률칼럼] DACA, 2026년 현재와 미래… 드리머들의 선택은 무엇인가

케빈 김 법무사 2012년 시작된 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는 미국에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입국한 서류미비 청년들에게 추방을

[행복한 아침]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들

김 정자(시인 수필가)   하루 일상의 시작은 식사준비에서 시작된다. 매일 설거지하고 치우고 닦기를 번복해도 그리 표시가 나지 않는데 며칠만 손을 놓으면 당장 뒤죽박죽에 난장판 일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초여름인 6월의 날씨는 밤새 내린 비로 인해 봄날의 산들바람처럼 싱그럽다.빗물 머금은 풋풋한 신록의 나무 잎새는 부드러운 바람결에 하늘거리고 있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7)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17)

대대적인 디지털 대전환 선언: 사회보장국(SSA)의 운영 혁신과 은퇴자 가이드종이 없는 모바일 SSN 도입, 24시간 디지털 서류 제출 등 대고객 서비스 개편 총정리 천경태 (금융

[신앙칼럼] 폭염의 향성: 솔라 피데(Tropism in the Sweltering Heat: Sola Fide, 마태복음Matthew 26:3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서론: 믿음의 향성(Tropism of Faith)프랑스 작가 나탈리 사로트(Nathalie Sarraute)는 자극에 끌려 미세하게 반

[추억의 아름다운 시] 나무들

조이스 킬머 나는 결코 볼 수 없으리나무처럼 사랑스러운 시를 굶주린 입으로단물 흐르는 대지의 젖가슴을 물고 있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잎새 무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삶과 생각] 한국전 기념 및 헌화행사
[삶과 생각] 한국전 기념 및 헌화행사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 이사장 프랭크 브레이크)가 주최한 한국전 기념 및 헌화 행사가 지난 7월 24일 엄숙히 거행됐다.1992년부

[수필] 뒷짐 진 삶에게 던지는 질문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평소 같으면 골프를 치고 돌아와 가방만 슬쩍 던져놓고는 조용히 제 할 일을 하던 과묵한 남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현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