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은 2회, 전두환도 2회로 동점을 기록했다. 나머지 한국의 대통령들은 모두 1회로 그쳤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의 커버스토리 주인공으로 등장한 횟수 말이다.
그 타임 커버스토리들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시절에서 박정희의 유신시절, 전두환의 5공, 노태우의 6공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부정적이기 일쑤였다.
관련된 군사정권 시절의 에피소드 하나. 타임지에 대통령이나 정권에 부정적인 기사가 실린다. 그러면 보도검열이 가해지고 그 부분은 까맣게 지워져 시판됐었다.
금지하면 호기심은 더 증폭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정보에 목마른 사람들이 찾는 곳은 미 해외공보처(USIA)였다. 거기에서 삭제되지 않은 원본 타임지 기사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정권관련 배드 뉴스는 입소문을 타고 오히려 증폭됐었다.
문민정부시절이후 타임지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인가. 박세리, 안정환, 손흥민에서 방탄소년단에 이르기까지 등 한국을 빛낸 인물들도 자주 타임의 커버스토리에 등장해왔다.
그 타임의 커버스토리에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했다. 2017년 5월15일자 아시아판에 ‘협상가(THE NEGOTIATOR)’란 타이틀과 함께 실린 것이 그 첫 번째다.
그리고 ‘마지막 제안(Final Offer)이란 제목과 함께 2021년 7월5일자에 또 다시 등장한 것. 그러니까 문민정부시절이후 한국대통령으로서는 2회 등장이란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 사실로만 감격한 것인가.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타임 인터뷰를 한 사실을 커버스토리 표지사진과 함께 공개,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이후 약 4년 2개월 만에 미국 주간지 ‘타임’(TIME)과 인터뷰했습니다.”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문 대통령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널리 알리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그런데 그 홍보 전략이 그렇다. ‘제정신으로 한 것인가’, ‘얼굴이 화끈 거린다’ 등등 비판이 들끓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도 문 대통령의 타임지 인터뷰를 놓고 파문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very honest … very enthusiastic [and] one with strong determination)”,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a good idea of what is going on around the world)”고 평가했다.
바로 이 발언과 관련해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문 대통령은 반 인륜범죄자로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잔인한 독재자를 칭찬함으로써 북한정권의 인권 유린에 눈감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
타임의 커버스토리는 김정은 옹호에만 매달려온 지난 문재인 정권 4년에 대해 혹독한 비판,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다수 관측통들이 문 대통령의 그 같은 접근방식을 ‘망상에 가깝게(verging on delusional) 보고 있다’고 인용한 부분이 특히 그렇다.
한 마디로 ‘실패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큰 문 대통령은 그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더 필사적으로 김정은에 매달리고 있지만 북한도 그 문 대통령을 냉대, 김정은과의 만남을 가망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타임지는 문 대통령은 오직 북한, 그것도 김정은에게만 꽂혀 미국과 중국의 정면 대결양상으로 변해가는 국제정세는 물론 국내정세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문 대통령은 타임지 커버스토리에 세 번 이상 등장하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아마도 가능하지 않을까.
‘문 대통령은 임기 말 검찰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코노미스트지 보도였던가.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