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이 국민을 향해 총을 마구 쏘는 만행을 조국의 언론과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단체들과 언론 및 종교계가 자신들의 신변의 안전과 이해 관계 때문에 눈치만 보는 현실을 더이상 볼 수가 없어 1987년 6월8일자 세계일보에 기고했던 글을 소개한다.
““조국 민주화에 모두 참여를” 지금 미국 각 도시 교포사회에서는 민주화를 부르짖다가 무참히 죽고 탄압 받고 짓밟히고 피해를 당하는 동포들을 위해 한인사회 각 단체들이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군사독재 반대 투쟁을 하고 있고 워싱턴 DC 에서는 군사정권 반대 행진까지 펼치고 있는 실정인데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무엇 때문에 남의 일처럼 물건너 불구경하듯 외면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5·18 광주사태가 어떻든 또 서울이 최류탄 연기 속에 휩싸이든 말든 상관이 없단 말인가. 50개가 넘는 한인교회들은 왜 구국기도회 한번 못 하는지 답답하고 질식할 지경이다. 하기사 피치못할 이유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조국의 민주화와 5·18 광주의 비극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종교계는 조국 동포들을 위해 기도하고 애통해하고 구원의 손길을 펼쳐야 할 책임이 있다. 필자는 교회에 갈 때마다 목사님이 조국을 위한 기도를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원했다. 하지만 조국에 대해선 전혀 말이 없다. 미국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한국 군사독재의 만행과 참상이 크게 보도되는 실정인데 성인군자도 아닌 우리는 침묵은 금이요 은이요 하면서 입을 다물고 가소롭게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궤변을 토하고 있다. 개중에는 울분을 참을 수가 없어 애를 태우며 애틀랜타 한인사회도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고통받는 동포들을 위해 동참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애틀랜타는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이 있고 인권과 민주주의 신봉자인 지미 카터 기념관도 있다. 우리도 나서야 한다.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모금운동을 전개하자. 정의롭게 민주화 투쟁에 적극 동참하고 역사의 대열에 동참하자. 그리고 먼 훗날 후세들에게 우리도 1987년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힘을 합치고 투쟁했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도록 참여하자.
비록 몸은 미국에 있어도 조국의 불행과 고통을 외면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조국의 비참한 현실을 무시하고 애틀랜타 숲속에서 새들과 함께 태평하게 콧노래를 부를 수는 없다. 조국의 안위와 발전을 외면하는 무지한 한인들이 되고 말 과오를 범하지 말자.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동참하며 하나남께 기도하자. 고난 속에 고통받고 있는 동포를 위한 참여는 은혜로운 하나님의 뜻이다. 27년 지속된 군사정권은 끝나야 되고 끝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