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졌다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알뜰살뜰 악착같이 돈을 모으면 또다른 사업의 실패로 알거지가 되는 굴곡의 가시밭길이 닥치니 죽을 지경이다. 장사가 안되고 손님이 없으니 종업원 눈치까지 봐야 할 정도다.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벼라별 망상을 거듭하는 우울증이 생겨 이층 난간으로 달려가 뛰어내려 죽고싶은 충동이 몇번인가 나를 괴롭혔다. 모자라고 바보같은 생각이라고 자제하면서 만약 그렇게 죽는다면 아내와 가족은 어찌하고 세상 사람들은 나를 얼마나 한심한 놈이라고 비웃을까. 그리고 한국의 친지들과 방송국 친구들은 미국이 좋다고 떠들더니 결국 그 꼴이 되었구나 하겠지라는 벼라별 상상을 다 하다보니 죽을 용기조차 없다.
또 몰 책임자를 찾아가 임대계약을 해약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월세를 낼 형편이 안되기 때문이다. 집 융자도 낼 수가 없게 됐다.
고민 끝에 토우회 회원 토니 남과 이진기씨를 찾아갔다. 그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7마트 ‘Factory Outlet’ 싸구려 잡화 상점을 7개씩이나 운영하는데 사업이 잘 돼 나에게 몰 장사가 어려우면 자기네와 같은 7마트를 해 보라며 장소만 정하면 모든 것을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염가 상품을 대량 취급하는 유태인 회사와 거래를 하면서 물건을 1개월 이상 외상으로 구매하고 가격도 특별 대우를 받아 장사를 잘 하고 있다. 또 신용이 두터워져 그들이 소개하면 유태인 회사에서 1개월 이상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 할 수가 있다. 그들은 7마트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장소 선택의 중요 사항과 또 7마트라는 상호도 사용하게 해주겠다고 해 자본이 없는 나로선 더이상 좋은 기회가 없어 아내와 의논을 했다.
North Gate 몰에 있는 상점은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그것을 팔고 아내가 Town & Country 몰 장사를 운영하고 나는 새 사업 장소를 찾기로 했다. 최악의 경우 월세와 융자금은 안 내고 버틸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휴스턴 일대는 토니 남과 이진기씨 등 다른 사람들이 다 찾이하고 있어 인근 소도시까지 헤매다가 조지아 애틀랜타를 생각하게 됐다. 1974년 더블린에서 가발장사를 할 때 애틀랜타를 자주 간 일이 있는데 숲속에 자리잡은 남부 중심 대도시가 무척 호감이 갔었다. 그리고 애틀랜타에는 KBS -TV 에 있던 김지니씨가 부동산업을 하고 있으며 탤런트 출신 김용석씨가 세탁업을 하면서 한국어 방송도 하고 있고 또 휴스턴에서 한방원과 건설업을 했던 이상근씨가 애틀랜타에서 고려 한방원과 고려건설을 하고 있는데 그와 나는 형님 동생하는 사이라 일단 새 사업 장소를 애틀랜타로 결정 할 계획을 세웠다.
그 당시 휴스턴-애틀랜타 왕복 컨티넨탈 항공사 특별 할인 요금이 $99.00이라 부담없이 애틀랜타로 새 사업을 위한 장소를 찾으러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