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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제2부  미국 이민 정착기-60회  : 사면초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1-27 14: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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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고급 백화점들과 전국 유명 체인 분점들은 재정도 충분하고 단골 손님들도 형성 돼있어 사업에 큰 지장이 없는데 나같은 소상인은 있는 돈 다 털어 시작한 사업이라 여유 자본이 없다.  무엇보다 실패의 원인은 물건을 잘못 선택한 때문이다.

처음부터 중류층 손님을 위주로 한 물건을 선택해야 될 것을 고급 손님을 위한 고가 상품을 취급한 것이 큰 잘못이다. 고급 유명상품을 찾는 손님들은 유명 백화점이나 유명 상점을 선호하고 우리같은 상점은 완전히 외면했다. 그리고 보통 중류 이하 고객들은 우리 상점을 돌아본 후  비싼  물건들만 있기 때문에 자기네와는 맞지않는 상점이라고 생각하고 등을 돌리게됐다.  손님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모르고 고급 몰에서 100불, 1000불이 되는 가방과 상품들을 쉽게 팔아 큰 돈을 벌겠다는 허황된 욕심과 꿈이 실패의 원인이다.  바보같이 후회하고 뉘우쳐도 소용없고 증산층을 위한 물건으로 바꾸려 해도 돈이 없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할텐데 묘안이 없다.  상점문을 닫아도 월세를 내야 되고 파산을 하려고 해도 다른 몰에 상점이 있고 집도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참고 기다리며 책을 읽고 신문을 보며 심사숙고했다.  정치, 사회, 문화, 경제, 연예, 스포츠, 만화까지 다 읽는 고통스런 순간에  뜻밖에 일본 여성들이 와 비싼 가방들을 샀다. 최선을 다해 친절을 베풀고 10퍼센트 할인을 해 주었다.  일본 고객은 고맙다는 인사를 계속하면서 일본여성 특유의 예의를 다해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를 표했다. 사실 나는 일본을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증오하는 측에 속한다.  그런데 내코가 석자가 된 때문인지 약삭빠른 이기적인 상혼때문인지 일본사람들 전체를 미워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사람을 칭찬하면 친일파가 되는 것인지 헷갈리고 복잡하다.  

여하튼 고객은 왕이다.  하루종일 손님을 기다려야 하는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길이 없다.  그런데 또 날벼락이 발생했다.  미국 최고의 붐타운으로 호황을 누리던 휴스턴이 하루아침에 불황이 닥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오일회사들이 모여있고 회사마다 멕시코만 해저 유전을 채취하기 위해 거금을 물쓰듯 투자해 수 많은 하청업체들과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는데 오일회사들이 별안간 석유생산을 중단했다.  이유는 중동 전쟁이 끝나 질 좋고 싼 원유가 넘쳐나 더이상 비싼 해저 원유를 채굴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해저 원유 채굴 회사와 하청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파산하게 돼 기술자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고 떠나게 되고 주택과 건축회사 융자은행들도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됐다.  그 여파로 모든 사업이 몸살을 앓게 되고 나는 더욱더 어려운 사면초가의 고통을 겪게 됐다.  나에게 또 험한 명암의  아리랑 고개가 닥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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