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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스마트 세상 카톡 유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7-11 17: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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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의 용감한 선언을 읽은 적이 있다. 스마트폰과의 단절을 선포하고 제일 먼저 알람시계를 마련했다고 한다. SNS 앱을 모두 지우자 늘 부족하다고 느껴왔던 시간이 얼마나 허탈하게 쓰여졌는지를 절감하며, 소중한 시간을 오염시켰다는 죄책감에서 풀려나기 위해 독서에 열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잔잔한 박수를 보냈다. 일찌감치 스마트폰 유해성을 인지하고 인터넷 이메일로 필요한 소통을 일구어내고 있다. 딸내들과 오가는 이메일 속엔 사랑과 위트, 풍자와 유머가 넘쳐난다. 때론 글 소재를 얻기도 하는 이메일 기능의 훌륭함과 정겨움에 이미 많은 찬사를 보내고 있음이다. 

현대문명의 총아 디지털 미디어가 소통의 순기능 못지않게 역기능 도구로 오용되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문명의 이기가 인류역사에 끼친 것 중 전화기만큼 친밀한 것도 없지 않을까. 하지만 문명의 이기를 편리 함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 보다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고달픔을 엿보게 된다. 

디지털 문화권이라 자부하면서 마음이 실리지 않은 문자를 주고 받는 것으로 밀도 있는 친밀감이 느껴질까. 기계문명에 의지하면서까지 허허로움을 상쇄해보려는 시도가 절실하도록 필요한 것일까. 종일 핸드폰을 손에 들고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는 동안 과연 얼마만큼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일까. 핸드폰으로 문자를 나누면서도 인생들은 마음의 공허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 변형된 대화 형태라서 유대감이 줄어든 것일까.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 보다 온라인 의사 소통을 선호하는 것이 이즈음의 세태이다. 온라인 의사소통은 최소한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느낌 때문일까. 어쩌면 편집과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일까. 마주 앉은 대면한 사람과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야 하고 대화를 구사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온라인 소통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서로의 반응을 요구하지 않는 관계는 얼마나 모순적인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서로의 훈기를 느끼고 관심을 주고 받으며 상대를 충분히 이해해야 올바른 관계의 정립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스마트폰의 카톡 유감 또한 마찬가지. 때로는 관계에 치명상을 입히기도 한다. 길을 걸으면서도, 식당을 들렀어도, 심지어는 지하철에서도, 모든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결같이 스마트 폰을 들여다 보고있다.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마주 보아야 하는데도 시선은 엉뚱한데에 두고있다.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겪어야하는 외로움이 이미 현대인의 고질로 등장했다. 

 

스마트폰 능력 범위는 상상을 초월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라서 이미 관계 단절이 쌓여가고 있다. 24시간 밀착된 채 항상 곁에 두지만 소통 단절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아이러니컬의 속성이 있다. 

스마트폰은 시간을 조각나게 만든다. 사실 핸드폰은 닫혀있을 때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분리하는 일을 진행하고 대화를 변형시켜 가고 있다. 핸드폰이 침묵할 때도 대개의 사람들은 핸드폰에 열중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냉담할 정도로 스마트 폰으로부터 방해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차단해버리는 일도 서스럼없이 해낸다. 항상 대기중이어야 한다는 강박감과 조바심에 매여버린 터라 스마트폰은 이미 여섯번째 손가락이 되어버렸다. 전자 장비를 밀착하고 생활하다 보면 뇌의 피로도가 가중될 뿐 아니라 불면증까지 초래하게 된다. 

 

이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교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부모의 70%가 실리콘밸리의 IT 개발자들이었고, 스티브 잡스는 자녀들에게 이어폰과 아이패드의 사용을 권하지 않았다고 한다. 컴퓨터나 스마트 폰, 태블릿, 디지털 기기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필수로 하며 모든 기기들이 인류의 삶의 패턴을 바꾸다시피 했지만 느리고 오랜 사색과 실패를 딛고 기획되었다는 사실을 깊이 고려하는 현대인이 되었으면 한다. 

스마트폰이 생산되기까지의 과정에서 환경공해로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 핸드폰이 빚어낸 중독 증상으로 수많은 인생들의 영혼이 메말라가고, 뇌가 감당해야 할 일들이 방치와 퇴화로 인격이 무너져가고 있다. 전화번호 암기도 계산도 포기해버린지 오래다. 디지털 치매에다 스마트폰 증후군 확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과유불급 이다. 매사에 정도가 지나치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편지나 전화로 때론 전보로 소식을 알리고 소통했던 아날로그 시절이 그립다. 현대는 소통기기로 가득 채워져 있지만 소통부재로 인한 부인할 수 없는 갈등 요소들로 하여 외로움을 안고 산다.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김 없이 카톡 소리가 정적을 깨기 마련이지만 인류의 외로움 강도는 깊어지고 있다. 스마트 세상의 카톡 유감이다. 부디 인터넷, 이동 통신 기기 등 다양한 매체들이 따뜻한 느낌의 의사 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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