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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최의 마음의 풍경] 영혼의 선율을 따라가며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0-06-11 16:16:13

최모세,칼럼,문학회,마음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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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자가 격리 상황에서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고전 음악 감상은 새로운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고전 음악 감상은 코로나를 이겨낼 지혜로운 시간이 아니겠는가? 

코로나 상황에서도 소소한 즐거움으로 영혼의 고향을 찾아가는 고귀하고 유익한 시간(여정)이었으면 더없이 좋겠다.

삶의 고달픔에 지친 몸과 정신적 긴장을 풀어 (영혼을 달래) 줄 싱그러운 음악이 있다.

모차르트의 영롱하게 빛나는 음악의 향연이다. 

모차르트의 <교향적 협주곡: Sinfonia Concertante. E플랫 장조. K364>을 듣는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는 것은 그의 사랑의 감정으로 충만했던 삶과 그가 겪었던 고통을 내 삶 속에서 마음이 순화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되리라.

이 곡을 연주한 러시아의 바이올린의 대가(비르투오소)인 아버지 다비드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hk. 1908-1974)와 아들 이골 오이스트라흐(Igor Oistrahk.)는 대를 이은 바이올린 연주자이다. 

이 곡을 녹음할 때는 아버지가 비올라를 담당하고 아들이 바이올린을 하도록 배려한 부성애가 느껴져 숙연해진다.

이 곡은 부자간에 사랑의 감정과 마음의 심연에서 흘러나오는 순수한 열정의 교감이 깃든 아름다운 연주가 되고 있다.

모차르트는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을 날렸지만, 바이올린 연주 실력도 뛰어났다.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에게서 바이올린 연주를 배우고 성장한 모차르트는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 곡을 작곡하라는 수차례 걸친 독려에 힘입어 다섯 곡의 바이올린을 작곡하게 된다. 다섯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서 제3-4-5번 곡은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곡들이다.

<교향적 협주곡 K364>도 바이올린 협주곡 못지않게 아름다운 선율의 곡이다. 

제2악장은 두 명의 독주자가 빚어내는 순백한 영혼에 이르는 조화의 선율이 왠지 슬프다.

모차르트의 정결한 영혼에 깃든 선율을 따라가는 많은 바이올린의 대가와 비올라의 명인들이 협연한 연주가 있다.

오이스트라흐 부자의 다정다감한 앙상블인 이 명연은 음악사에, 있어서도 매우 귀중한 (영국 데카) 녹음이다.

물론 아들 오이스트라흐는 아버지 명성에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아버지 후광에 의하여 국제무대에 설 수 있었다.

“바흐”의 <두 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아버지 오이스트라흐가 제1 바이올린을, 아들 이골 오이스트라흐는 제2 바이올린을 맡고 있다. 이 연주도 앙상블이 뛰어난 명연에 속한다.

1995년에 바이올리니스트 “이골 오이스트라흐”의 내한 공연이 “호암 아트 센터”에서 있었다.

이골 오이스트라흐와 피아니스트 반주자 부인과 함께 하는 바이올린 소품 독주회이었다.

그 때에 필자는 모차르트 음악 평론가이신 화가 신동헌 선생님과 함께 독주회를 감상했었다.

클래식 음악의 멘토이신 신동헌 선생님께서는 연주가 시작되자 맨 앞 좌석에서 연주 실황을 드로잉(Drawing) 하고 옆 지정 좌석으로 돌아오셨다.

그날의 레퍼토리 중에 모차르트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K304> 연주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젊은 모차르트의 사랑의 숨결이 느껴지는 연주에 마음이 뛰놀기 시작했다. 청초하고 풋풋한 이 곡이 내뿜는 싱그러움이 열정적인 연주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필자도 바이올린을 연주하셨던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던 소년 시절이 있었다.

아버지는 휴일이나 저녁 시간이면 바이올린 연주를 하셨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던 베토벤의 <미뉴에트>를 연주하실 때는 황홀함에 넋을 잃곤 했었다.

6.25 한국전쟁 종전 후 집안 사정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는 어린 동생들과 가족의 식량을 사기 위해 분신처럼 여기던 바이올린을 팔고 귀가하셨다. 

아버지는 상실감에 매우 허탈해서 구슬프게 노래를 부르시던 모습이 지금도 잊히지 않고 있다. 

‘훗날 어른이 되어 돈을 벌어서 아버지에게 바이올린을 사서 드려야겠다’라고 어린 나이에 다짐했었다. 그 꿈을 실현할 능력이 되었을 때는 애석하게도 아버지께서는 곁에 계시지 않았다.

오랜 염원은 손자에게 바이올린을 사주는 보상심리로 작용해 가슴 아픔이 승화되었다. 

(한국 에세이스트 사 2014년 11-12월 격월지 58호. 신인 문학상 수상 작품. 바이올린 이중주로 등단)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우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때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저절로 뜨거워진다. 나의 어깨에 바이올린을 살짝 얹어주며 활을 잡아주시던 아버지의 부드러운 손길과 자애로운 눈빛이 살아나고 있다.

지금 아버지 나이보다 훨씬 많은 날을 살아온 나의 레코드(CD) 컬렉션에는 바이올린 연주가 거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 시절 아버지와 바이올린을 통해 교감했던 사랑의 감정과 영혼의 감미로운 선율을 따라가는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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