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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산책 길의 격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9-01-05 20:20:30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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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달리 겨울 비가 잦다. 마치 침묵의 소명을 감당하듯 때론 안개비처럼 때론 눅눅한 아지랑이가 되어 소롯소롯 자분자분 내리고 있다. 잠시 멈춘 빗길 사이로 스톤마운틴 공원 산책길을 서둘러 나섰다. 차갑지만 싱쾌한 겨울 바람이 뺨을 스친다. 겨울 산야의 아름다움이 극치의 에술이라 하고 싶을만큼 나목의 비움이 성스럽기까지 하다. 입성이나 얼굴을 다듬지 않고서도 쉽게 나설 수 있는 걸음이라 더욱 좋다. 산책길은 나를 발견하게 하는 누림을 겸할 수 있음이라서 누구에게나 마음의 위로를 안겨주고 계절마다의 색감으로 평안과 치유를 나누어준다. 수림과 산야와 호변이 트레일코스가 되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반겨주고, 기다려주고 있기에 자연의 최대한의 효용을 마음껏 누리고 자유를 즐기고 충족하게 풍요로움을 채울 수 있는 겨울 산의 산책길이 더 없이 의미롭다. 자연의 풍요로움은 모든 인생들에게 주어진 공평한 선물이라서 선뜻 손을 내밀고 반기는 자만이 귀한 선물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른한 봄 날의 일렁임은 봄 날만이 지닌 자연의 물결이요, 혼미할 정도로 내려쬐는 햇살의 무더위와 초록의 난무 또한 여름날 만이 배풀 수 있는 위안이요, 결실과 성숙과 보람으로 물든 화려한 자연의 변화를 마음껏 펼쳐보이는 것 또한 가을날 만이 가진 에너지의 폭발이요, 고요와 내려놓음과 만상의 비움 또한 겨울 날이 인생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이요, 침잠 속에서 움트는 생명을 느끼고 경험케 해주는 가장 소중한 계절이라서 계절 중에 가장 다사로운 햇살 같은 계절이라 하고 싶다. 

수 없이 걸어온 산책길이지만 만날 때 마다 익숙한 모습이 아닌 끝 없는 변화로움으로 거듭 변신해가는 공원의 정서를 깊은 심호흡으로 자연과의 혼연일체를 시도해 본다.계절마다 자연의 순환에 거역하지 않으려는 몸짓이지만 어쩌면 일정한 리듬과 하모니에만 머무르지 않으려는 칭얼거림이 언뜻 보일때도 있음은 계절을 느끼고 품으려는 마음 영역에 따라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일게다. 어떠한 규칙에 의해 시간이 적용되고 계절이 바뀌고 사람이 만들어낸 월력과 년수를 따라 세월을 느끼고 얼떨결에 노후를 맞는 생의 얼개를 당연한듯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있음에 한톨의 의혹이나 반론을 펼 염두도 없이 여상스레 흘러온 셈이 된다. 계절의 흐름을 자연계의 움직임이란 이론에만 그치지 않고근원적으로 지닌 자연의 거대한 힘을, 자연이 인간에 끼치는 에너지원을 산책 길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을 나누고 싶음이 조밀스레 밀려든다. 산책을 나서고 숲길을 걷는 동안 몸과 마음이 느끼고 누리는 정서에 변화가 일기 시작하고 만상의 변화무상한 색감의 전이에 함께 물들어감을 서서히 인지하면서 일상에서 짓눌린 고단한 심성을 치유받으며 하루들을 견디어낼 에너지를 재충전 받는 은혜를 겸하게 됨도 산책길에서 얻은 격려로 받아들인다.

산책길이 베풀어 주는 위안과 평안은 일부의 무디어진 심성을 일께워 주기도 하거니와 인성의 변화에 까지도 영향력이 번짐으로 사람을 바꿀 수도 있다는 희망이 엿보이기도 한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변화를 지켜보는 눈썰미까지 더욱 섬세해짐도 축복이리라. 도시 인들의 누적된 긴장까지도 느긋하게 해결해주는 산책길의 의로움이 모두 내려놓고 다 비운 겨울 날이라서 더욱 돋보인다. 자연의 힘과 그 영향력을 더 설명해서 무엇할까. 자연은 논리와 이론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라서 자연을 통해 일상을 다스릴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자신을 발견해갈 수 있는 지름길임을 새삼 절실함으로 깨닫는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자연은 가장 진지하고 가장 편안한 친구이자 절실한 도우미요 후원자이다. 겨울나무의 사랑은 봄 날의 기적을 만들고, 산책하는 행동은 인생의 재생을 꿈꾸게 하고, 비오는 날의 산책은 목화솜 같은 구름을, 햇살에 눈을 찌푸렸던 기억을 따라 하늘을 휘이둘러 날아오르게 만들기도 한다. 비가 개운하게 그치지 않은 날의 산책길은 발걸음이 하나의 풍경에만 머물지 않고 젖어있는 산야와 들길에서 만나지는 또 다른 풍경을 담아두느라 분주해진다. 깊숙히 숨겨져있다 불쑥 솟아나는 정체불명의 힘으로 인해 만상이 탱탱해지는 활력이 느껴진다. 서성거리는 바람소리도 축축해지는 날, 마음까지 차분해지고 왠지 모르게 자꾸만 더 걷고 싶어진다. 시야가 더욱 투명해진다. 젖은 빗길이 발산해내는 빛과 빗줄기가 투영해내는 빛과의 오묘한 만남의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어쩌면 메마른 감성까지 적셔주느라 천천히 빗줄기를 거두어들이나 보다. 산책 길에서 만난 빗소리는 예사롭지않은 새로운 기운을 일깨워준다. 촉촉히 젖어든 산책길인데 마치 맑은 날을 만난 것 같이 포실포실 발걸음이 가벼웁다. 도심에서 만난 비오는 거리와는 상거가 다른 신선함과 새롭고 무구한 산뜻함이 풍긴다. 내밀한 맑은 기운이 감돈다. 비와 더불어 산책을 즐기고 싶은 감성이 오래도록 머무를 것 같다. 겨울날, 그것도 비가 그치지 않은 날의 산책길이 어쩜 이리도 포근함을 안겨줄까. 산책이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도 산책 길의 격려가 있었기 때문일게다. 오래도록 격려와 같이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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