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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돌아보고...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9-01-04 2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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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버지니아 사는 조카 딸의 결혼식에 참석차 갔던 길에 워싱턴 D.C에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아내와 함께 관람했다. 이 박물관은 1980년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이 설립한 홀로코스트 위원회의 보고서를 토대로 연방정부에서 박물관 설립을 승인해서 1993년 4월 21일 설립되었다. 나는 그동안 과연 히틀러가 600만명의 유대인을 집단 학살했을까 하며 반신 반의 하고 있었는데 막상 박물관을 관람하고 나니 의구심이 사라져버렸다. 무엇보다도 그 규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모두 4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일단 1층에서 출발하면 4층까지 오로지 전진만 해야 하며 중간에 빠져나올 수 없게 설계되어 있었다. 전시관에는 희생자들이 남긴 12,750점의 유물과 중간 중간에 70개의 비디오 모니터, 4천 9백만 페이지의 고문서 기록, 8만 점의 희생자들이 죽은 현장의 사진, 20만 점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사진, 9천명의 생존자의 육성녹음이 있어서 희생된 사람들을 어떻게 학살했는지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설치해 놓았다.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은 히틀러는 1933년부터 1945년까지 파란 눈을 가진 아리안들의 정통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또 세계의 금융계를 장악하고 이자놀이로 남의 피를 말리는 유대인들을 없애야 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반 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극악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일설에 의하면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증오한 이유는 1차 대전 이전 그가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예술대학을 다니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 짝 사랑하던 독일 여인이 돈 많은 유대인과 결혼하는 것을 보고 격분해서 그 이후 유대인들을 증오하게 되었다는 설과 히틀러의 모친이 유대인 의사의 실수로 죽었다는 설 등등이 있다.  그 사실도 일부 작용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1994년 Ralf Georg Reuth 라는 독일 역사가 겸 언론인이 쓴  “Jewish Hatred; cliché and reality” 를 읽어보고 그 숨겨진 진실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진짜 이유는 그 당시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독일은 패전국으로 연합국과 체결한 베르사이유 조약에 의거해서 엄청난 배상금을 배상했으며 그 이후 금싸라기 같은 알 삭스 로렌 지방을 프랑스에 넘겨 주어야만 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1929년 미국 발 대공항이 유럽을 강타하면서 국민들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실업난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결과 자유주의 자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바이마르 공화국이 1933년 무너져버리고 독일 경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되었으며 국민들은 하루 먹거리를 해결하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 그런데 1919년부터 1933년 당시 독일에 있던 은행과 언론의 절반이 유대인들의 소유였으며 증권시장과 백화점도 거의 유대인들의 손에 있었다고 한다.  독일 국민들은 숨을 죽이고 자신들의 경제적인 파탄상태를 일거에 전환시킬 수 있는 어떤 영웅적인 메시아를 갈구하고 있었다. 

히틀러는 그런 국민들의 목마름을 등에 없고 혜성같이 등장한 실패한 오디세우스였다.  그는 안톤 드렉슬러가 1919년에 만든 나치당에 입당했으며 뛰어난 설득력을 가진 웅변가로서 국민들을 나치당의 슬로건으로 응집시킨 결과 1934년 권력을 한 손에 거머쥔 독일의 총통이 되었다. 그는 오스트리아를 합병하고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를 점령했으며 1941년 구 소련연방을 침공했으나 결국 1945년 5월 9일 소련이 베를린을 점령함으로 히틀러의 침략전쟁은 막을 내렸고 그는 자살로 비극적인 종말을 고했다.  

전 세계에 홀로코스트 박물과 메모리얼은 130개에 달한다.  박물관을 나서면서 왠지 나는 좌절감 혹은 열등의식(?) 같은 걸 느꼈다. 자신들 조상의 뿌리를 찾고 고스란히 보존하려는 그들에게는 끊이지 않는 민족혼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민족은 어떠한가?  우리의 고대사는 중국에, 근대사는 일본에 왜곡당하고 제국주의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서 말 할 수 없는 성적학대를 받은 수 십 만에 달하는 우리 어머니, 할머니들에 대해서 나는 과연 진지한 물음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왜 우리는 워싱턴에 소박하게 나마 정신대 할머니 박물관을 만들 수 없는 것일까? 솔직히 부끄럽기만 하다.  한말의 선비인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잃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고했다. 

후로리다에서 김대원  Jkim7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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