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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칼럼〉 페루에서 보낸 광란의 6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06-30 18:18:53

기고ㅏ윤의숙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나는 죽을 수에 간다는 이사도 많이 했고, 여행도 많이 했다. 산전,수전,공중전을 치르며 살았기에 이제는 한자리에 앉아 푹 쉬며 살아야지 했는데, 갑자기 친구가 페루를 가자고 한다. 호기심에 가기로 했다. 페루 수도 라마에서 조식을 마치고, 1시간반 동안 비행기 타고 쿠즈코(CUZCO)에서 고대 잉카문명을 보고, 다시 5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해발 2800m 우밤바(URBAMBA) 지역에 도착했다. 광란의 밤을 보내자 떠들어 대던 사람은 자기 방으로 사라졌다. 시골 마을의 축제는 밤을 꼬박 새워 폭죽을 터트리고 떠들며 밤을 지새웠다.  오늘은 산전을 치르는 날이다. 밤을 꼬박 새우고 그 유명한 마추피추(Machu Picchu)에 도착했다. 산을 올려다 보니 큰 버스 모양이 산이 낳은 애처럼 들러 붙어 있었다. 처음엔 못생긴 케이블카인줄 알았다. 우리는 그 산행 버스를 탔다. 버스는 외길에다 옆은 낭떠러지인 높은 산을 운전 자랑이라도 하듯 앞으로 질주하다가, 또 다른 버스를 만나면 비켜 주려고 뒤로 질주하며 곡예 운전을 했다. 이 버스 기사는 모든 사람들이 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게 만들었으니 천국에 갈 것이다. 아마도 산 이름이 마주치면 피하라 하여 마추피추인가 보다. 고산증을 걱정하며 4000피트 높은 곳을 돌아 모았다. 태양의 신전, 감옥 등 잉카의 유적을 둘러보며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이 높은 곳에 과학도 설명 못할 만큼 정교하게 돌 축대를 쌓은 기술! 감탄이 절로 나온다. 스페인이 쳐들어와 은을 다 빼앗아 가고, 훼손을 안 했더라면 지금 더 잘 살 수 있었을 나라였다. 내가 번개 불에 콩 구워 먹듯 잽싸게 구입한, 손으로 짠 화려한 스웨터는 지금 내 옆에서 잠을 자고 있다. 오늘은 사막전이다. 버스를 타고 사막 사이로 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쓰레기들을 고속도로에 버리라고 한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고속도로로 쓰레기 차가 지나가며 치우는 것이 비용 절감 정책이란다. 한참 사막을 가다가 어느 차고 같은 곳에 주차를 하곤, 모자 날라가지 않게 하라고 해 지금부터 긴장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았다. 9인승 사파리 차에 몸을 단단히 묶으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기사가 운전대에 앉자 마자 나는 잡을 수 있는 것들을 양손에 감아 쥐었다. 서서히 모래 산을 오르기 시작하더니 사파리 차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쓰러질 듯, 술 취한 듯 산길을 오르더니 내리막 길이 되자 차가 경련을 하며 몸을 뒤틀기 시작한다. 한참을 그러더니 산 봉우리에 멈춰 섰다. 차에서 내려 샌드보드에 엎드리라고 한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 밑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분간이 안 된다. 이곳까지 왔으니 죽기 아니면 살기의 각오로 타고 내려오니, 마스크 안에서 페루의 모래가 어석어석 씹혔다. 점점 경사가 심해지고, 길이도 길어졌다. 세 번째 사막 낭떠러지를 타고 내려오니 이젠 사막 트레킹도, 샌드보드도 자신이 생겼다. 남쪽과 북쪽이 바뀐 이곳은 사람이 거꾸로 서 있어야 할 것 같은 데, 방향이 내가 살던 곳과는 완전 반대다. 태양신이 피곤하다며 동쪽으로 진다. 오늘은 배를 타고 수전이 시작된다. 3억마리 물새, 펭귄 등을 보려고 떠난다. 태평양 바다를 퉁퉁 날아 30 분쯤 가니 비릿한 냄새와 허연 산에 새들이 즐비하게 앉아 있고, 야행성인 물개는 낮잠을 잔다. 산이 허옇게 덮은 것은 그들의 배설물이다. 배설물을 수출하고,관광으로도 돈을 번다. 그들도 많은 세금 내고 사는 것이다. 오늘은 공중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저울에 달렸다. 현대과학이 풀지 못한다는 신비의 나스카 지상 그림을 보려고 경비행기를 타려니 균형을 맞추어야 한단다. 비행 기장이 한국 말로 소리소리 지른다. ‘왼쪽 아래 그림 보시요, 오른쪽 아래 원숭이 그림 보시요’. 페루 하늘에서 고추 먹고 맴맴을 했다. 그 옛날에 외계인이 내려와 그린 것일까? 난 이젠 산전, 수전, 공중전, 사막전까지 모든 광란을 치른 셈이다.

<애틀랜타 칼럼> 페루에서 보낸 광란의 6일
<애틀랜타 칼럼> 페루에서 보낸 광란의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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