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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시간의 무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12-19 08: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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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자(시인 수필가)      

 

12월도 겨우 열흘 남짓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12월은 우리에게 무엇으로 오는가’라는 질문 을 비켜설 수 없는 세밑이라 시간 유속을 유독 유난스레 느끼게 된다. 한 해라는 시간이 삽 시간에 지나가 버린 듯 넓은 운동장에 홀로 남겨진 것 마냥 삭막한 한기가 스민다. 하루들이

이어지면서 남겨진 시행착오와 친숙한 노하우들이 쌓이고, 시간이 남긴 흔적과 여운이 평온 하게 스며들고 있음을 지켜보면서, 한 해 동안 스쳐간 작고 평범했던 순간들이 모여 순간 속의 영원을 살아가고 있었음에 감사가 깊어진다. 한 해 동안 올려드린 기도는 더욱 간절 해지고 기다림은 다시금 기다리는 삶으로 이어져갈 것이다. 바로 한 해 전, 설렘과 그리움을 품은 을사년이라는 선물이 얼마나 고마웠던가. 일상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송구 영신 매듭을 목전에 두고 본의 아니게 무턱대고 보내 버린 한 해의 시간을 만회해야 한다는 재촉이라도 받은 듯 괜스레 부산 해진다. 12월은 끝과 시작이 맞닿아 있기에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다가 올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의 혜윰을 다시금 마음에 두게 된다.  

 

시간의 물리적 간격은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시각 사이의 간격을 정의한다. 시간은 시간 사이 길이를 의미하지만 중력이나 상대 속도에 따라 시간 흐름이 달라지기에 절대치 시간은 존재 할 수 없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태양은 매일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진다고,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지만 실은 태양 주위를 지구가 돌고 있는 것처럼,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에 시간 역시 편의상 만들어 놓은 것으로 실제 과거, 현재, 미래가 한꺼번에 존재하는 4차원에 사는 우리에게는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40대는 40마일, 60대에는 60마일 로 달려가는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 더라는 것이다. 아침 기상 양치질을 했는데 어느 새 취침 양치질 할 시간 간격이 그렇게 가까울 수가 없음이다. 시간 읽기 난독증처럼, 시간 자체가 밸런스를 잃어버린 것 같다. 해서, 시간 앞에 충실하라는 충언으로 받아들이며, 삶의 균형을 위해 잠시 멈출 줄도 알고 아울러 재 충전 기회로 만들어 가려 한다. 

 

가끔 과학이 더 발전하면 영화처럼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 다. 이론 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과거로는 돌아 갈 수 없다는 답을 우리는 이미 갖고 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잃지 말자’고 ‘어린 왕자’ 저자 생텍쥐페리가 강조했다. 유용한 메시지로 받아 들여야 할 뿐더러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자신을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이다.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을 등한시하는 것은 지금을 낭비 하는 것으로 기회 상실의 지름길로 작용한다. 분 초를 값지게 여길 줄 아는 후회 없는 시간 관리자가 되자는 것이다. 삶의 결과와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간은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을 유념한다면 정결하고 단정한 올바른 시간의 무늬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무늬는 나이테처럼 연륜의 표징일 수도 있겠지만 삶의 모습 따라 세월 흐름과 변화 의 시각적 형태 표현이요, 시간이 만들어낸 세월의 자국이다. 시간이 남긴 역사 흐름이라 일컬을 수도 있겠지만 시간의 덧없음과 무상함이 시간의 무늬로 남겨 지기도 한다. 성에 낀 유리창에서도 발견되기도하고, 노인의 표정에서도 세월 무늬는 가득 하다. 끝없이 펼쳐진 바닷가 모래사장에도 시간의 무늬가 난무하고, 바위 틈 이끼 또한 시간의 무늬라 할 수 있겠다. 고궁이나 문화재를 탐방할 때면 시간이 새긴 무늬의 함축적인 멋을 만나기도 한다. 시간의 무늬가 남긴 세월의 흔적은 서정적이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포된 깊음과 포괄 된 암시 같은, 넌지시 비추어 주는 향기까지 품고 있지만 실속 없음이 드러나기도 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은총이다. 시간의 가치를 깨닫고 그 소중함을  잊지 않는 마음 가짐 이야말로 각자의 생애를 읽어가는 잣대요, 척도이자 지표가 되어 주기도 하지만 선명한 무늬를 남기게 되는 것도 간과할 수 없음이다. 시간의 무늬는 역사의 기록 이요, 시간을 살아온 흔적이요 자취이다. 삶의 잔재가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희미한 잔영 까지도 무늬로 남겨 진다. 생의 존재성을 완수해가는 순간순간에도, 우리들에게 필수적인 고마운 시간으로 영원까지 존재할 것이다. 세월이 베풀어주는 지나간 시간도, 다가 올 시간도 우리네 여정을 완성으로 향하게 해주는 보루가 되어주고 있다. 시간은 금이요, 시간은 쏜 살 같다.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한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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