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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내 마음의 보석 바다야, 바다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8-18 09:00:22

박경자, 시와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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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전 숙명여대미주총회장)

 

바다야, 바다야/하늘 빛 물감으로/헹구어 낸 정갈한 머리 카락/바다를 본사람은/물을 보지 못한다/바다는/크나큰 그리움/잊은 줄 알았는데/푸른 두루마기 입은 선비님/뚜벅 뚜벅 파도 되어 걸어오네/하늘 빛 잉크 풀어/아직 쓰다 남은/내 생의 편지 바람이 쓰고 간다./억겁의 세월 달려온 파도야/남 태평양/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옛 선비님/구름 하늘 바람 데리고/푸르디 푸른 바다에/사람의 가슴을 풀어 시를 쓰고 있었다/연 초록 물결 사이로/하이안 산호초가 이를 들어내고/오색 물고기들이 집을 짓는다/지구를 창조한 신이/남태평양의 푸른 바다에 뿌려 놓은/사마귀 같은 섬들 하늘 빛, 물빛, 열대의 야생 화들/남태평양의 섬들은 지구 별에 때묻지 않은 사람들/천연의 바람 소리, 맑디 맑은 원시림이다/일을 하지 않아도 천연의 과일들이 집 주변에 열려 있고/열대 꽃들이 사철 푸르른 라바, 라바 꽃 향기 흐르는 섬나라/팡고팡고는 내 마음의 보석으로/마음이 스산한 날 바다야, 바다야 찾아 나선다.

내 나이 27세 꽃다운 나이에 남태평양의 팡고팡고에 5년을 살게 되었다. 남태평양에는 이름 없는 수많은 섬들로 사람이 사는 곳은 수바섬, 타이티 섬 들로 주로 새들의 서식지, 무인도가 대부분이다. 가까이에는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가 잘 알려진 육지의 섬들이다. 난 대학 시절 섬머 샛 모음 단편 ' 레인이란 소설속에 남태평양 섬 사모아 섬의 아름다움을 읽으며 내생에 단 한 번만 가 보고 싶다는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태고의 바다, 그 갯 비린내 나는 때묻지 않는 보석 같은 아름다운 세상이 이 지구별에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항복했었다. 지구 별 화약고 같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누가 숨기어 놓았는가! 푸른 대양 속에 보석 같은 섬들을…

가난한 보릿고개 시절 우리 젊은이들이 찿아 나선 원양어선 참치 잡이 기지로 유명한 곳이 기도하다. 난 주일이면 해변으로 나가 커피, 도넛을 준비하여 선원 예배를 인도하기도 했었다. 이글 거리는 적도의 태양에 피부가 흑인처럼 우리 선원들의 모습이 지금도 가슴 시리다. 아름다운 남태평양 섬 나라에, 우린 가난 때문에 폭풍에 휘말려 배가 송두리째 사라 진 아픔도 수없이 겪었다. 오늘의 우리 조국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수많은 젊음이 생명 바쳐 희생한 대가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팡고팡고 항구에는 우리 선원 묘지에 묻힌 300여기가 넘는 조국의 젊은이가 고향에 돌아 가지 못한 채 묻혀 있다.

남태평양의 한국인 선원 묘지/끼욱 ! 끼욱 ! /고향 하늘 나는 물새한마리/한을 우는 물새 한마리/그리운 고향 하늘 나른다/오늘도 그날처럼 성난 파도는 울고/해풍에 씻긴 비석 하나/낯선 땅, 파도 소리에 잠든 넋이여/열아홉 살 보릿고개/가난이 한이 되어 원양어선 선원이 되어/바다에 묻힌 한의 넋이여! /너를 보낸 조국은 너무 잔인 했었다/그리움, 한의 못내 파도에 울고/한의 물새 한 마리 고향 하늘 날으네/그리움, 못내 파도에 묻고/아름다운 꽃 향기, 레이 꽃 피는 섬마을에/다시 태어나 거라/바람처럼/하늘처럼/산호 섬 스치는 고운 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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