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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촉석루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7-28 08:57:45

박경자, 시와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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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 없이 강호에 쏘다닌 지/몇 날이나 되었던고?/시나 읊고 다니며 이제 다시/높은 누각에 올라보네/하늘을 가로 질러 날던/빗방울 일시에 그치니?/눈앞에 들어오는 긴 강물/영원히 흐르네/지나간 일 까마득한데/둥지 튼 학만 늙었고/나그네 마음 울렁거리는데/들판의 흰구름 떠가네/번화로운 일 시 짓는 사람/헤아릴 바 아니니/한바탕 웃으면서 말없이/짙푸른 물가만 굽어보네(퇴계 시, 촉석루에서, 1843년 쓴 시, 퇴계 선생 문집에서)

지금부터 200년전 조국의 유명한 학자가 쓴 시라, 읽어 보려 해도 한문이 쉽지 않은 나에게 수박 겉 핥기 일수 밖에 없다.

다시 옛 시를 찾아서 퇴계 시풀이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퇴계 전서 ' 그 시를 접하는 순간 한문이 막혀 눈이 캄캄해 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한글 번역을 읽으면서 학자이면서 이렇게 섬세하고 맑은 시를 쓰신 퇴계 선생님 시에는 지금 시에서 느낄 수 없는 맑고 단순함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는 본디 마음이 간사한 사람은 쓸 수 없다는 옛 글에서처럼 시대를 초월한 문자 이전에 '맑음'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쓰여 진 시 라야 한다. 

옛 시를 읽으면서 현대 시의 난해함, 철학적인 언어의 묘사들, 시인도 알 수 없는…

시는 세상에 시를 다 읽나? 시는 사람들의 가슴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퇴계 선생님 시를 읽으며 그 시의 맑음에 감동한다. 한자에 눈먼 나같은 사람에게도 퇴계 선생님의 그 인간적인 체취가 느껴져 눈시울이 흐려진다.  학문의 길에 왕도가 있겠는가?  맑고 단순함, 사람을 기뻐하는 어린아이가 숨어 있어야 한다.

“삼천리 밖에서 한 조각 구름 사이 밝은 달과 마음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오”

별말 없어도 마음은 마음으로 통하고 정은 행간에 고인다. 그렁그렁 눈물이 맺혀 있을 친구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음의 감동이란 어려운 문자가 왜 필요한가?

요즘 감동 어린 책 중에 103세 여의사의 이야기가 화두다. 그녀는 지금도 매일 100여명의 환자를 보고, 시를 쓰고 계신다. 그녀의 글 중에---애리조나 사막에 선인장들이 비오는 그 가시들이 황홀한 춤을 추고 있다는 감동의 시다.

이 찜통 더위에 가시 밭 선인장들이 빗방울을 가시에 매달고 무지개 빛 춤을 추고 있다니 ---

103세 할머니의 가슴에 누가 던져 놓았는가 --

그 아름다운 예술가의 감동의 혼을 –

 

퇴계 시풀이를 다시 읽으며

'온고 지신’ 옛 시를 읽으며 내 눈이 다시 뜨인다.

어렵다고 덮어 두었던 옛 선비의 시, 그 단순함, 맑음, 어디서 다시 찾을 것인가 –

 

대장부는 큰 절개를 귀하게 여기지만/평상시에 그것을 아는 것은 어렵다네/아아! 세상 사람들이어/삼가 높은 벼슬을 사랑하지 말라. (퇴계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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