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시와 수필] 파블로 네루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6-09 09:40:02

박경자, 시와 수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나를 찿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 인지 강에서 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

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것들로부터

격렬한 불속에서  불렀어,

 또는 혼자 돌라오는데 말야

 그렇게 얼굴없이 있는 나를 

그건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고 있었어,

열이나 잃어버린  날개,

또는 나름대로 해보았어

그불을

해독하며,

나는 어렴풋한 찻줄을 썼어

어렴풋한 , 뭔지 모를  순전한 넌센스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지혜

그리고 문득 나를 보았어

풀리고

열린

하늘을 ,

유성들을,

고동치는 논밭

구멍뚫린  그림자

화살과 꽃과 불들로

들쑤셔진  그림자

휘감아 도는 밤 , 우주를 

 

그리고 이세미한 존재는

그큰 별들 총총한 

허공에 취해

신비의 

모습에 취해

나 자신이 그 심연의 

일부임을 느꼈고

별들과 더블어 굴렀으며

내 심장은 바람에 풀렸어 .      ( 시 파블로 네루다 , 칠레 국민 시인 ,노벨 문학상 수여    )

 

내 나이 열일곱 살  고 2 때 였나 보다 .세계 역사 시간 , 선생님이  흑판 가득히  이름도 모를 나라 수도를 가득히 적어 놓고  다외우라고  하셨다.

창밖엔  갈잎들이 흩어지는 날 , 갈 잎새들이 쓰고 간  시나 읽으라 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 지구 촌 이름도 모를 나라 수도는 뭣 때문에 외우라는지 --

창밖 낙엽을  보다 벌을 선  기억이  지금도 가슴에 생생히 남아 있다. 해가 저믄 들길에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길이 보이지 않던 날들이 내 인생 길에는

왜 그리도 많았는지 --- 바람부는 날, 심장은 바람에 풀렸고 , 그 땐 삶이 너무 아팠다. 내 영혼속에서는 뭔가 알수 없는  격렬한 불꽃들이  타고 있었고 한치의 앞날도 보이지 않았다.

열린 하늘 그 하늘의 유성들 , 휘감아 도는 밤하늘의 유성들속에 , 이 작은 나하나가  무단히 지구 별에 홀로 내던져 진   고독의  그림자들 ---

그런 얼굴없는 나를  건드리는 건 시였다.   시는 쓰는게 아니라  눈먼 나를 -- 내영혼속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없는 소리였다.

그 순수한 지혜,  그냥 언어 없는 언어였다. 풀리고 , 열린 , 하늘을 , 휘감아 도는 유성들의 별밭을 맨 발로 걸어 헤맸다. 

홀로 길없는 길을 헤매다가   나를 부르는 그 환한  소리 없는 소리 , 시였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삶과 생각] 고 이순재 원로 국민배우

지천(支泉) 권명오 (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날 연기생활을 함께 했던 이순재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머나먼 미국 애틀랜타에서 살고 있는 나는 고인의 명복이나 빌

[추억의 아름다운 시] 향수

정지용 시인​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해질 무렵)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질화로에 재

[수필] 편지 한 장의 미학
[수필] 편지 한 장의 미학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샬럿에 사는 친구가 보낸 소포가 도착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공기 포장지로 꽁꽁 싸맨 유리병 속 생강 레몬차, 일회용 팩에 담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파트 D 약값 절약 전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파트 D 약값 절약 전략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 파트 D는 처방약 보험으로, 오리지널 메디케어 가입자나 일부 어드밴티지 플랜 이용자가 별도로 가입해 약값을 보장받는 제도다. 그러나 약값은 플랜에 따라

[애틀랜타 칼럼] 내 탓이라고 말하라

이용희 목사 우리가 일을 하다가 어떤 실수를 저질렸을 때 간혹 구실을 들어 변명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어떤 관용이나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7편 : 자선 기부 (Charitable Contribution) 소득공제, 어떻게 변경되나
[박영권의 CPA코너] 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 - 새로운 세법 풀이 제17편 : 자선 기부 (Charitable Contribution) 소득공제, 어떻게 변경되나

박영권 공인회계사 CPA, MBA 2026년부터 자선기부 공제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표준공제를 적용하는 납세자도 일정 한도 내 현금 기부에 대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법률칼럼] 영주권·비자 거절이 곧바로 추방 절차가 되는 시대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들어 USCIS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에는 영주권이나 비자 신청이 거절되더라도 일정 기간 재신청을 고민하거나, 자진 출국을 준비할 수 있는

[행복한 아침]   안녕 11월이여

김 정자(시인 수필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다 품고 있는 11월 끝자락이다. 가을이라 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고 겨울이라 하기에는 어찌 이른 듯, 가을과 겨울이 맞

[한방 건강 칼럼]  테니스 엘보(Tennis Elbow)의 한방치료
[한방 건강 칼럼] 테니스 엘보(Tennis Elbow)의 한방치료

최희정 (동의한의원 원장) Q:  몇 주 전부터 오른쪽 바깥쪽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왜 그럴까요?A:  팔꿈치에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팔꿈치 바깥쪽이

[신앙칼럼] 삶의 핵심(The Core Of Life, 마가복음Mark 8:27-30)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 질문은 추수감사절, 성탄절을 맞이하고 있는 현하, 감사와 성탄의 주인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직접 하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