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호 보험전문인
사람들은 보통 ‘메디케어’와 ‘소셜시큐리티’를 따로 생각한다. 하나는 건강보험이고, 다른 하나는 은퇴 연금이니 전혀 별개의 제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둘은 뿌리도 같고, 줄기도 비슷하며, 열매마저 함께 열리는 형제 같은 제도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 둘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메디 킴’ 씨는 65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었다. 평생 열심히 일했고, 이제는 슬슬 은퇴를 준비해야 할 때였다. 지인들로부터 “이제 메디케어 신청해야 해요”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고, 동시에 소셜시큐리티 연금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제도가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도통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메디케어와 소셜시큐리티는 둘 다 '페이롤 택스(Payroll Tax)', 즉 급여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세금으로 운영된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우리는 매달 월급에서 FICA(Federal Insurance Contributions Act) 세금이라는 이름으로 일정 금액을 납부하게 된다. 이 세금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위한 세금(6.2%), 다른 하나는 메디케어를 위한 세금(1.45%)이다. 즉, 직장 생활을 하며 이 두 제도에 동시에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쌓인 세금은 일종의 ‘크레딧’이라는 점수로 환산된다.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총 40크레딧이 필요하며, 메디케어 파트 A(입원 혜택)를 무료로 받기 위해서도 이 40크레딧이 기준이 된다. 즉, 은퇴 연금이든 건강보험 혜택이든, 기본적인 출발선은 같은 크레딧 위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메디 킴 씨가 평생 10년 이상, 매년 최소 소득 요건을 넘기며 일을 해왔다면, 크레딧 40점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그녀는 65세가 되는 해에, 아무런 추가 비용 없이 메디케어 파트 A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소셜시큐리티 연금도 받을 자격이 생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또 하나 있다. 바로 메디케어 파트 B 보험료다. 파트 B는 외래 진료, 의사 방문, 검사 등을 커버하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월 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리고 이 보험료는 대부분의 경우, 소셜시큐리티 연금에서 자동으로 공제된다. 다시 말해,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은 파트 B 보험료를 따로 납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매달 청구서가 집으로 날아오고, 본인이 직접 은행에서 납부하거나 자동이체를 설정해야 한다. 하지만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신청한 사람은 별다른 절차 없이 연금에서 자동으로 보험료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훨씬 편리하다.
메디 킴 씨도 이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녀는 66세 6개월까지 소셜시큐리티 연금 신청을 미루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연금액이 더 많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연금 신청을 미룬다면, 파트 B 보험료는 매달 따로 납부해야 한다. 게다가 만약 보험료 납부를 깜빡하거나 지연하면, 메디케어 자격이 중지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고민이 깊어졌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IRMAA(Income-Related Monthly Adjustment Amount)’라는 소득 관련 추가 보험료다. 메디케어 파트 B와 파트 D(약보험)의 보험료는 개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올라갈 수 있다. 이때 기준이 되는 소득은 소셜시큐리티국(SSA)에 신고된 소득이며, 국세청(IRS)과 연동되어 자동으로 계산된다. 즉, 소셜시큐리티 시스템 안에서 메디케어 보험료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은퇴한 후에도 소득이 높은 경우, 메디킴 씨는 파트 B 기본 보험료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내야 할 수 있다. 이처럼 메디케어와 소셜시큐리티는 시스템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요약하자면, 소셜시큐리티는 메디케어 자격을 결정하는 점수표를 제공하고, 메디케어 보험료를 자동으로 납부해 주며, 소득 정보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조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야말로 메디케어의 등뼈 역할을 하는 셈이다.
따라서 은퇴를 준비하는 분들은 메디케어와 소셜시큐리티를 각각 따로 보지 말고, 함께 엮어서 이해해야 한다. 언제 연금을 신청할 것인지, 보험료는 어떻게 낼 것인지, 소득 수준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훨씬 수월하게 은퇴 설계를 할 수 있다.
‘메디 킴’ 씨는 결국 소셜시큐리티 연금 신청을 생일 기준으로 맞추었고, 동시에 메디케어 파트 A와 B, 약 보험까지 모두 등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심했던 건, 모든 것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자동으로 연결되고 관리된다는 사실이었다.
결론적으로 메디케어와 소셜시큐리티는 각기 다른 제도이지만, 은퇴라는 큰 그림 속에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쌍이다. 하나만 보고 준비하면,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둘 다 알고, 둘 다 챙기면, 은퇴 생활은 훨씬 더 든든하고 안정적으로 될 수 있다.
(최선호 보험 제공 770-234-4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