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법률칼럼] 법의 그림자 속 숨겨진 이야기 5화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4-14 10:46:29

법률칼럼,케빈 김 법무사,법의 그림자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케빈 김 법무사 

 

“열쇠의 주인”

제니의 거실 테이블 위, 낯선 열쇠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위협적인 문구가 적힌 손 편지.

 

“진실을 파헤치지 마라. 아니면 후회할 거다.”

 

우리는 열쇠를 바라보며 침묵했다.

이건 단순한 유산 분쟁이 아니었다. 누군가 이 싸움을 조종하고 있었다.

 

“이 열쇠, 지난번 창고 열쇠와는 다른 모양이에요.”

제니가 조심스레 말했다.

 

나는 열쇠 복사 전문가에게 사진을 보냈고, 곧 답이 왔다.

1950~60년대 구식 아파트나 병원 문에 사용되던 종류.

 

“병원?”

나는 갑자기 떠오른 장소가 있었다.

동건이 10여 년 전, 애틀란타 북부에 있는 한 개인 요양병원에 기부를 한 적이 있었다.

‘그곳이라면…?’

 

우리는 곧장 병원을 찾아갔다.

 

병동 3층, 잠긴 문

 

요양병원 3층 끝 복도.

문은 오래되어 금이 가 있었고, 출입은 금지되어 있었다.

제니가 조심스레 열쇠를 꽂았다.딸깍— 열렸다.

 

문 안쪽은 작은 사무실이었다. 벽에는 낡은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고, 책상 서랍에는 편지 다발과 사진 몇 장이 들어 있었다.

 

한 장의 사진이 제니의 손에 들어왔다.

동건, 그리고 낯선 여인. 그녀는 제니보다 조금 나이가 많아 보였다.

뒷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데이나, 나의 실수이자 구원.”

 

“… 아버지 정말 이 여자를 사랑했던 걸까요?”

제니가 말했다. 그녀의 눈에선 혼란이 엿보였다.

 

“사랑이든 책임이든… 이건 감정이 아니라 법의 영역이에요.”

나는 냉정하게 말했다.

 

사진과 편지는 즉시 법률사무소로 가져갔다. 그리고 DNA 검사 요청과 함께 법원에 **‘상속 자격 보류 신청’**을 접수했다.

 

데이나 킴의 진짜 정체

 

며칠 후, 소장에 등장했던 데이나 킴의 변호인이 연락을 해왔다.

 

“우리 의뢰인은 유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자격이 있습니다. 친자 확인 절차에 응하겠습니다.”

 

긴장이 감돌았다.

우리는 동건의 유품에서 수집된 DNA 샘플과, 데이나의 샘플을 비교 분석했다.

결과는…

 

친자관계 99.8% 일치.

 

제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은우조차 고개를 떨궜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과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이 집도, 건물도… 다 나눠야 한다는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법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법의 역공

 

나는 데이나 측 변호사에게 **‘과거의 증여 의사’**를 근거로 협상을 제안했다.

 

“동건은 이미 생전에 자산 대부분을 두 자녀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이는 유언의 연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증거로 동건이 제니에게 남긴 수차례의 이메일, 은우에게 보낸 사업 양도 계약서를 제출했다.

 

“법적으로 상속 자격이 있다고 해도, ‘기여도’와 ‘기득 권리’는 법원이 고려할 요소입니다.”

 

협상은 길어졌고, 데이나 측도 공개 재판을 원치 않는 눈치였다.

결국, 데이나는 부동산 지분의 20%만을 요구하며 사건을 종결짓기로 합의했다.

 

마지막 그림자

 

모든 소송이 마무리된 다음 날, 제니는 사무실에 다시 찾아왔다.

그녀는 마지막 편지를 내게 건넸다.

편지는 동건이 생전에 자필로 쓴 것이었고, 데이나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제니와 은우가 나를 용서할 수 있기를… 데이나는 나의 그림자였다. 너희가 빛이라면.”

 

제니는 조용히 말했다.

 

“아버지를 완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이제는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는 마지막으로 내게 물었다.

 

“변호사님, 정의는 결국 이긴 건가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법은 승패를 가르지만, 감정의 무게까지 재진 못한다.

우리가 다룬 것은 재산 분쟁이 아닌, 한 인간의 복잡한 삶과 그 잔향이었다.

 

제6화 예고 – “지문 없는 범인”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던 어느 날, 은우가 체포된다.

그의 지문이,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된 것이다.

 

“유산의 그림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차고문을 들이받았다면 자동차보험일까, 주택보험일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차고문을 들이받았다면 자동차보험일까, 주택보험일까

집에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 가운데 의외로 자주 발생하는 것이 있다. 바로 차고(Garage)에서 일어나는 사고이다. 후진하다가 차고문을 들이받거나, 기어를 잘못 넣어 집 벽을 들

[애틀랜타 칼럼]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하는  지름 길

이용희 목사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설득을 시도하곤 합니다.  이런 경향은 세일즈맨들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그러나 정말로 완전하게 자신의 뜻

[행복한 아침] 마음이 담긴 말

김 정자(시인 수필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깊이 다친 적이 있다. 한참을 따끔하게 보답해 줄 한 마디를 찾아 헤매느라 무수한 말들이 내 마음을 휘젓고 다녔다. 사람마다

[신앙칼럼] 유혹의 안전지대: 하나님의 전신갑주(Beyond Temptation: Standing Firm in the Armor of God, 에베소서 Ephesians 6:11~18)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1. 도입: 인간이 만든 '가짜 안전지대'의 허상 (Illusion of Safety)15세기 영성가 토마스 아 켐피스는 *"유혹을 받을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2)
[재정칼럼]  천경태의 은퇴를 지키는 쇼셜시큐리티 인사이트 -  은퇴와 생활의 기초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 읽기 (22)

알아두면 든든한 사회보장국 공식 유튜브 필수 영상 5선과 디지털 소통 가이드온라인 계정·은퇴연금·장애심사·SSI·사기예방까지… 영상으로 만나는 핵심 복지 길잡이 천경태 (금융전문가

[특별기고] 9월 4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별기고] 9월 4일, 우리는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셸 강 (조지아주 하원의원 후보, District 99) 현대·LG ICE 단속 1년, 우리가 묻는 질문은 “어떤 미국을 원하는가”이다 2025년 9월 4일. 조지아 한인사회는

[추억의 아름다운 시] 뒷 산

뒷산 / 신달자 외로울 적에마음 답답할 적에뒷산에 올라가 마음을 벗는다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두고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그림자돌아가는 것이 없는 빈 몸이다뒤산은 뒷산은 내 몸이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집 앞 나무를 자르다 생긴 사고, 주택보험이 책임질까?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집 앞 나무를 자르다 생긴 사고, 주택보험이 책임질까?

최선호 보험전문인 나무는 집의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훌륭한 조경 가운데 하나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겨울에는 삭막한 풍경에 자연의 멋을 더해 준다. 잘 가꿔진 큰

[애틀랜타 칼럼] 상대방의 위치에서 보라

이용희 목사 우리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처음부터 서로의 견해가 다른 주제를 꺼내서는 안 됩니다. 서로가 일치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합니다.  그

[독자기고] 건너온 음악, 삶을 보듬다

김건흡(수필가·칼럼니스트) 황혼의 길목에서 가만히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인생의 중요한 모퉁이마다 이름 없는 선율들이 나직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악보 위에 새겨진 까만 음표들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