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콜롬비아 학원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뉴스칼럼] 계엄… 알고리즘과 닭 싸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2-19 14:33:17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뉴,계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유튜브가 영 재미없다는 사람이 있다. 유튜브를 켜면 농기구만 뜬다고 한다. 그는 농사와 정원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유튜브에서 농기구를 검색하곤 했다. 영특한 유 선생이 이걸 놓칠 리 있나. 그를 농기구의 세계로 안내했다. 그는 남들이 이야기하는 재미있는 것들도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걸 찾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는 원치 않는 유튜브 알고리즘의 포로 신세라고 할 수 있다.

탄핵 대통령에 대해 정말 궁금한 것은 왜 느닷없는 계엄이었느냐는 것이다. 무엇을 그를 계엄, 그 험한 길로 몰고 갔을까. 그는 반 국가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구국의 일념이었음을 강변한다. 하지만 계엄의 뒤에 유 선생의 알고리즘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상당하다. 황당하고, 극단적인 보수 유튜브에 매몰됐다는 주장이다. 그 증거로 특정 유튜버 말이 대통령 담화에 그대로 담기는가 하면, 일반 국민 생각과는 동떨어진 음모론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 등을 든다.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 또 듣고 하면 세상에 그런 사람, 그런 생각만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이념의 장벽에 갇히게 되고, 언로가 막힌다. 바쁜 대통령에게 누가 늘 보는 유튜브처럼 조근조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웬만한 다른 이야기는 귓전으로 흘려들을 수 있다. 맞춤형 콘텐츠를 알아서 척척 대령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은 편리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위험하다. ‘반 윤’ 저격이 많은 시사 토크쇼를 자주 본다면 MBC 뉴스, 뉴스타파, 김어준의 뉴스공장 류만 앞다퉈 뜰 것이다. 소셜 미디어의 가스 라이팅이 확신을 키우고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된다.

대통령이 말하는 계엄의 원인은 야당의 초법적 입법독재다. 이 주장은 지지층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대통령으로 뽑았으면 일하게 해줘야지, 사사건건 이런 식 이어서야 선출한 국민 뜻과도 어긋나는 것 아닌가. 이 같은 논쟁은 그러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시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닭싸움인 것이다. 야당의 탄핵 남발에 대한 비난도 있다. 전에도 탄핵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상도의 상’ 아주 드물게 쓰였다. 야당에서는 ‘쓰고 보니, 이것 괜찮네’, 그 효용성을 알게 됐는지 모른다. 습관적 탄핵이 정치 일상이 된다면 적정 제동장치가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이나, 탄핵 남발 전에 대통령의 턱없는 인사가 있었다. 무슨 원한에 사무친 듯한 극우 성향 인사들만 뽑아 앉힌 인사는 더 문제였다. 

거부권도 탄핵처럼 남발됐다는 지적을 외면할 수 없다. 거부권 역시 전에도 사용되던 것이지만 탄핵처럼 아주 드물게 빼 들던 방패였다. 이제는 밥 한 숟갈 퍼먹은 뒤, 김치 한 조각 집어먹듯 아주 일상화됐다.

예산을 다 깎는 바람에 마약 사범이 활개치게 됐다고 아우성이나, 업무용으로 준 돈을 왜 떡값, 고깃 값에 썼느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장 받아라’, 하면 ‘멍군이요’ 가 반복되는 장기판 앞에서 누구 편을 들 것인가.

말이 나온 김에 300만원짜리 명품 백인가 뭔가 하는 일로 나라가 시끄러운 것도 그렇다. 부자 사모님 앞에 300만원짜리 백 하나 놓고 나온 후 이를 정쟁의 고비로 삼는 유치하고 수준 낮은 정치공세가 해외 언론에 거론될 때마다 민망하다. 싸워도 뭐 좀 그럴듯한 일로 싸워야지, 수준이 읽힌다.

이번 계엄은 아무리 좋은 말로 정당화해도 굽은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였다.  그 어리석음이라니-. 모두의 부끄러움이 됐고, 그로 인한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시와 수필] 분 꽃

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푸른 솔 더불어 그향기 더욱 은은해/무지개 빛 꽃무늬/사랑에 탄다./밤마다 별들이 빛을 모아/꽃잎을 새기고/그 맑은 웃음 소리/그 영혼의 빛깔

[수필] 상처가 만나 결을 이루면
[수필] 상처가 만나 결을 이루면

김혜경(사랑의 어머니회 회장·아도니스 양로원 원장) 뒷마당 잡목들을 정리하다가 유난히 둥치 굵은 나무를 발견했다. 소나무와 도토리나무의 연리지였다. 신기했다. 연리작용은 보통 같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실수하기 쉬운 메디케어 가입 실수 5가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실수하기 쉬운 메디케어 가입 실수 5가지

최선호 보험전문인 메디케어는 은퇴자에게 매우 중요한 보험 제도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가입 시 실수가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실수는 단순히 행정적인 착오를 넘

[내 마음의 시] 햄버거와 핫도그
[내 마음의 시] 햄버거와 핫도그

이미리(애틀란타 문학회 회원) 독립기념일이라고 아들 둘이서 분주하다핫도그 햄버거 패디 굽고 온갖 야채 겹겹이 쌓아 접시에 담는다  옆에 감자칩과 피클도 살포시 놓았다 이런 날 축하

[애틀랜타 칼럼] 나쁜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이용희목사 만일 당신이 부지런 하다고 생각되면 스스로 게으른 면이 있는가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만일 당신이 게으르다고 생각되면 그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법률칼럼] 3D 업종 불체자 워크퍼밋,대통령의 이중 메시지

케빈 김 법무사 2025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미국의 이민 정책은 다시 급격히 보수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연설에서 언급

[행복한 아침] 세월 속의 아버지

김 정자(시인 수필가)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이 들어서면 아버지 생신을 맞게 된다. 아버지와 영원한 이별을 나눈 지 어언 예순 두 해를 넘겨오면서 해 마다 이방에서 홀로 아

[내 마음의 시] 내 심장의 고동소리!
[내 마음의 시] 내 심장의 고동소리!

효천 윤정오(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바람 가르는 KTX 차창 밖풍요를 알리는 황금 물결 곱게 물들어가는 산야 나란히 가는 경부 고속도로조용히, 서서히심장의 고동소리 들려온다.부강한

[신앙칼럼] 찢겨진 하늘, 하나님의 거룩한 모략(The Torn Heaven, God’s Holy Plan, 막Mk. 1:10)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의 공생애의 시작은 저자 마가에 의하면 <찢겨진 하늘, 하나님의 거룩한 모략>으로

[시와 수필] ''홈 하스 피스 '' 란 무엇인가(MEDICARE HOSPICE BENEFIT)

박경자 (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울때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